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24 편의점 푸드서비스 전망
2023년 11월 29일
가성비 높은 메뉴로 가격 경쟁력 우위 확보
토론토 소재 컨설팅 회사 ‘fsStrategy’ 대표 제프 도버씨가 내년도 캐나다 편의점 푸드서비스의 전망을 크게 4가지 요소로 구분해 각 영역별로 다뤘다. 업계 전문지 CSN에 게재됐는데 본 지면에서는 이를 기초로 내년의 트랜드와 방향을 가늠해본다.
올해는 푸드서비스 분야에서 퍽이나 어려운 과제로 시달리던 한해인 것같다. 우선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중대한 도전을 야기했다. 이미 2022년 2월부터 심각한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대부분의 요식업계가 인력난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의점 업계는 푸드서비스와 관련해 우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인의 어려움과 힘들게 붙잡은 인력의 장기 근무 유도가 난제 중의 난제인 것은 편의점 또한 비켜가지는 못했다. 물론 이전보다는 환경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다. 원료 구입 원가의 큰폭 상승, 인건비 상승이라는 두가지 요인이 푸드서비스에 타격을 가하면서 가격 정책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 졌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팬데믹에서 탈출하며 소위 ‘보복 지출’(revenge spending)이라는 표현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줄 정도로 소비자들의 억눌린 외식 욕구가 분출됐다는 점이다. 외식을 포함한 환대산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분명한 현상이다.
포스트 팬데믹을 구가하려는 행복한 삶이 시작되는가 하더니 찬물을 끼얹듯 기초 생필품 전반에 치솟는 물가오름세가 타격을 가했고 푸드서비스 지출이 도로 주저앉았다. 2024년 또한 이 분위기가 여전히 도전 과제로 다가올 것임을 각오해야 한다.
1. 가치 지향적 소비 트랜드
물가와 경제에 대한 불안감 증대로 소비자들은 어느때보다 가치지향적 쇼핑 트랜드를 추구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트랜드에 부응하는 가성비(價性比) 높은 메뉴 제공은 성공을 어느정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푸드서비스는 원가 투입 측면에서 일반 요식업계처럼 원가 부담을 그다지 받지 않고 출발하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적절한 품질만 유지해준다면 주변 전문 식당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위를 점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식당은 소비자 판매 가격에서 원가가 약 30~35%를 차지한다. 마진이 60%를 약간 넘긴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원가 상승이 발생하면 이를 반영해 소비자 가격도 비례해 올려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당장에 소비자들로부터 가격 저항감을 유발시키게 되며 트레픽이 자칫 감소할 위험이 있다. 원재료 올랐다고 함부로 가격을 올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만약 일반 요식업에서 어떤 메뉴의 원가가 1달러가 오른다면 소비자 가격에는 2.86~3 달러를 올려야 기 존 마진 30~35%가 유지된다. 이렇게 하지 않으려면 결국 기존의 질적 수준을 낮춰야 하는데 이 또한 손님에게 거부감을 주기는 마찬가지 결과다. 편의점은 이런 점에서 손님 저항감을 크게 불러일으키지 않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2. 지속가능성과 윤리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Z세대는 집밖에서의 음식 소비 최대 구매층이다. 그런데 이 젊은 연령대는 지구환 경에 대한 염려와 관심이 아주 높다. 어떤 식품을 구매할 때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상행위를 하는 기업의 식품인지 따지고 든다. 친환경에 역행하는 업체 여부를 깊이 고려하는 소비층이라는 말이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상도의’(商道義)에 주목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식당은 이 트랜드를 적극 수용하고 자기 업소의 비즈니스 윤리가 이들 소비층의 의식에 부합하는지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편의점 푸드서비스 또한 앞으로 이런 풍조에 어긋날 수 없다. 편의점 메뉴는 대부분 구입 후 다른 장소에서 소비하게 마련이다. 메뉴 포장 선택도 아무렇게 할 수 없고 재활용 가능하거나 화학적 분해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일부 지역의 일부 업소들은 이미 재사용 가능한 용기를 취급하고 있다. 친환경 자재 공급처와 제휴한다. 조만간 이 트랜드는 모든 편의점 푸드서비스에 통용될 것이다. 일회용이 앞으로 설 자리가 더 좁아질 것이 명백하다.
더 나아가 이들 젊은 소비층은 음식 자체의 식재료 출처에 대한 윤리성까지 의식한다. 건강을 저해하는 음식, 탐욕적 이윤에만 몰두하는 기업체의 식재료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소비층이 더욱 두터워질 것 이므로 ‘착한 기업’이 공급하는 재료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3. 기술 도입 확산
오늘날 푸드서비스의 발전에서 ‘기술적’ 요소의 중요성은 더욱 무게를 가지게 된다. 매출 증대를 위해서 이 요소는 필수불가결하다.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과 키오스크 설비는 재래식 아날로그 스타일을 압도적 으로 능가하는 추세다. 모던한 기술 도입은 소비자 장바구니를 키우며 보완적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소비자들은 판촉 공세의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자신의 맞춤형 메뉴를 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종업 원과의 대면은 점차 사라지고 마음편히 더 큰 용량의 메뉴를 주문하게 된다. 사람과 기계의 상호작용만 남는다. 이는 요즘 구인난에 허덕이는 요식업계가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대안이라 대면접촉의 현격한 감소는 명약관화해 보인다.
요리 자체도 규격화된 메뉴들은 로봇까지 동원하는 세상이다. 전 자동화 과정이 요식업계의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서의 기술력 확산은 일부 남은 대면 접촉의 인간적인 측면을 그리워하게 되니 적절한 절충 전략이 요구되기도 한다.
4. 다양한 특별식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특별식(特別食)을 추구한다. 건강때문이다. 생각보다 만성소화장애증을 앓는 현대인들이 많다. 글루텐 프리(gluten free) 섭생이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는 문화적, 종교적 이유도 작용한다.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개인 기호의 문제로 특별식을 원하는 경우도 물론 많다.
식당을 방문하면 일부 손님들은 다른 일행들이 즐기고 있는 음식을 혼자만 즐기지 못하는 괴로움을 겪는다. 식당 입장에서는 이런 부류의 손님을 위해서 별도의 특별 메뉴를 추가해 취급해야 하는데 실제로 이 런 배려심 깊은 식당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같은 메뉴인데도 고기없는 메뉴가 동시에 있는 경우다. 중동 출신 손님을 위해서는 할랄(halal) 메뉴도 준비돼 있다. 손님의 다양한 입을 맞추기 위해 메뉴 선택의 폭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손님이 메뉴판을 보고 자신이 피해야 하거나 마음놓고 선택해도 좋은 음식이 어떤 것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판단을 못내려 결국 단념하고 마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된다.
특히 캐나다라는 나라는 온갖 민족 배경을 가진 이민의 나라다. 음식의 다양성에서 캐나다를 따를 나라가 지구촌에 또 있을까 싶다. 푸드서비스업계는 변화를 빨리 받아들여야 하는 민감한 비즈니스 업종이다. 제대로된 소수민족 음식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업소는 저들의 정통 맛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성공은 확실해진다. 기존의 틀에 박힌 메뉴에만 머물지 말고 업소의 인구통계적 특성을 감안해 제대로 된 소수민족 음식을 메뉴에 추가하는 것은 현명한 비즈니스다. 푸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편의점 업주 들은 이상 언급한 여러 요소들을 폭넓게 수용하며 특화 전략을 구사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고 2024년에 는 이 트랜드들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