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개비마다 건강 경고 인쇄 시행
2023년 7월 1일
흡연율 감소 위한 연방 정책, 세계 최초
▲연방 정부는 세계 최초로 담배 개비 표면에도 건강경고문을 담게 하는 정책을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 한다.
연방 보건부가 건강경고 라벨을 각각의 담배개비마다 인쇄되도록 하는 제도를 올해 여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정책은 이미 작년에 예고한 바 있으며 흡연율을 낮추려는 전세계적 움직임 가운데 세계에서 캐나다가 최초로 시행하는 제도가 된다.
문구는 영어와 불어 이중 언어로 인쇄될 것이며 메시지 종류도 아동 건강과 인체에 미치는 해독에서 발기 부전과 백혈병 발병 요인을 경고하는 등 다양하다. 이 중 한가지 경고문은 “poison in every puff” (한모금 흡입할 때마다 독약)으로 알려져 있다.
연방 보건부는 지난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을 맞아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 표했다. 『정책 목표는 오는 2035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감소시키는 것이며 그 일환으로 담배 포장의 기존 경고문 그래픽을 강화한다.』경고문 그래픽 강화 정책의 하나가 바로 담배 개비마다 경고문을 박는 것이다.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이번 조치는 단계적인 절차를 밟으며 확대 이행된다. 킹사이즈 담배부터 시작해서 시차를 두고 모든 담배에 적용되는데 2024년 7월 31일까지 모든 소매업소에서 새로 인쇄된 킹사이즈 담배가 취급될 것이고 2025년 4월 30일이 되면 레귤러 사이즈 일반 담배는 물론 소형 시가의 개비 포장지와 튜브에도 경고문이 새겨진 담배가 판매된다.
보건부 자료에 의하면 캐나다에서 매년 담배로 인한 질병 사망자는 약 48,0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런 현실에 당면해 개비 경고문 제도 도입은 시급한 사안이었다고 한다.
보건부는 발표 당일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자 한 명을 포함해 국내 다수연구자들과 원탁회의를 가졌는데 개비 경고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연방 정부의 아이디어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담배는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의 하나로 여겨져 왔으며 동시에 각종 질병이나 조기 사망을 사전에 차단하기가 가장 용이한 요인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내년부터 모든 국민들이 담배에 대한 경각심과 웰빙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개비마다 건강 경고문을 알리는 정책 결정은 국내외의 다수 연구자료와 전문가 의견들이 수렴된 끝에 내린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의학협회 기관지인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 에 지난 2018년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 스코틀랜드 스털링 대학 담배연구센터 크로포드 무디라는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전한 바 있다. 『캐나다와 일부 국가들에서 담배 포장 겉면에 건강 경고문을 인쇄해 홍보하고 있지만 일부 흡연자들은 브랜드에만 집중할 뿐 경고문에 주목하는 효과가 별로 없다. 그러나 담배 개비에까지 경고문을 인쇄하면 담배에 불을 붙이거나 담배를 끄거나 할 때 회피성 행동 (avoidant behavior)을 감행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한마디로 말해, 경고문의 주목도를 높여 심리적 압박을 가하자는 접근이다.
캐나다암협회 고문변호사이자 수석 정책분석가 로브 커닝햄씨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주의를 환기하고 논의의 조명을 받을 것이며 담배의 매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믿는다”면서 지난해 정부 예고가 있자 호주와 노르웨이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등 다른 나라 담배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커닝햄씨는 “친구들을 통해 흡연 경험의 계기가 마련되는 미성년자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고 새 정책 시행에 수반되는 비용은 담배 제조사가 부담해 공적 부담없는 매우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한해 평균 판매되는 담배 매출은 2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는 통계도 인용했다.
참고로 캐나다에서 담배 광고와 판촉 그리고 행사 스폰서 활동은 전면 금지돼 있으며 담배갑 포장 건강 경고문 도입은 이미 지난 1972년부터 시행돼왔다. 또, 2001년에는 담배갑 표면에 세계 최초로 그림을 곁들인 경고문이 선보였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건강 경고문은 오는 2026년에 새롭게 6종류로 교체될 것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주정부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요구하고 있는 피해배상액은 총 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 건강 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액수의 최소 10%는 흡연율 감소를 위한 정책 시행에 충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