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서부에서 불법 담배 산업이 급성장하는 이유

캐나다 서부에서 불법 담배 유통이 갈수록 확산되자, 경찰 당국은 조직범죄를 키우는 이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압수와 기소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리크 바넘(Rick Barnum) 전국 불법 담배 근절 연합(National Coalition Against Contraband Tobacco) 전무이사이자 온타리오 주경찰청(OPP) 전 부청장은 불법 담배 시장이 수십억 달러 규모 산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합법 담배에 세금을 올리고 판매를 단속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암시장을 통해 불법 담배를 구매하게 된다”며 “이에 맞서는 정부 활동은 일부 지역에서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넘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불법 담배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합법 담배 한 보루는 평균 약 150달러지만, 불법 담배는 약 40달러에 불과합니다. “흡연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결국 가격”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가격 절감 뒤에는 더 큰 대가가 따릅니다. 바넘은 “불법 담배를 사는 것은 조직범죄를 직접 지원하는 행위”라며, 현재 약 150여 개의 범죄 조직이 담배 밀매를 통해 마약 등 다른 불법 활동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앨버타 RCMP의 트로이 사빈코프(Troy Savinkoff)는 불법 담배 구매가 사실상 주 재정을 고갈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불법 담배는 주의 합법적인 담배 판매를 무너뜨린다. 이 세수는 도로 포장, 학교와 병원 운영 등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되는데, 불법 판매는 우리가 사는 공동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다”고 말했습니다.

바넘은 또 불법 담배가 편의점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합법 담배 판매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편의점은 시장 상황에 따라 불법 담배 판매에 나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찰의 가장 큰 우려는 여전히 조직범죄입니다. 사빈코프는 “마약 딜러들이 직접 불법 담배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며 “마약 압수 수색 중 메탐페타민, 펜타닐과 함께 세금 스탬프 없는 담배가 자주 발견된다”고 말했습니다.

앨버타주 게임·주류·대마초 위원회(AGLC)의 피터 브루니-보시오(Peter Bruni-Bossio)는 불법 담배 판매는 범죄 조직에 위험은 적고 이익은 큰 사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카인 1kg을 팔 때보다 담배를 팔 때 잡히면 처벌이 훨씬 가볍다”는 것입니다.

북앨버타에서 범죄 조사팀을 운영하는 브루니-보시오에 따르면, 2020-21 회계연도에는 불법 담배 약 1만8천 보루가 압수됐지만, 2024-25년에는 그 수치가 약 24만 보루로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단순 소매상보다 수입업자와 상위급 범죄자들을 겨냥해 전국 경찰과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1. 담배 공급 출처

불법 담배는 주로 퀘벡과 온타리오에 있는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 공동체에서 나온다고 리크 바넘(Rick Barnum)은 밝혔습니다. 그는 “이것은 원주민 문제 자체가 아니다”라며 “만약 진정으로 원주민 문제라면, 캐나다 모든 원주민 공동체에 완벽한 식수와 적절한 주택, 기본 인프라가 이미 보장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넘에 따르면, 일부 개인들이 범죄 조직에 침투당하거나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원주민 공동체와 담배 생산자는 연방정부로부터 합법적으로 스탬프가 찍히고 포장된 담배를 일정 수량까지 생산할 수 있는 면허를 부여받습니다. 그러나 적발되는 불법 담배는 스탬프가 없는 제품으로, 일부 개인이 정규 근무 시간 이후에 생산해 범죄 조직에 판매하는 것입니다. 바넘은 이를 두고 “길을 잃은 몇몇 개인”의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2. 호주·뉴질랜드에서도 불법 담배 관련 범죄 증가

캐나다에서 담배 가격이 암시장 활성화에 영향을 준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들도 흡연 규제를 강화하면서 더 심각한 불법 담배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는 2022년 이후 2008년 이후 출생자는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세대별 흡연 금지 정책을 도입했으나, 작년에 새로 선출된 보수 정부가 “금지 정책으로 인해 암시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시행 전에 폐지됐습니다.

바넘에 따르면, 이미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불법 담배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두 나라 모두 담배 제품에 대해 가장 강력한 세금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그는 “직접적인 폭력 수준은 캐나다만큼 심하지 않지만, 상황 면에서는 캐나다와 가장 유사하며, 다소 더 극단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일부 보고서에서는 불법 담배 거래와 관련해 화염병 사용 사례까지 확인됐다고 합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합법 담배 한 갑의 가격은 대략 40달러 정도이다.

3. 불법 담배 단속과 지방 정부의 역할

경찰이 불법 담배 압수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바넘은 지역 차원에서 시장을 억제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퀘벡에서는 개인이 불법 담배를 운반하다 적발되면, 벌금이 운전자의 차량 가치와 동일하며, 운전 면허에도 벌점이 부과되는 등 벌점 시스템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바넘은 “주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으며, 연방정부가 형법을 바꾸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불법 담배의 낮은 가격이 암시장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지만, 합법 담배 가격을 낮추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바넘은 “현실적으로 세금을 충분히 낮춰서 시장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며, “경찰이 불법 담배 시장을 통제할 때까지 담배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접근”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