NSLC 매장에서 철수된 미국산 주류의 가치

2025년 2월 5일 핼리팩스에 있는 바이어스 레이크 지점의 선반에서 두 명의 NSLC 직원이 미국 와인을 치우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이는 결국 모든 미국 알코올을 제거하기 위한 시험 실행이었습니다.

NSLC, 미국산 주류 철수 결정…무려 60만 병 가까이 창고에 보관 중

NSLC(노바스코샤 주류 위원회)가 미국산 주류를 매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 거의 60만 개에 달하는 주류 제품을 창고에 보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는 미국과의 계속되는 무역 전쟁에 대한 주 정부의 대응 조치의 일환입니다.

CBC 뉴스가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3월 6일 기준으로 NSLC가 보유한 미국산 주류는 매장, 창고, 그리고 운송 중인 물량을 포함해 총 587,153개에 달했습니다. 이는 400종이 넘는 미국 제품에 해당합니다.

NSLC의 기업 운영 수석 부사장인 데이브 디퍼시오(Dave DiPersio)는 같은 날 내부 이메일에서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병이 정말 많네요!” NSLC는 3월 초,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매장에서 미국산 주류를 전면 철수했습니다. 사실 NSLC는 한 달 전부터 미국산 제품을 빼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 관세를 시행하지 않아 잠시 보류됐던 상태였습니다. NSLC가 미국 주류를 마지막으로 주문한 날은 2025년 1월 2일이었습니다.

보관 중인 미국산 주류의 가치는 얼마일까?

NSLC 대변인 Terah McKinnon은 미국의 술 금지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노바스코샤와 캐나다 와인, 노바스코샤 증류주와 캐나다 위스키를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SLC가 창고에 보관 중인 주류 제품은 50밀리리터짜리 미니 병부터 3리터짜리 와인 병까지 다양합니다. 이 제품들의 소매가 기준 총 가치는 1,489만 6,652달러에 달합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NSLC는 미국산 주류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CBC의 현장 확인 요청도 거부했습니다. 철수된 제품 중에는 대마초 제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NSLC는 미국산 대마초를 유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문서에는 '미국산 제품'의 정의에 대해 놀라운 세부 사항들도 담겨 있습니다. 2025년 2월 3일 재무부 장관에게 제출된 회사 문서에 따르면, "Bud, Bud Light, Coors와 같은 일부 주요 맥주 브랜드는 고객들이 미국산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캐나다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철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할리팩스 아그리콜라 스트리트(Agricola Street)에 위치한 올랜드 브루어리(Oland Brewery)는 글로벌 맥주 기업인 안호이저 - 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계열사로, 버드와이저(Budweiser)와 버드 라이트(Bud Light) 같은 맥주가 이곳에서 양조됩니다.

Southern Comfort는 어디산일까?

Southern Comfort는 스스로를 '뉴올리언스의 정신'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몬트리올에서 생산됩니다.

Southern Comfort는 라벨에 "뉴올리언스의 정신(The spirit of New Orleans)"이라고 적혀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이미지와 연결되곤 합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처음에는 미국산으로 분류되어 NSLC 매장에서 철수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Southern Comfort는 몬트리올에서 생산 및 병입되며, 이 사실이 확인되자 다시 매장에 진열되었습니다.

금가루가 포함된 계피 슈냅스인 Goldschläger는 제품이 캐나다에서 병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까지 잠시 진열대에서 철수되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금박이 들어간 시나몬 슈납스 'Goldschläger'가 있습니다. 이 제품 역시 처음엔 철수 대상이었지만 정확한 생산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품 뒷면 라벨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사제락 캐나다 증류소(Sazerac Distilleries of Canada)가 사제락 컴퍼니(Sazerac Company, 루이빌, 켄터키, 미국)를 위해 병입"

럼 제조사 Bacardi(바카디)도 자신들의 제품이 미국산으로 분류되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2025년 2월 26일, 바카디의 대서양 캐나다 지역 담당 이사는 NSLC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저희 럼은 푸에르토리코산이기 때문에 미국산으로 분류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기 때문에, 바카디 제품은 NSLC에서 계속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편, NSLC가 특정 국가의 제품을 철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2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산 보드카를 판매 중단했고 해당 조치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국산 주류 매출과 지역산 제품으로의 전환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미국산 주류가 연중 판매되던 마지막 회계연도 동안 NSLC의 미국산 제품 매출은 약 1,800만 달러였습니다. 이는 총 7억 5,300만 달러 규모의 전체 주류 매출 중 일부였습니다.

NSLC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주류 매출의 거의 절반이 캘리포니아산 와인 등에서 나왔으며 켄터키와 테네시를 포함하면 이 세 주에서만 전체 미국산 주류 매출의 약 85%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산 주류 철수, 지역 업체에 ‘호재’

바카디 럼은 미국 편입되지 않은 영토인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되므로 미국의 음주 금지를 우회합니다.

미국산 주류 철수 조치는 주정부의 지시가 있기 전까지 계속 유지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노바스코샤 지역 주류 업체들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3월 4일부터 7월 11일까지

  • 노바스코샤산 와인 매출은 14.5% 증가

  • 증류주(스피릿) 매출은 26.7% 증가

  • 캐나다산 와인 전체는 12.9%, 캐나다 위스키는 9.2% 증가

NSLC 대변인 테라 맥키넌(Terah McKinnon)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고객들이 전반적으로 지역 및 캐나다산 제품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산 주류에 대한 문의도 있지만, **판매 데이터를 보면 소비자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찾고 있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지역 생산자들의 반응

컴퍼스 디스틸러스(Compass Distillers)는 NSLC를 통해 진, 럼 등 다양한 증류주를 판매하는 할리팩스 아그리콜라 스트리트 기반의 지역 업체입니다. 사장 그레이엄 콜린스(Graham Collins)는 진 제품은 유럽산 경쟁 제품이 많아 매출이 크게 오르진 않았지만 럼 판매량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말했습니다. “NSLC뿐 아니라 사람들도 이제 지역산, 캐나다산 제품을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도 이에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컴퍼스는 자체 증류소와 바(bar)를 함께 운영하며 오랜 기간 지역 소비자층의 '로컬 구매' 지지에 의존해 왔습니다. 콜린스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가 이러한 소비 행동을 더 널리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운영 와인 및 전문 주류 매장도 미국산 제품 '구매 불가'

노바스코샤 주 내 개인 운영 와인 및 전문 주류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요즘 미국산 제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 매장은 민간 운영이긴 하지만, 제품을 매장에 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NSLC를 통해 주문해야 합니다. 따라서 미국산 제품의 부재는 단순한 물류상의 문제입니다. NSLC는 관련 문서를 통해 이들 민간 매장에 다음과 같이 통보했다. “NSLC는 더 이상 귀사를 대신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지침은 바(bar)나 레스토랑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