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젤리 시장 현황과 전망
2023년 5월 1일
4가지 주요 흐름과 낙관적 여건
비타민 성분에서부터 저설탕 함유 주전부리에 이르기까지 젤리의 인기가 증대되고 있다. 여기서 젤리는 전통적으로 북미권 업계에서는 포괄적으로 ‘거미’(gummy)라고 칭한다. 우리는 이를 ‘구미’라고 한국식 영어로 발음하기도 하는데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젤리’라고 해두자. 젤리에 관한 몇가지 트랜드를 살피는 것이 본래 취지이니 용어는 이쯤 해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동심 자극하는 성인시장
요즘은 젤리식품도 설탕함유를 줄이고 유기농 원료를 이용해 만든다고 선전하는데 젤리 당과류 제조사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과 향으로 무장해 성인을 겨냥한 젤리 식품을 홍수처럼 출시하고 있다. 동심 (童心)유발 마켓팅이라고 불러 마땅하겠다.
밴쿠버에 근거하고 있는 ‘Yumy Candy Company’라는 회사는 식물성에 기반한 젤리 제품을 내세우며 비건층까지 포섭하는 활발한 마켓팅을 펼치고 있다. 올 여름 장사를 대비한 소다 라인을 출시했는데 맛으로 보면 콜라, 오랜지, 크림이며 디자인은 팝 드링크를 담은 용기(병)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이목을 끈다.
회사 창립자이자 대표인 에리카 윌리엄스씨는 이 기발한 향수 식품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사람들이 정서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원했다. 봉지를 여는 순간 향기가 풍겨나오는데 어릴적 추억이 떠오른다. 새콤한 오랜지 향기와 크림 소다 맛은 우리의 유년기에 가장 사랑하던 맛이었지 않은가…” 이들 신제품은 조만간 식품점 선반을 장악할 것인데 로브로와 세이브온푸드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2021년에 이미 나와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존 제품은 과일향 시리즈인데 복숭아, 딸기, 키위, 수박 맛이 있다.
종합 비타민이 한봉지에
별 것도 아닌 젤리 주전부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즘의 젤리 당과류는 역시나 건강친화적이고 웰빙 추구 트랜드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오메가-3와 비타민 C와 같은 영양소는 기본으로 들어간다. 비타민을 기반으로 하는 젤리 상품만 미국 시장 규모가 지난 2021년에 61억 달러였다고는 자료가 있다. 2028년 이 되면 이 지엽적으로 보일 법한 시장이 94억 규모로 크게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이런 자료를 대하고 보면 한물 갔다고 치부해버릴 젤리(gummy)시장이 결코 아니다.
B.C 리치몬드에 소재하는 ‘Herbaland Naturals’라는 회사에서 작년 4월에 ‘Iron Plus’라는 젤리 신제품 을 출시했다. 브랜드 작명에 ‘iron’이 들어간 이유는 빈혈을 유발하는 철분 결핍을 예방해주는 주전부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Iron과 plus라는 단어의 절묘한 조합으로 머리속에 이 제품의 기능이 무엇인지까지 쏙 들어온다. 작명이 훌륭한 때문인지 제품 자체의 품질성 때문인지 혹은 둘다 시너지 효과를 발한 때문인지 4월에 첫 선을 보인 제품이 8월에서 9월 두달 사이에 매출이 270%가 뛰었다. 그리고 이 회사 제품 매출 순위 5위권에 당당히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별한 비타민을 찾는 소비자와 미네랄 보충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들어맞은 제품이었다는 것이 회사의 평이다. 젤리 제품의 응용 영역이 무진장하다는 좋은 시사가 되겠다.
▲Herbaland Naturals 사는 창의적 젤리 주전부리 개발도 돋보이지만 친환경 포장과 소재 사용에도 앞장 서 주목받고 있다.
1983에 창립해 천연 식품만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영업하고 있는 ‘빅 캐롯’(The Big Carrot)이 최근 비타민 강화 젤리 제품을 약품 및 건강식품 코너에 추가했다. 회사 직원이 곧 회사 오너이기도 한 독특한 경영구조를 자랑하는 이 회사 담당 매니저 캐이트 맥머리씨의 말을 들어보면 뭔가 메시지가 느껴진다.”거미(gummies)는 건강식품을 의식하는 소비자와 재래식 전통 제품에 대한 강한 애착 혹은 고집을 가지는 소비자들의 가교역할을 하는 딱 안성맞춤의 식품이다. 이들 전통 애호 계층 손님들은 디자인이나 구조, 포장에서 조차 독특한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전통 포멧의 이들 젤리 제품에 건강친화적 요소들이 가미돼 있다면 양 극단의 두 손님층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꽤 괜찮은 당과류이다.”
▲일찌감치 친환경, 천연 식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빅 캐롯’ 매장의 약품코너에도 비타민 보강 거 미 (gummies) 제품이 추가됐다고 한다. 전통을 고집하는 소비층과 건강의식적 소비층을 모두 타겟으로 삼는 마켓팅의 일환이다.
씹어 먹는 취향에 딱!
캐나다인들은 전통적으로 당과류를 좋아하며 전통적으로 젤라틴으로 된 거미(gummies)를 우적우적 씹어 먹는 취향이 강한 편이다. 2022년 민텔 자료에 의하면 젤리형 주전부리는 캔디류 전체에서 캐나다 소비자들이 가장 애호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44%) 이에 비해 딱딱한 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30% 였다.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쫀득이 스타일의 당과류 취향이 아주 강한 나라다.
걸림돌인 설탕만 제거하면…
환경친화적 먹거리와 주전부리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전통적인 캔디류 소비가 유일한 장애요인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설탕이다. 제품 자체도 그렇거니와 마켓팅에서도 저설탕을 강조하기 위해서 천연감미료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집중 부각한다. 요즘 거의 모든 캔디 브랜드가 저설탕 제품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심지어 비건층까지 겨냥하는 마당에 감히 과거와 같이 인공 감미료가 듬뿍 함유된 제품은 발붙일 곳이 없다.
초콜렛을 덜먹는다는 소비자들도 조사해보면 이유가 설탕 성분때문이라고 한다. 첫번째 이유인 “살을 빼기 위해서”라는 답에 바로 뒤이은 답이었다. 캐나다인의 경우에는 캔디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이 2021년에는 26%였는데 오히려 2022년에는 17%에 불과했으니 캔디류 장사에 반가운 통계가 아닐 수 없겠다.
이상으로 캐나다 젤리 시장의 현주소를 큰 틀에서 몇가지로 살펴봤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젤리 주전부리를 포함해 캔디 시장의 긍정적 요인은 확인이 된 셈이고 다만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층을 겨냥한 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을 잘 가져가면 틈새 마켓 공략의 매력적 대상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능성 거미스’(functional gummies)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데 친환경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 방향을 잘 지적하는 개념이다. 민텔 자료에 의하면 캐나다 국민의 92%가 초콜렛과 캔디를 소비한다고 한다. 때때로, 수시로 즐기는 이 중독성 식품 시장에서 젤리 당과류가 외면받아야 할 이유는 조금도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