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가 어떻게 캐나다-미국 무역전쟁의 전장이 되었나
Jul 22, 2026
미국산 주류, 캐나다 주정부들이 손쉽게 보복할 수 있는 ‘가장 만만한 표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부분의 캐나다산 상품에 새로운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가 ‘보복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라고 지적한 사안 중 하나는 여러 캐나다 주에서 미국산 주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시작한 더 큰 무역전쟁에서 주류는 어떻게 주요 전쟁터가 된 것일까요?
월요일 트럼프 대통령은 세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각 행정명령은 새로운 관세 부과에 서로 다른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미국산 주류에 대한 캐나다 주·준주의 불매 조치,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캐나다의 보복 관세, 그리고 캐나다의 공급관리제도에 따른 미국산 유제품 수입 할당제가 그 이유였습니다.
2025년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며 합병 위협을 이어가는 가운데 캐나다 경제의 광범위한 분야에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산 주류는 캐나다 주정부들이 손쉽게 보복할 수 있는 ‘가장 만만한 표적’이 됐다고 콩코디아대학교 경제학자 모셰 랜더는 말했습니다.
현재 앨버타주와 서스캐처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나다 주에서는 매장에서 미국산 주류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랜더는 “캐나다의 자주성과 저항을 강조한 ‘엘보스 업’ 캠페인의 일환으로 캐나다인들은 미국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을 빠르게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른 상품보다 미국산 주류를 캐나다산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랜더는 “캐나다에는 수많은 와인 생산지가 있고, 맥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크래프트 양조장도 많다”며 “따라서 주류는 대체하기가 매우 쉬우면서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크라운 로열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더그 포드가 크라운 로열 한 병을 땅에 쏟아버린 장면을 누가 잊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주류는 2025년 9월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가 위스키 제조업체의 온타리오주 병입 시설 폐쇄 결정에 항의하며 크라운 로열 한 병을 통째로 쏟아버린 뒤, 미국 관세에 맞서는 캐나다 저항의 상징이 됐습니다. 당시 포드는 “프랑스에 있는 최고경영자에게 한마디 하겠다. 당신이 우리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으니, 나도 당신에게 피해를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포드는 이어 집에서 가져왔다고 말한 크라운 로열 한 병을 집어 들고 뚜껑을 연 뒤, 연설대 너머로 몸을 숙여 위스키를 땅에 쏟았습니다.
매장에서 특정 제품을 철수시키는 조치는 강력한 보복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맥길대학교 데소텔 경영대학원의 프리티카 조시 조교수는 말했습니다. 그는 “어떤 상품의 판매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관세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관세는 판매는 허용하지만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이지만, 판매를 거부하면 아예 거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타격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캐나다 각 주총리들은 무역전쟁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고 법률회사 맥카시 테트로의 파트너이자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인 존 보스카리올은 말했습니다. 보스카리올은 “캐나다 주정부들은 미국산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키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여줬고, 언론도 바로 그 부분에 집중했다”며 “아마도 언론의 관심을 그쪽으로 돌리는 것이 주정부들의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며칠 동안, 지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산 제품을 구매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됐습니다. 많은 소비자에게 ‘캐나다에서 제조됨’과 ‘캐나다산 제품’이라는 표시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은 혼란스러울 수 있었지만, 주류 매장에서는 원산지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랜더는 말했습니다. 그는 “주류 매장은 어떻게 진열돼 있는가? 먼저 술 종류별로 나뉘고, 그다음 지역별로 구분된다”며 “미국산 제품 진열대가 텅 비어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무역전쟁에서 미국산 주류를 겨냥한 것은 캐나다에 새로운 전략이 아닙니다. 2018년 유사한 무역분쟁 당시 캐나다는 켄터키 버번위스키, 위스콘신 치즈, 플로리다 오렌지주스 등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거나 선거 경합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에 보복 조치를 취했습니다. 랜더는 “일부 경합주를 직접 겨냥해 ‘우리는 바로 당신들을 공격하겠다’고 하면, 누군가 트럼프에게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것인가. 이제 캐나다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이제는 사태를 진정시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주류업계는 캐나다 주정부들의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로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와인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인 와인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미국산 와인의 캐나다 수출은 78% 감소했으며, 미국 와인업계는 미화 3억5,7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미국 증류주협회에 따르면, 2025년 캐나다 각 주가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캐나다 내 미국산 증류주 판매량은 66% 이상 감소했습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비상근 선임연구원 게리 허프바우어는 “미국에서는 실제로 주류 소비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와인산업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캐나다 시장이 미국 주류업계를 지탱해 줬다”고 말했습니다. 허프바우어는 캐나다 시장의 상실이 미국 주류업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주류업계 단체는 캐나다의 제한 조치가 미국 증류주 생산업체들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가 인정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증류주협회의 크리스 스웡거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다만 이 문제가 추가적인 갈등 확대 없이 해결되기를 바랐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 각 주총리들은 화요일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에 모였으며, 많은 주총리가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이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총리는 “대통령이 우리를 괴롭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비 주총리는 화요일 “미국산 주류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매장 진열대로 돌아올 가능성은 단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는 캐나다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굴복할 수 없으며,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