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크래프트 맥주가 거품을 잃고 있어
Jan 19, 2026
매출은 줄고, 파산하는 양조장은 늘어나

2014년 밴쿠버에서 촬영된 크래프트 맥주 애호가들의 모습. 당시 크래프트 맥주 산업은 급격한 성장기를 맞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캐나다의 양조장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수년간 끝없이 성장하는 듯 보였던 크래프트 맥주 산업의 잔치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한때 번성했던 이 산업의 침체는 비용 압박과 소비자 취향·사회적 음주 문화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전반적으로 맥주 판매가 감소하고 있으며, 캐나다 내 양조장 수 또한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비용 상승 압박과 소비자 취향, 그리고 음주를 둘러싼 사회적 습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캘거리의 댄디 브루잉(Dandy Brewing)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벤 레온(Ben Leon)은 “소규모 양조장 초창기부터 이 업계에 몸담아온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는 어느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로켓을 영원히 타고 갈 수는 없었죠.” 2010년대 크래프트 맥주를 둘러싼 열풍은 사그라들었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음료를 선보이고 ‘양조장’의 개념을 보다 넓게 해석하며 여전히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업체들도 존재합니다.
황금기의 작별

맥주 판매가 감소하면서, 수년간 전례 없는 성장을 이어오던 캐나다 전역의 크래프트 양조장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소비자들의 음주 습관 변화를 꼽고 있습니다.
2014년, 레온은 도시 북동쪽의 아주 작은 창고 공간에 자신의 양조장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적절했습니다. 북미 전역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크래프트 맥주에 열광하고 있었고, 앨버타주에서는 정부가 소규모 양조장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쉽게 규제를 완화한 직후였습니다.
“앨버타에는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엄청난 갈증이 있었어요.” 레온은 거의 매주 새로운 양조장이 문을 연다는 이메일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정말 정신없는 시기였죠.” 이와 비슷한 흐름은 2010년대 캐나다 전역에서도 나타났고, 크래프트 양조장들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캐나다 크래프트 브루어스 협회(Canadian Craft Brewers Association)에 따르면, 탭룸을 갖춘 크래프트 양조장들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부에도 인기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들을 경제 활성화의 원천이자, 침체된 농촌 지역과 노후한 도심을 되살리는 수단으로 바라봤습니다.
협회 사무총장인 크리스틴 코모(Christine Comeau)는 “마치 양조장을 열겠다는 꿈만 있다면, 혹은 아마추어 양조 대회에서 우승해 차고에서 작은 크래프트 브루어리를 운영하던 사람이라도 갑자기 ‘이제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겠다’고 나설 수 있는 분위기였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기대감도 컸고, 자금 지원도 많이 뒤따랐죠.”
크래프트 맥주의 황금기는 2010년대 후반까지 이어졌고,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단계까지도 그 열기가 계속됐습니다. 맥주 전문 작가이자 분석가인 제이슨 포스터(Jason Foster)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캐나다의 양조장 수는 676곳에서 1,165곳으로 늘어났습니다.

2019년 밴쿠버의 한 주류 매장 진열대에 놓인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과 맥주 판매, 모두 감소세
하지만 이 잔치는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포스터의 분석에 따르면, 수년간의 급격한 성장 이후 캐나다의 양조장 수는 증가세가 멈추고 감소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그는 2025년 캐나다의 양조장 수가 전년 대비 2.9% 줄었고, 그 전해인 2024년에도 3.4%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드먼턴에 거주하는 대학 교수이자 싱크탱크 소장이기도 한 포스터는 “그 이전 10년간의 성장이 워낙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그 성장세가 멈췄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정말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나쁜 맥주는 곧바로 도태됩니다. 좋은 맥주 하나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조업계를 대표하는 산업 단체인 비어 캐나다(Beer Canada) 역시 양조장 수가 정체된 뒤 2024년에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025년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맥주 판매량 역시 약 5년째 매년 약 2%씩 감소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습니다. 이러한 압박은 크래프트 브루어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형 양조업체들 역시 수요 둔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 자료에 따르면, 맥주 판매의 정점은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막 시작되던 초기 시기였습니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소매 맥주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시점은 2010년 전후였으며, 이후 주류 매장과 기타 소매점 - 양조장 탭룸을 포함해 - 에서 판매되는 맥주 물량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주류 매장 및 소매점에서 판매된 맥주 판매량>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나쁜 일이 다 일어났다

자신이 공동 창업한 양조장을 폐쇄한 뒤, 콴 리(Quan Ly)는 본래 전공인 금융 분야로 돌아갔습니다.
캘거리에 기반을 둔 이블 코퍼레이션 브루잉(Evil Corporation Brewing)은 2019년 문을 열 당시, 재치 있는 이름의 맥주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탭룸을 열기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2023년에야 공간을 일반에 공개했지만, 그 무렵에는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이 이미 식어 있었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RTD(레디 투 드링크) 칵테일 같은 대안을 찾거나, 아예 술을 끊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양조장은 결국 2025년 봄 문을 닫습니다. 전 소유주이자 공동 창업자인 콴 리(Quan Ly)는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나쁜 일이 사실상 다 일어났다고 보면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손실을 감수하고 정리할 수밖에 없었고, 안타깝지만 이번 경험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리 씨는 소비자들이 음주를 줄이는 것을 탓할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그 자신 역시 지난 몇 년 사이 술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비어 캐나다(Beer Canada) 회장 리처드 알렉산더(Richard Alexander)는 젊은 세대와 신규 이민자들이 이전 세대보다 술을 덜 마시는 경향이 있어, 크래프트 브랜드와 대형 브랜드 모두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탭룸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레스토랑 캐나다(Restaurants Canada)를 위해 앵거스 리드(Angus Reid)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캐나다인의 56%가 외식을 줄였다고 답했고, 30%는 비용 절감을 위해 주류 구매를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알렉산더는 “사람들이 특히 식당과 바에 덜 나가고 있고, 이것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협회는 또 캐나다의 맥주에 과도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어, 높은 생활비로 압박받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비용 부담을 안긴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캐나다 크래프트 브루어스 협회(Canadian Craft Brewers Association) 협회 사무총장인 크리스틴 코모(Christine Comeau)같은 인사들은, 수년간 거의 제한 없이 성장해 온 이후 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일부 양조장이 문을 닫는 것은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존 전략

캘거리 댄디 브루잉(Dandy Brewing) 탭룸의 메뉴
더 어려워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적응한 일부 양조장들은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맥주 한 잔에 감자칩이나 프레즐 한 봉지를 함께 파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요즘 성공적인 탭룸은 사실상 레스토랑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고 포스터는 말했습니다. 보다 다양하고, 품질 높은 음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공간의 규모를 활용해 라이브 음악 공연, 퀴즈 나이트, 결혼식 등 각종 이벤트를 열고, 기존의 IPA 중심 라인업에서 벗어나 셀처, 캔 칵테일, 무알코올 음료까지 상품 구성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캘거리의 댄디 브루잉(Dandy Brewing)은 매출이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 한 목요일 오후에도 양조장은 빠르게 손님들로 가득 찼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레온은 최근 몇 년 사이 메뉴를 피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고, 하드 아이스티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레온은 크래프트 맥주의 잔치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예전만큼 요란하지 않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풍선과 파티 장식, 시끄러운 음악이 가득한 파티라기보다는, 조금 더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자리로 바뀌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