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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리얼 판매 감소, 켈로그 이탈리아 회사에 매각

Jul 14, 2025

시리얼의 판매는 지난 25년 이상 꾸준히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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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포장된 아침 식사의 대표주자인 시리얼의 미국 내 판매는 수십 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최근 콘플레이크, 프루트 루프, 라이스 크리스피 등으로 잘 알려진 WK 켈로그를 이탈리아 제과업체 페레로 그룹(Ferrero Group)이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 같은 흐름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며 시리얼과 우유를 먹을 시간이 생겼던 짧은 시기를 제외하고는, 냉장 보관이 필요 없는 시리얼의 판매는 지난 25년 이상 꾸준히 감소해왔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에 따르면, 2021년 7월 3일까지의 52주간 미국 소비자들은 약 25억 상자의 시리얼을 구매했으나, 같은 기간 2024년에는 13% 이상 줄어든 21억 상자에 그쳤습니다.


시리얼이 고전하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출시된 뉴트리그레인 바(Nutri-Grain)와 클리프 바(Clif Bar)와 같은 간편식 아침 대용식이 인기를 끌며, 바쁜 소비자들이 이동 중에 쉽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와 높은 당 섭취에 대한 경각심 역시 소비자들의 시리얼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데 한몫했습니다. 예를 들어, 럭키참(Lucky Charms) 한 컵에는 하루 권장 당 섭취량의 24%가 들어 있습니다.


컨설팅 회사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주요 식품 부문 글로벌 인사이트 매니저 톰 리스(Tom Rees)는 “시리얼은 그런 이미지를 벗어내기가 정말 어렵다. 자연 식품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피할 수 없다. 시리얼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성형된 제품이기 때문이다”고 말했습니다. 리스는 수십 년간 시리얼 제조사들이 건강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첨가해 왔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하고 투명한 원재료를 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루트 루프를 비롯한 시리얼을 화려하게 만드는 석유계 인공 색소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에 위치한 WK 켈로그 본사 앞에서는 수십 명이 인공 색소 제거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켈로그와 미국의 또 다른 대형 시리얼 제조사인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는 인공 색소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들은 아침 식사의 개념 자체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요거트와 셰이크가 전통적인 베이컨과 달걀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부사장 켄튼 바렐로(Kenton Barello)는 자사의 설문 조사 결과 Z세대(1997~2007년 출생자)가 다른 세대보다 아침 식사로 채소를 더 많이 먹는다고 밝혔습니다.


바렐로는 Z세대가 아침 식사를 거르는 비율이 높지만 여전히 즉석 시리얼을 구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언급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시리얼을 간식이나 다른 식사 대용으로 먹고 있다는 뜻입니다. “젊은 세대는 음식과 식사 시간에 대해 이전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바렐로는 말했습니다. “밀레니얼, X세대, 베이비부머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아침을 소비한다.”

시리얼 산업의 어려움은 켈로그의 분사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2023년, 켈로그는 설립 100여 년 만에 두 개의 회사로 나뉘었습니다. 스낵 브랜드인 치즈잇(Cheez-It), 프링글스(Pringles), 팝타르트(Pop-Tarts)와 해외 시리얼 사업은 켈라노바(Kellanova)가 맡았고, 미국, 캐나다, 카리브해 지역의 시리얼 사업은 WK 켈로그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M&M 초콜릿으로 유명한 마스(Mars Inc.)는 켈라노바를 30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로 인해 WK 켈로그는 시리얼 사업을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WK 켈로그의 페레로 매각은 시리얼 코너가 사라질 것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리스는 포장식품 기업들이 침체된 시리얼 판매를 되살릴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프로스티드 플레이크와 프루트 루프를 섞은 켈로그의 ‘매시업(Mashups)’ 시리즈는 독특한 맛 조합을 좋아하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리스는 시장이 더 분화된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젊은 소비자는 달콤하면서도 매운 맛의 시리얼을, 나이든 소비자는 키토 식단 친화적인 시리얼을 선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브랜드 하나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시대는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리스는 말했습니다.


컨설팅 회사 민텔(Mintel)의 식품 분석가 줄리아 밀스(Julia Mills)는 미국 내 아동 인구 감소가 시리얼 제조사들에겐 성숙한 소비자를 위한 더 정교한 맛과 포장 디자인으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시리얼을 요거트의 고급 토핑이나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식품으로 포지셔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고식이섬유 제품인 ‘Poop Like a Champion’ 시리얼이나 고단백·무설탕 시리얼 브랜드 매직스푼(Magic Spoon) 같은 틈새 시장 제품들은 이미 그러한 전략을 실행 중입니다. 하지만 기존 대형 브랜드들도 아직 경쟁력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치리오스(Cheerios)를 만드는 제너럴 밀스의 회장이자 CEO인 제프리 하머닝(Jeffrey Harmening)은 자사도 한때 매직스푼 인수를 고려했지만, 대신 고단백 치리오스를 출시했고, 지금은 매직스푼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장기적인 성공의 핵심은 솔직히 말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하머닝은 3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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