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쇼핑 장바구니 키우기
2023년 7월 1일
주중 매출 증가, 주말에는 오히려 방해
쇼핑객의 기분을 쾌적하게 만들어 식료품 쇼핑의 장바구니를 키우는 전략의 하나로 실내 음악을 깔아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분석들은 많이 있어왔다. 그런데 음악을 배경으로 틀어놓는 이 심리적 마켓팅도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평일인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효과가 분명히 있으나 주말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돼 흥미를 던지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소재 배쓰 대학(University of Bath) 경영대학원의 최근 연구결과다.
정신력이 고갈되어가는 평일의 수퍼마켓 손님들은 음악 선율의 흐름을 타고 자신의 쇼핑 아이템들에 대해 꼼꼼히 살피는 주의력이 산만해지며 당초보다 더 많은 쇼핑을 하게 만드는데 같은 양이라면 더 많은 양을, 질적 측면에서는 동일한 품목도 더 비싼 물건을 고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음악의 마술같은 이 효과가 금요일에 이르면 사라지며 사람들은 행복감과 활기를 되찾고 그래서 쇼핑 의사결정의 흐름을 바꾸게 된다. 평일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풀려가는 주말에 오히려 음악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쇼핑액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인데 이 대학 칼 필립 알봄 박사의 주장이다.
박사의 주장을 직접 인용한다. “평일에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하루종일 일을 한 후에 쇼핑을 한다. 이때 달콤하고 유쾌한 음악이 귀에 꽂히면 심리상태가 풀어지는 과정에서 쇼핑을 감성적으로 진행시킨다. 주말에는 그러나 사람들은 음악없이도 본질적으로 마음이 편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평일에 위력을 발휘하던 음악의 순기능이 눈에 띄게 반감되거나 오히려 방해가 되는데 이미 바쁘게 지내며 지쳐버린 마음에 음악이 또하나의 억압기제로 작용한다.”
박사의 이같은 주장은 평일과 주말을 섞어 수퍼마켓업계의 고위관계자와 고객을 두루 인터뷰해서 얻은 데이터를 면밀히 조사해서 내린 결과다. 기초 자료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수퍼마켓에서 얻은 데이터도 포함됐다고 한다. 조사 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였고 조사 대상인 쇼핑 건수는 약 15만여 건이었다.
음악 선곡은 전문 사운드 디자인 회사가 맡았는데 공공장소에서의 음악과 인간심리에 미치는 효과 분석에 정통한 곳이다. 보컬은 들어가 있지않은 소위 업계 용어로 ‘엘리베이터 뮤직’이라는 음악을 위주로 틀었으며 가끔은 보컬이 함께하는 음악도 들려줬다고. 실제 결과는 두 종류의 음악이 심리에 미치는 명확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대상의 수퍼마켓들은 업소 당 12,000 파운드(캐나다화 약 2만 달러)를 투자해 이 연구의 목적인 매출 증대 여부에 주목했는데 평일에 명백한 매출 증대가 있었음을 증언했다. 연구 수행에 동참한 한 관계자는 “소매업소에게는 주중 마켓팅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효과가 없는 주말에 먹히는 음악을 개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말에 기운이 상승세를 타고 음악에는 덜 민감해지는 것과 관련해 잠재의식에 영향을 줄 특정 마켓팅 전략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