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 you for starting the sale of beer and wine."
고물가 시대, 초콜렛 시장 탄탄대로
2023년 9월 20일
성장 견인차는 Z세대와 신제품 어필
초콜렛의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자 초콜렛 가격이 꽤 올랐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주저할 만도 하건만 전혀 동요를 보이지 않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안도할 소식이다.
고물가 시대에 쇼핑에도 자제심과 절약이 팽배하고 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탄탄한 구매력을 보이는 초콜렛 시장의 현황은 반갑기 그지없다. 캐나다인들의 유별난 초콜렛 사랑도 물론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 성인의 연 평균 초콜렛 소비량은 6.4킬로그램인데 이는 막대형 초콜렛으로 환산하면 약 160개 분량이 된다. 지난 9월에 민텔 캐나다가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가 조사 시점 기준으로 지난 3개월간 초콜렛을 소비했다고 한다.
지난 팬데믹 기간에는 소비가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팬데믹 종료후부터는 연간 대비로 소비량은 정체를 보였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응답자의 60%는 전년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팬데믹 종료 이후의 시기라는 것이 바로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주름잡히던 때이고 지금까지 이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21%만이 초콜렛 소비가 다소 줄었다고 할 뿐이며 소비를 줄인 이들도 당분 섭취를 자제하려는 것이 주 원인이라고 했으니 물가 인상하고는 별 상관도 없다. 민텔 식음료 담당 부총책 조엘 그래과씨는 “초콜렛 시장에 위기가 있다면 소비자 건강챙기기와 연관이 있을 뿐”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니 이를 뒷받침한다.
초콜렛에 대한 대다수 소비자의 애정은 여전하며 기분전환용으로 초콜렛에 의지한다는 소비자가 절대적으로 많다. 정신건강에 초콜렛이 도움이 된다는 소비자 반응이 압도적으로 92%나 된다. 이쯤되면 유쾌한 중독이라고 표현해도 과장이 아니다.
기분전환 혹은 정신건강에 보탬이 되는 유익한 주전부리라는 확고한 인식과 트랜드가 버티고 있는 분위기에서 소비자들은 다소 돈을 더 지출하더라도 초콜렛 소비에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태세다.
중독도 중독 나름인데 허용이 무방한 중독의 대표적 식품이 초콜렛이다. 심지어 어떤 전문가는 초콜렛이 불경기에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를 보이는 상품이라고까지 말한다. 경기 침체기에 립스틱과 같은 대중적이고 소소한 제품이 오히려 소비 증가를 보이는 현상을 일컬어 립스틱 효과라고 표현하는 경제 용어다. 지갑은 얇아졌지만 심리적 만족도를 충족시키는데 초콜렛이 그만이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의 한 단 면으로 복수심이 기저에 깔려 있다.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살림살이가 옹색해지는 상황에서 역설적이 게도 특정 상품에 대한 보복 쇼핑으로 위안을 찾는 심리상태를 가리킨다. 정서건강은 건강 전체의 개념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인의 삶은 특히 더 그렇다. 소비자들은 그래서 구매가능한 영역의 상품 혹은 식품에 대한 중독을 원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가지 딱 들어맞는 사례를 무디바(Moodibar)라는 브랜드에서 찾을 수 있겠다. 미국 뉴저지에 소재하는 ‘Astor Chocolate’이라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 브랜드인데 다양한 기분 상태에 맞추는 재미있는 초콜렛 바 시리즈를 출시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의 기분상태 – 분노, 우울, 고독, 기쁨, 환희 등등 – 에 따른 다양한 맛 시리즈를 패키지로 만든 흥미있는 제품이다. 캬라멜 맛, 해수염, 프렛첼, 밀크 맛 등이 각 심리상태에 조응해 있다. 예를 들어 그럼피 (grumpy)한 상태에 먹는 것은 다크 초콜렛 성분이 54% 들어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의 하나다.
초콜렛 시장의 요지부동은 유로모니터 시장조사 결과에서도 재확인된다. 2025년까지 연평균 1.9%씩 성 장할 것이라는 보고다. 올해에 지구촌 전체 초콜렛 매출은 미화 1,28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양호한 전망의 열쇠는 신제품에 달려 있다. 그리고 제조사들은 신제품 개발의 기준을 젊은층 소비자에서 찾고 있다. 이들의 호기심 충족이 관건으로 어떤 트랜드를 조성할지가 관심사다. 그래서 초콜렛 시장의 많은 분석들이 젊은층 소비자 취향과 소비행태에 집중하는 이유가 이해가 간다.
마스리글리 캐나다 마켓팅 이사 바바라 쿠퍼씨의 말을 들어보자. “오늘날 주전부리 트랜드는 초고속으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우리가 경험한 거대하게 요동치는 시장을 염두에 둔다면 소비자 니 즈에 부합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는 그 어느때보다 가속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군 중에서도 Z 세대에 각별한 관심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그녀의 말 속에 초콜렛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미래의 윤곽이 드러난다.
초콜렛을 비롯한 당과류 종합식품 다국적 회사들이 저마다 신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마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새로운 맛의 Mars Bar Cookie Dough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네슬레는 간판급 제품인 Aero Truffle 라인에 mousse, tiramisu, black forest cake , Nanaimo bar등을 추가 출시했다.
▲지속적인 초콜렛 시장 성장의 관건은 소비자에 어필할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계속 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사진은 마스와 네슬레의 신제품들이다.
근래 수년간 초콜렛 품목군은 건강친화적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성이 강화됐다. 여기다가 환경친화적 기업 상품이라는 의식까지 보태지면서 제조사들도 높아지는 소비자 수준과 의식을 따라가기에 더욱 부심해야할 상황이다. 원료가 정당한 거래에 의해 원산지에서 확보되고 있는지 각종 소비자 단체들과 NGO들이 따지고 든지가 오래됐다. ‘착한기업’ 이미지 마켓팅을 하고 실제로 현실에서 검증까지 받아야 하는 단계다.
사실 과거에 초콜렛 원료의 원산지 수탈은 공공연히 자행돼왔던 관행이어서 역사적 책임이 제조사들에게 부과되는 것도 불가피했다. 세계 다국적 종합식품 기업들이 앞다퉈 환경친화, 건강친화 제품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고 심지어 포장까지도 재활용, 재사용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네슬레가 지난 2021년 시그네쳐 상품인 킷캣의 비건 특화 시리즈를 선보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카미노가 두가지 식물성 기반 제품인 Hazelnuts & Salted Caramel과 Creamy Chocol-oat을 올해 초 출시했다. 우유인데 귀리(oat)로 만든 우유를 원료로 사용했다.
▲캐나다 기업인 Camino는 유기농, 건강친화 제품을 만드는 특별한 회사로 비건 초콜렛 신제품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원산지 원료 확보에서 공정한 거래(fair trade)에 앞장서는 ‘착한기업’으로 유명하다. 1999년에 창립됐으며 본사는 오타와에 소재한다.
어쩌면 친환경, 건강친화 운운하는 시장 변화가 너무 앞서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최근의 민텔 조사에 의하면 채식주의 소비자를 위한 비건 초콜렛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응답자는 단지 9% 에 불과했 다. 반면, 가장 큰 관심 분야는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밀봉을 반복하는(resealable)편리한 포장이었다. 휴대의 간편함과 반복소비의 편리함도 무시할 수없는 소비자 관심사임을 잘 알 수있다.
대체적으로 현재의 소비자 트랜드를 초콜렛과 연관해 압축해보면 저설탕, 저칼로리, 저지방 등의 웰빙 추구는 확고히 뿌리를 내렸다. 이제 이 대세를 무시하는 제조사나 공급사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시기상조이기는 하지만 식물성 기반 제품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고 이 또한 하나의 주류 트랜드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한가지 덧붙일 것은 ‘쉬링크플레이션’이다. 실협뉴스에서도 기업 상술과 관련해 몇차례 소개한 바 있었 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의 얇은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제조사가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소비자의 외면을 받기 보다는 차라리 기존 용량을 살짝 감량함으로써 우회적 가격인상 효과를 거두는 영리한 상술을 지적하는 것이다. 용어가 그래서 shrinkflation이다. 카카오 원가 급상승에 따른 불가피성도 이해할 수는 있겠 으나 정도의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