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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20대 청년의 편의점 성공기

2023년 4월 1일

부모 경험과 노하우 + 젊은 스마트 테크




유럽에서는 부모세대가 운영하는 편의점을 자식세대가 물려받아 이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고 자식이 취직도 안되고 가방끈이 짧아 마지못해 넘겨받는 것도 아니다. 대학도 나오고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부모세대의 축적된 경험에 컴퓨터와 소셜미디어 세대가 가지는 장점을 보태면서 진취적인 편의점 경영을 한다. 되기만 한다면 월급쟁이보다 자기 비즈니스 속편하게 하고 싶은 것이 젊은이들의 로망이라고 하지 않는가. 부모들도 적극 권장해서 대를 잇는다. 한국 부모들과 자녀들은 쉽게 납득이 안갈지도 모르지만 현실이 그렇다. 최근 영국 편의점 업계 전문지에 게재된 이와 관련한 미담 하나를 정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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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럽 최대 식품체인 리들(Lidl)에서 1년 남짓 종사한 ‘조다 상헤라’는 집안 이 운영하고 있던 편의점을 쇄신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이제 20대 중반의 나이다. 키더민스터 (Kidderminster)라는 마을에 2개의 독립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가족 비즈니스의 탈바꿈은 팬데믹이 어느정도 가라앉아가는 시점에서 기회를 맞았다.

공간 확충부터

첫번째 변화는 업소 공간을 확대하는 작업이었다. 벽 하나 사이로 옆에 자리하고 비어있던 미용실과 팻샵을 터서 2,800평방피트의 공간이 추가됐다. 2021년 봄 이야기다. “기존 가게를 크게 키워 과거에는 다소 기형적인 L자 모양의 가게가 멋진 사각형 모양으로 공간이 정리됐다. (외관 변화에 기반해 비즈니스의 적극적 개선으로 모범 업소에 선정돼 관련 분야의 편의점 어워드까지 수상하는 영예도 경험했다.)

그렇다고 외관의 확장과 변모라는 외적 요소만 가지고 이 업소가 성공을 보장받았던 것은 아니다. 바로 젊은 주인공 조다의 비즈니스 안목 덕분이었다. 업소에서 취급해야 할 아이템 선정 작업과 관련해 고객의 니즈에 맞아 떨어지는 품목 구성에 특별난 능력을 발휘했다. “많은 시간을 들여 손님의 기대하는 상품군을 정확히 집어내야 한다. 그리고 살림집이 그러하듯 아늑하고 편리한 공간 구성 또한 중요한 요인이다. 손님이 밤 시간에 가게 안으로 들어왔을 때도 시간대에 맞는 쇼핑 여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카트를 끄는 손님도 있겠지만 바구니가 더 편리한 쇼핑이 되는 손님도 있기 마련이다.”

우유와 기초 생필품만 사던 전통을 깨뜨리고 손님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전략도 필요했다. 기성간편 식사 대용품 – 아침과 저녁 식사 메뉴 – 그리고 더운음료와 찬음료 키오스크를 이웃해서 배치하는 하나의 섹션을 마련했다. 장바구니를 키울 시너지 전략상의 배치다. 소비자의 인식에 신뢰감을 가지고 자리할 수 있는 유명 음료 회사나 간편먹거리 공급회사와 제휴했다.





업소의 변화에서 우선 순위의 하나가 신선한 농산물 즉 채소나 야채류 코너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손님들의 쇼핑 폭을 확대해서 가급적 원스톱 쇼핑의 편리함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물론 매출 증가도 중요한 목적이었다. 그리고 종목이 종목인 만큼 ‘신선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진열에 정성을 들여 손님 시선을 잘 끌어야 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래서 위치는 입구 근처로 잡았다. 포장육류도 이 코너에 함께 했다.

설비 투자도 과감했다. 이전에는 고작 6미터 냉장고로 만족했으나 16미터 대형 냉장고를 들여놨다. 그 리고 내용물은 과거에 취급하지 않았으나 단계적으로 엄선한 아이템들을 채워나갔다. 처음에 조다씨도 모험이라서 마음을 약간 졸였다. 그러나 정평이 나있는 표준적인 제품믹스를 기본으로 하면서 업소만이 가지는 고유의 손님 니즈를 반영해서 취급품목을 서서히 확대해나갔다. “과거에는 육류도 반드시 다양한 사이즈를 판매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었다. 이제는 매우 다양한 규격의 포장 육류를 취급한다. 간 고기부터 양념 치킨, 치킨윙 재료 등 작은 푸주간을 한켠에 마련한 것 같다.”

주류코너 확 바꿔

 



맨 뒤편의 주류 코너도 분위기가 일신됐다. 바닥과 조명을 바꿨다. 은은한 분위기가 깔려서 손님에게 훨씬 더 근사한 기분이 들게 됐다. 문제는 가격대였다. 고심끝에 와인의 경우 12파운드(캐나다화 약 16.5 달러)를 넘지 않는 선으로 정했다. 특별한 시즌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좀 더 비싼 제품을 취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업소 위치가 공영주택단지이기 때문에 소득 수준을 감안한 가격정책이었다.

취급 품목을 시간이 지나며 확대했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더(cider)였다. 처음에는 잘 인식을 못했다가 이 품목이 생각보다 수요가 많은 큰 시장임을 깨달았다. 지금 조다의 가게 술코너에는 사이더 전문 색션을 마련해두고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인기 사이더로 이름이 높은 지역 유명 펍 ‘Cider House’와 제휴해 브랜드 ‘Bells’를 판매한다는 점이다.

조다씨는 복수의 사이더 공급사와 계약을 맺고 공급을 받고 있으며 각각의 특색을 잘 파악하고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공급사 선정에서는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것들을 중심으로 삼았다.

미국 캔디류 잘먹혀

캔디류에도 작은 변화를 더했다. 의외로 미국 브랜드가 잘 먹혀 Mike & Ike, Jolly Rancher, Warheads Cubes 제품을 중심으로 색션을 하나 별도로 구성했다. 최고의 캔디군이 구색을 맞추게 됐다. 두개의 가게 중 하나를 시범삼아 해보고 나머지 가게까지 확대했는데 주변 다른 경쟁 업소들은 보수적이라서 시도할 생각도 안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베이핑의 대대적 확충

 



그가 추가한 또하나의 품목군이 베이핑 제품이다. 일명 ‘Aquavape’라는 코너를 뒤편 한쪽에 마련했다. 마치 입점한 또 하나의 업소가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가게 베이핑 숍은 그야말로 명물이 됐다. 전에는 카운터에 그저 흉내나 내는 정도로 몇가지 진열하는 수준이었다. 액상이나 팔고 안팔려도 그만이라는 소극적 태도에서 탈피해 제대로 공간을 배정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베이핑은 구입자들도 손이 크다. 디바이스 하나가 50파운드 넘는 것도 정기적으로 사간다. 그에 따른 액상은 당연히 지속적으로 판매가 되고 손님은 단골이 되게 마련이다.” 특별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호기심많은 손님들이 부지런히 가게를 들락거린다. 베이핑 손님은 자신만의 기호에 애착을 가지기 때문에 신제품에 대한 관심과 시장 동 향 파악에 게을리하면 안된다. 더 중요한 것은 베이핑 손님이 이것만 사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온 김에 다른 편의점 아이템을 사가니까 장바구니가 꽤나 커진다. 이래저래 볼 간단한 장이라면 베이핑 사러왔다가 두루 장까지 보는 것이다. 주로 우유, 빵 등 기초 먹거리가 많이 나간다.

자동 주문

영업상의 개선점도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자동 주문을 들 수 있다. 많은 품목군에서 재고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자동 주문을 한다. 조다씨는 이를 프로페셔널한 업소 운영에 필수적이라고까지 강조한다. “대형 마켓 체인 예를 들어 테스코만 하더라도 그다지 모던하고 조직적인 운영을 하는 것 같지 않고 손님 응대는 불만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편의점은 주인과 종업원의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손님의 만족도를 올릴 수 있고 업소측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 그의 확신에 찬 지론이다. 독립 편의점의 장점이다. 다만 대형 매장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시스템이 바로 주문이다. 주먹구구로 할 일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자동 주문이 요긴하다는 주장이다. 진열대가 잠시라도 비어있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고객은 늘 자신이 찼던 물건이 진열대에 보여야 신뢰와 만족을 얻기 때문이다. 못팔아 발생하는 손실에 이미지 추락 등 타격이 결코 작지 않다.

가게가 달라진 이유중 또하는 조다씨의 성격에 기인한다. 있던 그대로의 모습을 마냥 가져가는 것을 참지 못한다. 뭐가 됐든 항상 변화된 모습을 손님이 감지하도록 손을 대야 직성이 풀린다. 손님이 계속 오도록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엇인가가 손님에게 다가가야 된다는 신념에 차 있다. 손님이 자신의 가게를 와야 할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다씨는 마땅히 할 것이 없으면 진열대 청소라도 열심히 해서 광을 내라고 조언한다. 하기사 부지런한 것이 결코 단점일 수는 없으니 기본기에 충실해야 함을 조다씨를 통해 재삼 확인한다. 기본 자세가 된 젊은 주인이라고 하겠다.

이밖에도 종업원 교육 훈련과 인센티브 등 구인난에 큰 무리없이 인력관리를 해나가는 모습, 가족끼리 혹은 종업원과 가족 사이에 함께 식사도 하고 브레인 스토밍도 하며 주종 관계를 떠나 한 가족처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근무 환경 개선 등도 그가 만들어낸 작지만 큰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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