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식품 가격 중 가격 인상에 충격을 줄 품목
Nov 4, 2025
평균 4% 더 많이 지불, 일부 제품들 그보다 훨씬 큰 부담 안겨

이 합성 이미지에는 캐나다와 미국의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커피, 견과류, 냉동 버거가 담겨 있습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들 품목은 9월 기준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식품 중 일부입니다.
최근에 버터 가격을 보고 놀라거나, 커피값에 기침이 나고, 초콜릿 코너에서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면,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에 따르면, 식품비는 1년 넘게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2024년 4월 이후로 식료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9월 기준, 소비자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식료품점에서 평균 4% 더 많은 돈을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품목이 똑같이 오른 것은 아닙니다. 특히 소고기, 커피, 과자류(초콜릿 포함) 등이 지갑을 가장 아프게 만든 주범으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이 외에 어떤 품목들이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가장 비싼 식료품 품목들과 그렇게 비싸진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커피가 1위입니다

캐나다인들은 지난 8월, 1년 전보다 식료품점 커피에 거의 30%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의 최신 소비자 물가 보고서에 따른 수치입니다. 이 상황은 1990년대 중반, 브라질·인도네시아·동아프리카의 날씨 문제로 전 세계 커피 수확량이 감소하며 커피 한 잔 가격이 세 배로 뛰었던 시기와 유사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가장 아프게 한다고 하죠. 커피가 바로 그 예입니다. 몇 달째 커피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커피 가격은 무려 28.6% 상승해,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의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모든 식품 항목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인스턴트 커피를 제외한 ‘진짜 커피(볶은 원두나 간 커피)’의 경우, 지난해 9월 대비 41%나 급등했습니다.
통계청의 소매 데이터에 따르면, 340g짜리 볶은 또는 간 커피의 평균 월별 가격은 올해 1월 이후로만 34%나 상승했습니다. CBC 뉴스가 월요일 기준 온라인 검색한 결과, 로블로스(Loblaws)에서는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 864g 커피 한 통이 20달러, 소비스(Sobeys)에서는 나봅(Nabob) 볼드 915g 한 통이 35.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팀호튼(Tim Hortons)도 3년 만에 처음으로 커피 한 잔 가격을 인상했으며, CBC 뉴스에 “한 잔당 약 3센트 인상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른 걸까요? 올해 초,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커피 생산국의 공급 문제로 인해 전 세계 커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브라질산 상품에 부과한 관세가 세계 커피 시장을 뒤흔들면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소고기와의 ‘한판’

캐나다의 소고기 제품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주요 원인은 앨버타와 서스캐처원에서 연속적인 가뭄이 발생하면서, 소 사육 농가들이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시장에 공급되는 소고기 양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다음으로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품목은 고기 전반, 그중에서도 특히 소고기입니다. 2024년 9월 대비 1년 새 신선 또는 냉동 소고기 가격은 14% 상승했습니다. 거의 모든 종류와 부위의 소고기가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으며, 예외라 할 만한 것은 신선 또는 냉동 엉덩이 부위(beef hip cuts) 정도로, 이조차 9.9% 올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은 간 소고기(ground beef)로, 1년 사이 17.4% 상승했습니다. 캐나다 통계청의 소매 데이터에 따르면 8월 기준 간 소고기의 평균 가격은 킬로그램당 15.06달러였습니다. CBC 뉴스가 월요일 여러 식료품점의 온라인 가격을 확인한 결과, 로블로스(Loblaws)와 메트로(Metro)에서는 1kg당 22.02달러, 소비스(Sobeys)에서는 1kg당 19.82달러(할인 전 가격은 21.58달러)였습니다. 또한 노네임(No Name) 브랜드의 4온스짜리 냉동 소고기 버거 12개입 한 팩은 로블로스에서 18달러, 푸드베이직스(Food Basics)에서 14.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높은 가격의 주요 원인은 서부 캐나다의 지속적인 가뭄으로 인해 가축 수가 줄고, 사료비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베이컨 가격 역시 1년 새 8.2% 상승해 육류 가격 상승에 일조했습니다. 또한 통조림 연어 가격도 8.3% 인상되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견과류도 ‘미쳤다’

두바이 초콜릿이 틱톡에서 화제가 되면서 전 세계적인 피스타치오 품귀 현상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Ecole Chocolat의 Pam Williams는, 이러한 트렌드가 초콜릿 제조의 미래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고급 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지갑 사정을 생각해 고기를 줄이고 견과류로 단백질을 보충할까 고민 중이라면,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습니다. 올해 9월 기준 견과류와 씨앗류의 가격은 전년 대비 15.7% 상승, 신선 또는 냉동 소고기보다 더 큰 폭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건조 또는 탈수 과일 가격도 10.9% 상승하면서, 요즘에는 트레일 믹스(견과·건과 혼합 스낵) 한 봉지가 사치품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현재 로블로스(Loblaws)에서는 한 봉지에 18달러에 판매 중입니다.) 이처럼 견과류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캐나다는 대부분의 견과류를 미국에서 수입하는데, 2024년 미국의 주요 견과 생산지에서 수확량이 예년보다 적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스타치오(pistachio)처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품목도 있습니다.
FoodCom의 ‘세계 견과류 시장 보고서(Global Nuts Market overview)’에 따르면, 기후 변화, 물류비 상승, 소비 트렌드 변화(특히 피스타치오 인기 급등) 등이 모두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정치적 요인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정책이 지난 1년간 견과류 산업 전반에 경제적 혼란을 초래한 것입니다.
초콜릿마저도?!
안타깝지만 단것 코너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콜릿을 포함한 과자류(사탕, 젤리 등) 가격은 9월 기준 전년 대비 10.4% 상승했습니다. AP통신(Associated Press)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악천후와 작물 질병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코코아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했다는 것입니다.
로이터(Reuters)는 2024년 말에 도매 코코아 가격이 일시적으로 다소 하락했지만, 제조업체들이 여전히 상승한 원재료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로이터는 제조사들이 계절 한정 제품 라인을 축소하거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두는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아마 올해 핼러윈 사탕을 살 때 봉지가 예전보다 작아진 걸 눈치챘다면, 바로 그 영향일 것입니다.
오렌지주스도 ‘비상사태’

몬트리올의 한 매장 진열대에 퀘벡 소재 라송드(Lassonde)사의 브랜드인 오아시스(Oasis) 오렌지주스가 놓여 있는 모습입니다.
과일주스 가격 역시 9월에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전년 대비 1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P통신(Associated Press)에 따르면, 오렌지주스 가격은 원래부터 변동성이 큰 품목입니다. 오렌지 수확이 풍년일 때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지만, 서리나 허리케인 등으로 오렌지 나무가 피해를 입으면 가격이 급등하곤 합니다. 실제로 2리터짜리 오렌지주스의 월평균 소매가격은 1월 5.62달러에서 8월에는 6.29달러로 급등했습니다. 반면 사과주스 가격은 몇 달째 3.85달러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으며,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베리와 오이 이야기
마지막으로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좋은 소식부터 전하자면 - 대부분의 식품 가격이 오른 한 달 동안, 일부 품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베리류(berries)로, 작년 9월 대비 13% 가격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하락은 몇 가지 요인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내 생산량 증가(특히 크랜베리, 딸기, 블루베리)와 함께, 올봄 모로코산 블루베리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고 캐나다 농업부(Agriculture Canada)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제 나쁜 소식입니다. 대부분의 식품이 월별로 어느 정도 가격 변동을 보이긴 하지만, 오이(cucumber)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심했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오이 가격이 전월 대비 24.7% 급등, 이는 모든 식품 중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오이 가격은 1년 새 2.2% 상승에 그쳤지만, 8월에서 9월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파이낸셜 포스트(Financial Post) 에 따르면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이의 현지 재배 시즌이 보통 9월에 끝나기 때문에,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입니다. 게다가 수입산 비중이 늘어나면 물류비와 유통비가 더해져 가격이 더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2024년 8월에서 9월 사이 오이 가격은 16% 상승했으며, 이는 연간 상승률(6.2%)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습니다. 지난 5년간의 월평균 소매가격을 살펴보면, 오이 가격은 계절적 패턴을 보입니다 - 가을에 오르고, 겨울에 최고점을 찍은 뒤, 봄에 다시 내려가는 흐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