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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향심 충만한 편의점 이야기

2023년 7월 1일

내고장 내나라 물건만 취급한다!




몬트리얼 소재 ‘Toutes les choses parfaites’(뚜뜰레 쇼즈 파르패트)라는 다소 긴 상호의 편의점은 새 로운 개념하의 영업 전략으로 고객의 사랑을 듬뿍 받는 행복한 업소다. 업계 전문지 CSN이 특집으로 소개하고 있는 이 가게 이야기를 모범적인 편의점의 하나로 전하고자 한다.​


이야기에 앞서 통계수치 하나. 캐나다 편의점 이용객의 86%가 지역특산품을 구매한다. 내고향 상품 구입이 지역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쇼핑 행태다. 한마디로 애향심 가득한 쇼핑 트랜드다. 다음으로는 제품 질의 만족도때문에 구입한다. 애향심과 제품 수준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한 두가지 동기이지만 친환경 의식도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다. 지역 특산품 구매 편의점 고객의 37%가 환경친화에 대한 의식이 동기로 작용했다는 응답이다.​


다시 앞에 언급한 업소로 돌아와 이 업소 주인 카린 마텔씨는 자신의 업소 성공을 그리 놀라와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11월에 처음으로 가게를 오픈했는데 자신의 신념을 반영해 취급하는 모든 아이템은 캐나다산(産)으로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물론 그녀도 처음부터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뒤늦게야 왜 이런 소매업 개념을 일찌기 생각지 못했을까 신기하다는 고백이다. 그것도 편의점에서 이런 애향심과 애국심을 담은 영업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은 결코 예사롭지는 않다.


“틈새시장 공략으로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그녀는 몬트리얼 동쪽 끄트머리 올림픽 스타디움 근처에 자리잡은 자신의 업소 위치가 활기찬 주변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이 또한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만족스러워한다. 취급하는 물건의 95%가 칩스, 맥주와 와인, 식품 등인데 퀘벡의 중소 기업에서 생산하는 물건으로 거의 채워지고 있고 일부는 타주 제품들인데 결국은 모두가 메이드인 캐나다 제품들이다. 하다못해 바로 아랫동네 미국 제품도 전혀 없고 우리가 익히 아는 전국 브랜드인 다국적 기업 제조 상품은 하나도 없다고 자부심이 넘친다.​


지역특화로 경쟁력 확보


사실 두려움도 있었다. 업소 소재지는 행정구역상으로 테크노폴 앵거스 지역으로 정부 후원하에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같은 곳이다. 과거에는 활기찬 산업단지 중심의 지역이었으며 그간 낙후되어가다가 정부 주도로 활성화를 도모하는 곳이라 “새술은 새부대에” 기치하의 이같은 신개념 편의점을 착안하게 됐다. 아이디어는 그렇게 세웠지만 과연 1,000가지가 넘는 취급 품목들을 전부 퀘벡이나 국내산으로 조달가능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주변사람들까지 회의적인 생각들을 보이자 그녀는 업소를 오픈하기 전에 그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시장 조사를 꼼꼼히 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퀘벡 중소기업체와 공급사들의 상당수가 지금까지도 물건을 공급해주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 “많은 퀘벡 토종 공급사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으며 그들 모두는 열정적이었고 성실했다. 나와 나의 사업에는 큰 자극이 됐고 이들 제 품을 취급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미엣(Miett)이 있다. 미라벨 근처의 농장을 겸한 감자칩 생산업체다. 몬트리얼의 앙리 소다(Henri Sodas)라는 회사도 있는데 수제 콜라와 루트비어를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추추출물로 만든 쥬스, 캔디, 초콜렛, 냉동피자, 세제, 화훼 등 식품과 여타 공산품들이 퀘벡주 소재 회사들이다. 일부 제품이 타 주 상품인데 꽤나 유명세를 가진 껌이 온타리오, 오트우유는 B.C주, 일부 감자칩은 뉴브런스 윅에서 조달된다.​


이 신선한 편의점을 돋보이게 하는 또다른 특징은 담배와 복권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밖에는 전통적 편의점과 전혀 다를 바없는 편의점 품목을 두루 취급한다. 손님들도 모두 이 업소를 사랑하고 기꺼이 단골이 되어주고 있다.​


실패에서 기회를


​올해 45세인 그녀의 과거 이력 또한 신개념 편의점 오픈에 밑거름이 됐다. 몬트리얼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녀는 학생 시절 운동선수이기도 했다. 젊은 시절에 수년에 걸쳐 북미주를 순회하며 각종 페스티벌에서 인형극을 상연한 풍부한 경험도 있었다. 2005년에 그녀와 친구들 몇이 소공연을 겸한 이색적인 식당을 하나 열었다. 자신이 직접 연기를 펼치며 비즈니스도 하는 독창적인 비스트로였다. 하지만 공연은 포기했고 식당 주방 요리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으로 끝났다. 2013년에 올림픽 메인 경기장 인근에 카페를 열었다. 하지만 2020년 팬데믹이 터지며 갑자기 폐업을 하게 됐다.​


몇차례의 실패를 겪으며 동시에 기회도 찾아왔다. 때마침 퀘벡 정부가 근처 지역을 친환경 마을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평소 친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열의와 지원에 큰 관심을 가졌던 그녀는 독창적인 편의점 운영에 대한 그림을 머리속에 떠올렸다. 2020년 전까지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던 편의점을 그리게 된 것이다. 팬데믹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물론 팬데믹 기간에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긴급지원책도 있었지만 과감하게 2020년 10월에 카페를 닫기로 마음먹었다. 새로 오픈하는 편의점 상호를 ‘Toutes les choses parfaites’라고 지었다. 의미인 즉, “완벽한 모든 것”.​


비젼을 현실로


그녀의 창의적 사업 비젼은 퀘벡에서 기업 문화 창달을 촉진 장려하기 위한 ‘OSEntreprendre 2021’에 선정돼 상까지 받았다. “이런 개념의 편의점은 퀘벡에서 처음 있던 일이라 정말 고무적인 것이었으며 더 의욕을 솟게 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고백했다. 정부의 지역 부흥 프로젝트하고도 개념이 잘 맞아떨어졌다. 업소가 들어선 4층 건물의 1층에 마텔씨의 편의점이 자리하고 약국과 전문의 병원도 함께 하고 있다. 업소 단장은 과거 비스트로 오픈때 함께 손을 맞췄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맡았으며 목재로 된 카운터를 비롯해 조화로운 내부 구조가 돋보이도록 했다. 그녀 표현에 의하면 “온기를 더해주는 분위기”의 편의점이다.​


오픈하고 별다른 광고나 판촉을 해본 적도 없다. 다만 지난해 12월에 퀘벡산 와인을 15% 할인 판매한 적은 있었다. 인근에 있는 SAQ(온타리오의 LCBO같은 성격)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 위한 반짝 세일이었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지만 유명세를 누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구전에 의한 전파력이다. 입소문으로 화제가 되자 지역 신문들이 기사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는 공신력을 더해 그녀의 업소 홍보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                 





요즘 돈안들이면서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SNS가 대세다. 그녀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인물 중 하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팔로워가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주 고객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지만 연령 불문하고 지나가는 손님부터 주변 시즌별 노동자들도 많다.​


하루종일 이 지역은 트래픽이 많은 곳이다.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얻는 지리적 이점이다. 그녀도 종일 가게에 매달려 주문도 받고 때때로 계산대에서 계산도 한다. 두명의 풀타임 종업원과 한명의 파트타이머가 있다. 모두 이전의 비즈니스 시절에 그녀와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 인간적 신뢰는 걱정할 것이 없다.​


일이 많아 바쁘지만 재미도 많다며 만족해하는 그녀는 이미 몬트리얼에 두번째 업소 오픈을 구상 중이다. 점점 더 많은 퀘벡 공급자들이 그녀에게 연락해온다. 냉장고에는 샘플 상품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많이 쌓여간다. 그러나 이는  그녀에게 행복한 고민거리일 뿐이다. 애향심, 애국심 비즈니스 전략이 거둔 아름다운 승리다.​


끝으로 지역상품 쇼핑 트랜드와 관련한 C-STORE IQ 보고서의 통계 자료를 소개한다. 편의점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데 질문은 두가지다. 하나는 지역상품을 구입하는가? 두번째 질문은 주된 동기는 무엇인가? 이다.


<지역상품 구매 여부>





<구매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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