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정치가 당신의 커피값을 올리는 방식

Jul 14, 2025

당신의 아침 커피가 통상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ree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초 이후 캐나다의 원두 커피 가격은 19% 급등해 올해 식료품 중 가장 빠르게 가격이 오른 품목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은 이 가격 상승을 세계 시장의 변동성 탓으로 돌릴 수 있는데, 실제로 2월에는 커피 선물 가격이 파운드당 미화 4.4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설명은 이제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커피 선물 가격은 이후 30% 넘게 하락했지만, 소매 가격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괴리는 무엇 때문일까요?

부분적인 해답은 무역 정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3월 3일부터 캐나다 수입업체들은 수입 커피에 대해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는 무역 분쟁 과정에서 오타와가 도입한 보복 관세의 일환으로, 캐나다 내에서는 생산조차 되지 않는 품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제품이나 가금류와 달리, 커피는 보호해야 할 국내 농업 부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관세는 캐나다 농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소비자와 기업을 벌주는 셈입니다.


이 영향을 이해하려면 산업 규모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트로스펙티브 마켓 리서치(Introspectiv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캐나다의 연간 소매 커피 매출은 270억 캐나다 달러가 넘으며, 향후 10년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됩니다. 또한 팀홀튼을 비롯한 커피숍과 패스트푸드점(QSR)은 연간 64억 달러를 추가로 창출하고 있습니다. 팀홀튼은 하루에만 500만 잔 이상의 커피를 판매합니다. 이 산업은 주변부가 아니라, 캐나다 경제와 문화의 핵심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무역 갈등의 당사자인 미국 역시 커피를 재배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두 나라는 아무 실익도 없는 관세 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동일한 논리는 보복 조치 대상이 된 차(茶)에도 적용됩니다. 이러한 관세는 트뤼도 정부가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 전략의 일환으로 도입한 것으로, 실용적이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에 가까웠습니다. 경제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화이트보드 위에서 짜인 듯한 오타와의 강경 무역 접근은 정치적으로는 먹혔을지 몰라도, 경제 원칙을 무시한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는 그 계산에서 애초에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마크 카니 총리는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산 주류와 감귤류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이들은 다른 시장에서 비교적 쉽게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커피와 차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국내 대체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관세의 비용은 곧장 로스팅 업체, 식료품점, 외식업체로 전가되고, 결국 소비자가 그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하의 미국 무역 정책은 여전히 식품 시장에 불확실성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관세가 정치적 바람에 따라 갑작스럽게 도입되거나 폐지되다 보니, 기업들은 “버퍼 가격(buffer pricing)”이라는 리스크 관리 방식 - 즉, 불확실성을 반영해 가격에 여유 폭을 더하는 전략 - 을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일종의 “불확실성에 대한 세금”이며, 이제는 캐나다 소비자가 계산대에서 지불하는 가격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로컬 카페에서는 커피가 한 잔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부담이 덜할 수 있지만, 식료품 매대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정책의 여파가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7월 21일까지 새로운 무역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양국은 농식품 부문, 특히 커피와 차와 같은 필수 수입 품목을 지정학적 갈등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캐나다는 커피 재배는 하지 않지만, 로스팅과 혁신, 소비 문화 중심의 역동적인 커피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산업에 세금을 부과할 경제적 명분은 없습니다. 캐나다 국민이 워싱턴에 상징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아침 커피값을 더 지불해서는 안 됩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