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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대쉬 차등제 수수료 도입

2023년 1월 1일

요식업계 불만, “30% 수수료 너무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북미주 최대 음식 배달 전문 서비스 회사 도어대쉬(DoorDash)가 캐나다 요식업계에 적용될 새로운 수수료(commission) 부과 차별 등급제를 실시해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Paloalto)라는 작은 도시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는 지난 12월 초에 요식업계에게 더 융통성있는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요식업계 성장에 이번 등급별 적용 시스템이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드서비스 비중이 높은 편의점 업계에도 충분히 관심을 끌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데 도어대쉬 캐나다의 쉴파 아로라 전무는 제휴업체에게 사업 투명성 제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이미 2021년에 미국에 적용해왔던 모델인데 캐나다 시장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주문과 배달을 함께 서비스해주면 수수료는 20%, 주문 고객이 도어대쉬를 통해 주문만 하고 해당 식당에서 주문자가 직접 픽업하면 10%를 부과하는 것이 ‘기본’ 플랜이다. 이보다 한단계 높은 것이 ‘도어 대쉬 플러스’(DoorDash Plus)라는 것인데 앞서 언급한 주문과 배달 동시 서비스는 25~27%, 손님이 직접 픽업하면 – 다시 말해 주문만 도어대쉬가 대행하면 8%이다. 동시 서비스에 폭을 둔 것은 배달 빈도수의 정도 차이를 지역별로 세분화한 때문이다. 외곽 지역과 도심 지역의 소비자 배달 서비스 이용 비율은 다를 것이 당연하니 이에 대한 차별 수수료 적용이 이해가 갈 수도 있다.

마지막 3단계 등급은 도어대시 프리미엄(DoorDash Premium)이라고 불리는데 동시 서비스가 29%이고 주문만 중개하면 앞의 2단계인 도어대쉬 플러스와 동일한 8%가 적용된다.

이상 3등급제 중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가입 상인들은 회사측이 제공하는 ‘도어대쉬 스토어프론트’라는 온라인 주문 소프트웨어와 장비(테블릿형)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놓고 회사는 지역사회 요식업계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디지털 매출 성장 기회를 제공받고 지역사회 고용창출에 직.간접적 기여를 함으로 인해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보탬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는 도어대쉬만이 아니라 군웅할거를 연상케 하는 북미주 배달 시장 경쟁사 중 호적수인 우버잇츠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고 캐나다 시장의 경우 요즘 공세적인 광고를 펼치는 스킵더디쉬 (SkipTheDishes)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떻게 세분화해서 수수료 등급을 부과하든 식당 운영주들은 이 수수료 수준에 대해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불만을 제기해왔다. 소위 주문 중개 수수료에 배달서비스를 더한 전체 수수료 비율이 요리 가격(고객이 만약 식당에서 직접 주문해서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팁을 제외한 실제 메뉴 가격)의 대략 30%가 지불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주문배달 전문회사를 끼고 장사했을 때 30달러 음식 팔고 21달러를 건진다는 말이다. 배달회사들의 주문 플랫포옴에서 엄청난 이윤을 빼앗기고 있다는 피해의식과 불만이 푸드서비스 업주들 사이에 팽배되어 있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와 불만은 팬데믹으로 그간 많은 고통을 받아오다가 이제사 회복을 위해 영업을 제대로 해보려고 하는 식당 주인들 사이에서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갖가지 정부 통제 정책으로 영업장 일부를 축소하거나 아예 일정 기간 잠정 폐업을 한 경험들이 있은 터에 금년에 본격화된 높은 인플레이션때문에 턱없이 높아진 원가 부담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도어대쉬와 제휴해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 편의점의 모습. 푸드서비스 비중이 큰 편의점들은 배달 전문 대행 회사를 통해 픽업은 물론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받고 있다.

상인들의 불만에 대해 도어대쉬 캐나다 정책/대정부 담당 총책 브라이언 카우프만시는 수수료율이 일방적이거나 도를 넘은 것이 아니라고 이번 수수료 제도를 변호하고 있다. 이미 요식업계 자문 기구, 가입 상인 대표들, 그리고 유관 단체들과 대화하고 숙고 끝에 도출한 수수료 차등제라는 것이다. 그는 “적정 수수료 기준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쳤고 시장 현황을 잘 반영한 결론으로 이번에 도입한 시스템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상인의 입장으로 돌아와 팬데믹 기간에 식당 주인들은 수수료 부담을 없애기 위해 배달회사 앱을 이용하지 말고 자기네 식당에 고객이 직접 주문해달라는 홍보에 온 힘을 쏟았다. 웬만큼 기반 구축이 돼 있는 레스토랑들은 자체 웹사이트 운영은 물론이고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 링크가 돼 있기 때문에 시도해볼 만한 도전이었다. 배달전문 앱에 깊이 빠져있는 고객들을 의식해 앱은 기존대로 이용하되 픽업이라도 직접 자기네 식당에서 해달라는 호소도 동원했다. 이는 의존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상당 정도의 수수료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던 차에 팬데믹 방역 통제 완화 또는 폐지가 정부로부터 내려졌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의 대역병 기간에 소비자들은 도어대쉬와 같은 음식 배달 업체 앱에 많이 익숙해져버린 후였다. 이같은 현상을 실감할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도어대쉬 스스로가 자랑하는 홍보 문구다. 한 사이트에 올라온 자사 광고 내용을 소개한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배달…DoorDash는 신선하게 준비된 식사, 신선한 식료품, 주류, 가정 필수품 등을 귀하에게 직접 배달할 수 있습니다. 귀하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및 상점에 대한 최고의 온라인 셀렉션을 제공합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의 4,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310,000개 이상의 메뉴와 12,000개 이상의 식료품점을 통해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주문할 때 동네에서 가장 좋은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도어대쉬 회사의 약사(略史)를 소개한다. 2012년에 명문 스탠포드 대학교 학생 4 명이 한가지 모습에 주목했다. 인근 마카롱 가게 주인이 밀려드는 주문과 배달 요청에 쩔쩔매는 모습을 본 것이다. 여기서 착상해 이듬해 1월에 힘을 합쳐 PaloAltoDelivery.co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 주문을 받고 배달을 대행하는 사업을 벌였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했더라는 말대로 불과 6개월 후 여름에 소규모 투자사로부터 12만 달러의 투자를 받으면서 이때 지금의 이름인 DoorDash라는 회사명을 달고 제대로 회사를 꾸린다.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도어대쉬는 5년 후인 2018년 12월 이 방면에서 앞서가던 우버잇츠를 누르고 북미주 배달 대행 서비스 업체 2위를 차지했다. 2020년 코비드 사태 가 터졌고 이를 계기로 사업은 욱일승천, 그해 12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까지됐다. (종목코드 일명 티커는 회사명대로 DASH이다.) 현재는 우버잇츠를 압도적으로 밀어내고 북미주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 다. 증시 호황으로 2021년 12월 중순에 250달러 선까지 주가가 오르기도 했으나 2022년 현재 다른 많은 주식들도 그렇듯이 폭락해서 60불대 선을 등락하고 있다. (2022년 12월 12일 종가 $58.02)

캐나다 시장 관련해 앞서 언급한 아로라 전무는 캐나다 시장의 계절적 특성을 수요 증감 측면에서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여름에는 주문만 하고 업소에서 직접 픽업하는 손님이 크게 늘어난다. 반면 날씨가 추워지는 시즌이 시작되면서 배달 서비스까지 받는 고객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런 수요 변화 현상에 부응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팬데믹 여파로 엄청나게 바뀌었다. 자신들의 경력 관리, 보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 추구, 재택근무의 일상화 등 제반 요인들을 주목한다면 요식업 경영 이 변화에 그렇게 동요될 이유가 없어보인다.” 배달 회사와 요식업의 상생을 강조하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어대쉬 전체 재정 상태는 팬데믹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도어대쉬 공동 창업자의 한명인 이사 토니 슈씨의 증언이다. 2022년 11월에 그는 회사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는데 1,250명의 근로자 감원이 이어졌다. 캐나다쪽 인력 감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우리 회사 역사 10년에 가장 힘든 변화를 겪었다. 물론 팬데믹 기간 사세가 확장됐고 기회가 증대된 것도 사실이고 성장을 쫓아가기 위해 투자(인력)도 많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은 비용 지출도 컸다. 균형을 잡을 때가 됐고 부득이 인원 감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일단 다운사이징을 해야 할 타이밍이다.”

아마도 위의 수수료 3등급 차등제 도입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여하튼 잘나가는 편의점 푸드서비스까지도 도어대쉬같은 배달 전문 회사에 의존할 정도로 푸드서비스업계와 배달 서비스 전문회사의 공생 관계는 더욱 깊어질 전망인데 회사측에서 과연 핵심 파트너인 요식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시키며 어떻게 사업 제휴 관계를 지속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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