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불법담배 실태 날로 악화
2023년 8월 21일
한갑 50달러 지나친 가격, 결정적 요인
▲호주 멜버른에서 기승을 부리는 짝퉁 담배의 하나. 얼핏 말보로가 연상된다.
세계적으로 불법담배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히는 곳이 호주다. 이미 과거에 실협뉴스를 통해 몇차례 소개했듯이 정품 담배를 팔아야 하는 편의점이나 담배전문취급업소에서 값싼 불법담배를 대놓고 거래하는 나라가 이 나라다. 지난 8월 초에는 수도 멜버른 서부 지구 경찰당국이 집중적으로 담배취급업소 단속을 벌인 결과, 80만 호주달러에 상당하는 물량을 압수했고 여전히 압수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참고로 현재 호주 달러는 캐나다 달러 대비 소폭 약세다) 아예 진열해놓고 불법담배를 팔아대니 미성년 자들도 손쉽게 입수하고 결국 지역 사회의 불안정 야기에 직결되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번 단속에서는 압수한 물량은 일반 담배가 2,500 갑 이상이며 니코틴 함량 준수 위법 베이핑 제품은 25,000개 이상에 달한다.
국민 계몽 캠페인과 신고 핫라인 등 다각도로 불법담배 차단을 위해 진력해온 각급 정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불법담배는 해마다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번 맬보른 서부 지역 단속 시행 직후 해당 경찰당국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금주에 압수한 다량의 불법담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법담배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를 부추기는 매개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사회 안전을 위한 경종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손쉽게 돈을 벌려는 불법담배 거래를 발본색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런 호언장담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이 전국적 통계를 보면 실감이 난다. 작년에 호주 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그 전해인 2021년 1년간 호주내 불법으로 유통돼 적발된 물량이 일반 담배는 7억개비를 넘기고 있고 잎담배는 900톤에 육박했다. 2020년 대비 45%가 늘어난 물량이라고 한다. 불법 수입된 담배는 주로 중동과 아시아이며 아시아의 대부분의 물량은 중국이었다.
심각한 담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당국은 제발 동네 업소에서 불법담배를 사지 말라고 대국민 계몽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으니 호주의 불법담배 실태가 어떤지 상상이 가능하다. 밀수와 짝퉁 등 상황이 이 지경이다보니 호주는 적발 시 처벌도 초강력 수위인데 최대 10년 징역과 탈루 금액의 5배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불법담배가 기승을 부리는 다양한 요인 중에서도 터무니없이 비싼 정품 담배가격이 결정적이다. 일반 담배의 평균 가격이 호주 달러로 거의 50달러 (캐나다화로 약 45달러)에 달한다. 한국 가격의 10배이고 담배값 비싸다는 캐나다의 3배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그러다보니 한동안 상대적으로 가 격이 저렴한 전자담배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민 보건과 미성년자 유혹을 차단한다는 명분으 로 강한 통제 정책을 구사하고 있어 흡연자 또는 흡연의 과도기로 전자담배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