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빼빼로…K푸드 해외매출 '폭증'
2024년 2월 13일
현지 입맛 맞춘 신제품 출시, 오리온 매출 63% 해외 달성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과자·라면 등을 생산하는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지난해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현지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맞춤형 신제품을 출시하며 K푸드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해외 법인 매출액이 처음으로 8000억원을 넘어서며 전체 매출(4조66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했다. 국내 수출 물량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해외에서 거둬들인 매출만 97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롯데웰푸드의 해외 성장세를 이끄는 대표 제품은 인도에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롯데 초코파이'다. 롯데 초코파이는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현지 법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작년 인도 지역 매출은 2690억원으로 전년 대비(현지 통화 기준)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인도 남부 첸나이 공장 초코파이 3라인이 가동하며 생산이 늘어났고, 빙과류도 서부 지역에서 중남부 지역까지 판로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 성장세에 힘입어 인도에서 '빼빼로'를 '제2의 초코파이'로 키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지난달 29일 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인도를 택했다. 인도 식문화와 기후 등을 반영한 빼빼로 현지화 제품을 선보여 빼빼로의 글로벌 매출을 지난해 2022억원에서 2028년까지 3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오리온도 중국 시장에 이어 베트남과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정(情)' '마이구미' 등 주력 제품이 자리 잡으며 대형 식품사의 기준인 '연 매출 3조원'에 육박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이 2조9124억원, 영업이익이 49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4%, 5.5% 증가했다. 특히 2012년 중국 법인 매출이 국내를 뛰어넘은 이후 절반이 넘는 해외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의 해외 매출 합계는 1조8423억원으로 전체의 63%에 달한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중국에서 18.7%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18.4%), 러시아(16%)에서도 국내(15.8%)보다 높게 나타났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하노이 공장의 증축과 생산동 신축을 연내에 완료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호찌민 신규 공장 용지 매입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러시아와 인도에서는 지난해 말에 각각 증설한 파이와 초코파이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웰푸드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선보인 뉴진스(NewJeans) 빼빼로 글로벌 캠페인 옥외광고 모습
'K라면'도 지난해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해외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내 라면 업계의 맏형 격인 농심은 글로벌 브랜드인 '신라면'의 흥행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37%(약 9500억원)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성장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 수출도 전년 대비 8.7% 증가한 1억141만달러를 기록하며 2013년(1억751만달러) 이후 10년 만에 1억달러를 돌파했다.
해외에서 냉동 김밥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중국·태국 등 120여 개국에 팔려나간 김 수출액도 지난해 1조33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한계가 보이는 만큼 식품기업들은 수익성이 높은 해외 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올해는 전 세계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현지 설비 투자와 신제품 출시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