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식료품 쇼핑객들이 미국에 맞서는 방법
2025년 4월 28일
캐나다산 제품을 더 많이 사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25년 4월 2일 캐나다에서 준비된 제품이 오타와의 식료품점 통로 끝에 눈에 띄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캐나다 식료품점에 빠르게 영향 미쳐
기업들은 진열대에 단풍잎 표시를 붙이고, 제품 구성을 바꾸며, 지역 제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많은 캐나다인들이 쇼핑 방식을 바꾸게 했고, 일부는 선호하던 제품을 포기하면서까지 국내 기업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닐슨IQ(NielsenIQ)의 3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가격이나 제품 유무와 상관없이 미국산 제품을 전면적으로 보이콧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프링 파이낸셜(Spring Financial)의 조사에서는 캐나다인 5명 중 4명이 캐나다산 제품을 더 많이 사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은 소비자들이 무역 전쟁에 대응하여 식료품점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캐나다 우선"
많은 이들에게 변화의 계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캐나다 점령' 발언이었습니다. “관세 위협도 문제였지만, 우리가 계속 들어온 ‘51번째 주’ 이야기야말로 결정적인 원인이었어요,”라고 오타와에 사는 토바 라센(Tova Larsen)은 말했습니다. “그건 결국 캐나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니까요.” 라센은 또한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에 대한 예산 삭감이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FDA는 식품과 기타 제품의 안전을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 사는 알렉스 버튼(Alex Burto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이건 캐나다를 미국의 사촌에서 미국의 적, 혹은 표적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에요.” “예전엔 워싱턴산 사과와 뉴질랜드산 사과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더 가깝고 환경적으로 나은 워싱턴산을 골랐죠.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토론토에 사는 아이린 캐럴(Irene Carroll)은 ‘캐나다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에 대한 글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예전엔 그냥 세일하는 걸 장바구니에 넣고, 제품이 어디서 왔는지는 신경 안 썼어요. 하지만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하자마자, 그걸 훨씬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그녀는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새로운 좋아하는 제품도 발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몬트리올에 사는 장 프랑수아 드노(Jean-Francois Denault)는 일부 품목이 더 비싸긴 하지만, 온라인에서 더 나은 가격대의 좋은 대체품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조사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연히 훌륭한 제품들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드노는 지역 식료품점이 미국산 제품을 현지산이나 다른 국가 제품으로 바꾸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고, 덕분에 자연스럽게 소비 습관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국경 넘는 쇼핑은 이제 그만
일부 사람들에게 '캐나다산 구매'는 국경을 넘는 쇼핑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티븐 리아르드(Stephen Liard)는 은퇴 후 국경과 가까운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폴스로 이사했습니다. 그는 종종 더 저렴한 기름값을 위해 국경을 넘거나, 미국으로 소포를 보내거나, 캐나다에서 찾기 힘든 향신료나 기타 물품을 사러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51번째 주’ 발언을 무례하게 느꼈고, 그 이후로는 국경을 넘어 쇼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립긴 한 물건들이 있냐고요? 물론이죠,”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건 원칙의 문제다’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게 됩니다.”
조지아 출신으로 캐나다에 27년째 거주 중인 도나 젠킨스(Donna Jenkins) 역시 자신의 모국에 실망했다고 말하며, 이제는 국경을 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예전엔 많이 쓰던 미국 제품들 없이 지내고 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철저하게 캐나다산이나 멕시코산, 혹은 다른 우방국 제품만 씁니다. 미국산은 절대 사지 않아요.”
선 긋기
많은 소비자들은 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캐나다에서 생산된 것이라면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여전히 캐나다 일자리와 국내 경제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일자리를 빼앗고 싶진 않아요,” 라고 캐럴(Caroll)은 말했습니다. “제품이 이곳에 들어와서 우리가 으깨고, 가공하고, 병에 담고, 뭐든 하고 있다면, 그건 상당 부분 캐나다산이라고 믿어요.”
젠킨스(Jenkins)도 이에 동의했다. “그게 캐나다인을 고용한다면, 저는 삽니다.” 하지만 라벨을 더 주의 깊게 보기 시작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문구의 다양성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Product of Canada(캐나다산 제품)’ 와 ‘Made in Canada(캐나다 제조)’ 는 캐나다 식품검사국(CFIA)의 구체적인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Proudly Canadian(캐나다산을 자랑스럽게)’이나 ‘Packaged in Canada(캐나다에서 포장됨)’ 같은 문구는 기준이 모호해 소비자들이 헷갈리기 쉽습니다.
“라벨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일부 표현에는 표준화가 부족하다고 느껴요,”라고 드노(Denault)는 말했습니다. 캐럴은 ‘캐나다산 제품 추천’을 함께 찾는 페이스북 그룹을 발견했고, 그 덕분에 식료품점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라센(Larsen)은 계절에 맞는 식재료 중심의 식사를 더 중시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새로운 요리법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추운 계절에는 뿌리채소를 활용하기 위해 북유럽과 동유럽식 요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으며, 지중해 요리에는 캐나다산 온실 재배 오이와 피망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빠듯한 예산
일부 소비자들은 미국산 제품을 보이콧하면서 식료품비가 더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라센(Larsen)은 자신의 고양이를 위한 사료가 그 예라고 합니다. “고양이들이 새 식단을 정말 좋아하긴 해요. 하지만… 캐나다산을 선택하는 데 드는 비용이 25~30%는 더 비싸요,”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버튼(Burton)도 계산대에서 가격 차이를 체감한다고 말한다. “계산할 때마다 돈을 더 내고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그건 괜찮습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리아르드(Liard)도 동의했다. “저는 캐나다인으로서 이렇게 말했어요. ‘몇 달러쯤 더 드는 건 괜찮아. 더 이상 국경을 넘어가서 캐나다 기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미국 기업을 지원하고 싶지 않아,’”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함께하는 움직임
버튼(Burton)은 캐나다와 미국의 관계 변화가 앞으로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간에 지속적인 영향을 남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이 지나간다 해도, 이제는 우리 세대 사람들 사이에 그것이 집단적인 기억으로 각인될 거고,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줄 겁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자들 사이에 가족이나 친구들뿐 아니라 더 넓은 공동체 속에서도 연대감과 동지애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식료품점 계산대 줄에 서 있는 완전한 낯선 사람들이 이 얘기를 해요. 통로나 농산물 코너에서 라벨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옆 사람에게 ‘이건 과테말라산인데, 사기 좋아요. 이건 미국산이에요. 그건 사지 마세요’ 이런 얘기를 하죠,”라고 리아르드(Liard)는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하고, 공동체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