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쿠폰을 오려 쓰는 사람이 있을까?

어떤 이들에게는 한 주간의 전단지를 펴 놓고 최고의 할인 쿠폰을 오려내는 것이 의식과 같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삶의 방식입니다. 쿠폰 사용은 1950년대부터 일상용어로 자리 잡았으며, 2010년 미국에서 방영되어 4시즌 동안 인기를 끈 ‘익스트림 쿠폰’(Extreme Couponing)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필수입니다.

캐나다인 대다수가 식비를 절약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여기에는 쿠폰 사용 증가도 포함된다고 할리팩스의 달호지 대학교 농식품 분석 연구소(Agri-Food Analytics Lab)의 2024년 보고서는 전합니다. 그러나 쿠폰 배포와 사용이 감소하고 AI를 통한 할인 혜택 탐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쿠폰 사용이 점점 사라지는 기술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닐까요?

쿠폰 환경의 변화

“쿠폰 사용 방식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라고 인기 소셜 미디어 쿠폰 계정 ‘Living on a Loonie’를 운영하는 캐서린 캐시디가 말했습니다. 토론토에 사는 캐시디는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할인 정보와 쿠폰 사용 팁을 정기적으로 올립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쿠폰 사용이 디지털 영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고 있어요. 캐시백 앱, 디지털 쿠폰, 포인트 적립 같은 방식이죠,”라고 캐시디는 CBC 뉴스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실물 쿠폰과 디지털 쿠폰 모두 사용이 감소하고 있으며, 정치경제학 저널(Journal of Political Economy)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9년 사이 쿠폰 사용이 50% 이상 줄었습니다. 마케팅 및 상업 인쇄 서비스 회사 RRD가 월스트리트저널을 위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마케터들이 2024년에 배포한 쿠폰은 500억 장으로, 2010년의 3,300억 장과 비교해 크게 줄었습니다.

한편, Adobe의 3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매 웹사이트의 생성형 AI를 통한 방문자 수는 2월에 6개월 전보다 1,200% 증가했습니다. Adobe는 이 트래픽이 유료 검색이나 이메일 같은 다른 채널에 비해 “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지만, “2024년 9월 이후 매 두 달마다 두 배씩 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Adobe가 5,000명의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39%가 온라인 쇼핑에 AI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그중 43%는 AI를 통해 할인 혜택을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쿠폰의 진화

쿠폰은 적어도 18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코카콜라가 음료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쿠폰을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히스토리 채널은 전했습니다. 이후 쿠폰은 전통적인 신문 오려 쓰기 방식에서 매장 내 사용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프로모션 기술 회사 스닙(Snipp)의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1990년대에는 디지털 할인 코드, 이메일 프로모션, 출력 가능한 쿠폰이 등장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디지털 쿠폰이 실물 쿠폰을 능가하게 되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다만 현재 디지털 할인 시장은 "과포화" 상태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점점 AI를 활용해 복잡한 정보를 뚫고 할인 혜택을 찾고 있다고 온타리오 워털루에 위치한 윌프리드 로리에 대학교 경제학 부교수 트리파트 길(Tripat Gill)은 말했습니다. 길 교수는 AI 사용이 사람들이 제품을 찾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뜻하는 ‘검색 비용’을 줄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앨버타 대학교 컴퓨팅 사이언스 조교수 매튜 거즈디알(Matthew Guzdial)은 AI 서비스가 매우 똑똑하고 유능하게 홍보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할인을 찾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 가지 문제에 동의합니다. 거즈디알 교수는 “안타깝게도 실제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인생을 바꾸는 쇼핑 꿀팁

틱톡에는 AI를 활용해 쿠폰 코드 찾기, 최저가 검색, 예산 관리 등으로 돈을 절약하는 Z세대 소비자들의 영상이 가득합니다. 한 틱톡 사용자는 5월에 올린 영상과 함께 “내 인생을 바꾼 쇼핑 꿀팁은 ‘포유 페이지’에서 어떤 여성이 ChatGPT로 할인 코드를 찾는다는 걸 본 순간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앨버타 대학교의 거즈디알 교수는 AI가 소비자들이 비용 절감 팁을 조용히 찾는 방법을 제공하지만, AI 모델들은 자주 틀린다고 말합니다. 쿠폰은 자주 바뀌는데, AI 모델은 수개월 혹은 수년 전에 학습한 데이터 속 코드가 아직 유효한지 검증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거즈디알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 챗봇은 답변 과정에서 웹 검색조차 하지 못합니다. 길 교수는 쇼핑 조사에서 AI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프롬프트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집중적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길 교수는 최근 ChatGPT 내 기능인 ‘Shopping GPT’에 100달러 이하의 디지털 카메라를 찾는 도움을 요청했는데, 제공된 세 개 링크 중 두 개는 카메라가 아닌 제품으로 연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100달러 이하, 10대 여학생용 분홍색 디지털 카메라를 찾아줘”라고 더 구체적으로 묻는다면 결과가 훨씬 신뢰할 만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I가 할인 혜택을 찾아낼 수 있을까?

비공식 테스트로 CBC 뉴스는 ChatGPT에 캐나다 올드 네이비(Old Navy Canada)의 할인 코드를 찾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ChatGPT는 20% 할인 코드를 빠르게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CBC가 그 코드를 적용하려 했으나 “유효하지 않거나 만료됨”이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이후 ChatGPT가 제시한 다음 세 개 코드와 AI 기반 쿠폰 검색 도구인 CouponGPTs가 제공한 코드도 모두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CBC는 ChatGPT에 슬로우 쿠커(전기 냄비) 할인 코드를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ChatGPT는 Giant Tiger의 Chefman 스테인리스 슬로우 쿠커를 50% 할인한다고 제안했지만, CBC는 Giant Tiger 웹사이트에서 해당 제품이나 할인 정보를 찾지 못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ChatGPT가 인용한 링크는 2014년 11월 23일에 작성된 Smart Canucks 블로그 글이었습니다.

토론토의 쿠폰 인플루언서 캐시디는 AI로 할인 혜택을 찾아본 적은 없지만, 종이 전단지를 뒤지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매주 디지털 전단지를 볼 수 있는 Flipp 앱을 사용하며, 이를 다양한 캐시백 앱과 디지털 쿠폰과 교차 확인합니다. “예전에는 전단지나 삽입물, 매장 내 제품에 붙어 있는 실물 쿠폰을 많이 볼 수 있었죠,”라고 캐시디는 말했습니다. “아직도 실물 쿠폰이 존재하지만 예전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