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비어스토어 체제 종식되나?

2023년 11월 21일

편의점 주류판매 전면 개방 기대감 부풀어




▲오늘날 비어스토어의 전신인 Brewers Retail Store. 금주령 시대가 마감된 1920년대 말의 풍경이다.



3개 외국 자본이 컨서시엄 형태로 지배하고 있는 맥주 독과점 판매 소매체인인 비어스토어(The Beer Store) 의 현행 시스템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온타리오 포드 주정부가 수개월 내로 의미있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데 비어스토어와의 계약(Master Framework Agreement ; 이하 MFA) 연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하 지난 11월 14일자 토론토 스타의 『 Is The Beer Store finished?』제하 관련 기획 기사를 정리 소개한다. 필요에 따라 일부 내용은 생략하고 또 부분적으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보충 설명이 추가됐음을 밝힌다. 스타의 기사는 비어스토어의 현주소와 역사에 촛점을 맞추며 심층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비어스토어는 온주에서 소비되는 모든 맥주 매출의 90% 이상을 한때 점하던 맥주 소매업계의 거대한 조 직이었다. 이후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감소했고 경쟁은 점증했으며 주정부가 편의점에까지 판매 문호를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막강한 위세를 떨쳐온 이 조직이 앞으로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온주 정부는 비어스토어와의 MFA계약 갱신은 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계약은 맥주 판매 허용 식품점수에 제한을 두고 상자 단위의 맥주 판매는 오직 비어스 토어에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주정부에서 비어스토어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식료품점과 편의점들에게 맥주 판매 가 허용될 수 있게 되며 이렇게 되면 비어스토어는 이들과의 무한 경쟁에 맞서야 하는 국면이 도래하게 된다. 문제의 계약은 지난 자유당 정권에서 10년 기한으로 체결된 것으로 2025년에 종료된다. 연장 의 사가 없는 경우 온주 정부는 비어스토어에 이 사실을 계약 만료 2년 전까지 통고해야 한다.


소매업 컨설팅 전문회사 J.C. Williams Group 전무이사 허치슨씨는 “비어스토어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매장 위치도 편리하지 않다.”고 개인 입장을 피력했다. 시대착오적이라는 표현도 했다. “이 조직은 80년대에 고착돼 있다. 수년 전에 약간 재정비된 것 같았지만 그다지 잘 작동하는 것 같지 않다.” 현재 비어스토어는 43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3개 자본이 이 채널을 독점하고 있다. AB InBev그룹의 라바트(Labatt), 몰슨 쿠어스(Molson Coors) 그리고 슬리만(Sleeman)이 이들이 다. 소유지분은 라바트와 몰슨이 각각 50% 육박하고 있고 슬리만은 2퍼센트이다. (*3개 자본 모두 외국 자본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1980년 초에 온주 내 맥주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비어스토어는 현재 점유율이 63%까지 내려가 있다.



비어스토어는 이미 시장 점유율이나 매장 수에서 감소세를 보여왔다.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가 이 조직의 최전성기였다. 이때 온주 맥주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고 그 나머지는 LCBO가 차지하 는 구조였다.


세월따라 고사(枯死)


상황은 2000년부터 바뀌기 시작해 2020/2021 회계연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63%에 머물고 있다. LCBO가 밝힌 자료다. 최근 몇년 사이 450개에서 433개로 매장수가 줄었다. 급속도로 사세가 축소되기 시작한 것은 캐쓰린 윈 수상의 자유당 정부 시절인 2015년때부터였다. 이 해에 MFA 계약을 체결했는데 일부 식품점에서 맥주를 취급하도록 허용하는 정책도 이때 시작됐다. 계약에서 허용된 식품점 맥주판매 처는 450개가 최대치였고 현재 온주 전역에 딱 이 숫자만큼의 식품점이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주정부는 모든 식당과 바에서 맥주와 와인의 외부 반출 판매를 허용했고 이는 비어스토어 에게는 더 큰 경쟁구도를 안겼다.


지난 1~2년 동안 비어스토어는 또한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 매각에 집중했다. 재정적 압박을 덜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의 하나였다. 지난 한해 매각한 부동산이 2백만 달러를 약간 상회했는데 2021년에는 1백만 달러가 채 안됐다. 2020년에는 약 30만 달러 정도였으니 매우 급격한 증가다. 그런가 하면 그 이 전인 2019, 2018, 2017년 3년 동안에는 520만 달러, 3,000만 달러, 2,450만 달러의 부동산을 각각 팔았다.


술에 관한 책도 쓰는 컨설팅 전문가 스티븐 뷰몽씨에 의하면 “비어스토어가 아직도 매각할 부동산이 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속가능한 전략은 아닌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세월이 가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 습이며 이를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 않다.”


지난 2019년 보수당 정부의 더그 포드 수상은 더 많은 소매업소가 술을 취급토록 하기 위해 비어스토어 와의 MFA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위협적 발언을 했다. 비어스토어 오너들은 즉각 격렬한 로비전을 펼쳤고 소송 불사의 단호한 자세로 나왔다. 그때부터 소송은 피하려는 정부와 회사 간의 엎치락 뒤치락 회합이 이어졌다.


또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비어스토어는 MFA 만료 후 계약 연장이 안될 경우를 대비해 계속 성공적인 조 직으로 살아남기 위한 현재의 배급망 체계 유지에 분발해왔다고 한다. 빈병이나 빈 캔을 수거하는 것과 관련해 ODRP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Ontario Deposit Return Program’의 약자인데 이 사업을 비어스 토어가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회사는 바로 이 사업을 앞으로도 계속 보장받고 싶어한다. 이는 다시 말해 향후 회사가 산하 매장을 최소한도로 계속 운영하는 것을 보장받는다는 의미 다. 비어스토어는 현재 주내의 수천개 요식업소에 맥주를 공급하고 있다. 수많은 병과 캔 등 빈 술 용기가 비어스토어로 수거된다.


수천개 일자리 위협


비어스토어도 노조가 있다. 약 7,000여 명의 이 조직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조는 이름하여 United Food and Commercial Workers Union라고 불린다.



UFCW



1979년에 설립된 노조이며 산하에 약 130만여 명의 미국과 캐나다 근로자들이 가입돼 있다. 소매업 근로자들이 주축을 이루는데 육류포장, 식품 가공 제조, 환대산업, 농업, 마리화나, 보안, 섬유, 의료 업 계 종사자들이 대부분이다.



노조 대변인은 이렇게 말한다. “비어스토어가 사라지면 수천명의 근로자에게는 재앙이다. 조직의 어떤 변 화들은 지역 커뮤니티에 파멸적이 된다. 재활용 시스템이 교란되고 소비자들은 크게 치솟는 맥주 가격을 경험할 것이며 비어스토어 수천명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나 앞에 소개했던 컨설팅 회사 허치슨 이사는 “빈병 수거 재활용 프로그램은 다른 소매업소들도 쉽 게 감당할 수 있는 일거리며 이미 식료품점들이 비알콜 음료 용기 수거 작업을 잘 해오고 있다”고 응수 한다. “여타 소매업소들이 이 프로그램을 기꺼이 하고자 한다. 이는 업소 손님 유인책이기 때문이다. 마치 복권가게가 복권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이를 수단으로 트래픽을 도모해 다른 쇼핑을 가능하게 해주 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정으로 리사이클링 활성화와 친환경을 원한다면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장소 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확대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비어 스토어 관장 주무부처인 온타리오 재무부(장관 Peter Bethlenfalvy)는 MFA 갱신 관련한 이슈에 대 해 아직 확실한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주류판매 소매업의 전체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생각은 분명해보인 다.


재무부 홍보담당 국장 에밀리 호지빈씨는 “정부가 온주내 알콜 판매 시스템의 유의미한 변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추진 과제의 우선 순위 중 하나”라고 말한다. 또 온주 주민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사업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과제라는 말도 했다.


본래의 모습으로


로브로, 소비, 메트로 등 대형 식품유통소매업을 대변하는 전국소매업협의회(RCC) 대변인은 MFA의 종료는 맥주 애호가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MFA는 소비자들에게는 선택폭, 편의성, 가격 등 에서 어떤 이로움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오직 대형 맥주회사의 이해관계에만 봉사해왔을 뿐이다. 이제 MFA의 종말을 다룰 때가 왔다.”


온주편의점협회(OCSA) CEO 데이브 브라이언즈씨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렇게 증언했다. “가족들이 매달려 지역 커뮤니티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천 편의점 업소는 정부가 내건 약속 이행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비어스토어의 준(準) 독점 체제를 끝장낸다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 다.”


“MFA가 사라진다는 것은 비어스토어가 -최소한 이 조직이 운영하고 있는 소매채널이-  너무 오래 버텨 왔다는 의미다.” 맥주 전문 잡지 ‘Growler’의 편집인 조단 존씨의 말이다. “MFA를 종식시켜봐야 대형 맥주회사의 일정 수익이 사라지는 것 뿐이다. 그정도 마진이 없어지면 소매 기능이 다소 약화되기는 하 겠지만 비로소 비어스토어는 가치있는 본연의 업무 즉 맥주 창고업과 배급 사업에 전념하게 될 것이다.”


그가 말하는 본연의 업무는 역사적으로 비어스토어의 뿌리, 즉 1927년에 ‘The Brewers Warehousing Company’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던 그 시절에 이 회사가 수행했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해에 온타리오는 금주령 시대(prohibition period)를 마감했다. “비어스토어는 1927년으로 회귀해야 한다.”



Prohibition(금주령)철폐와  Beer Store의 시작

 

캐나다는 19세기 말부터 말단 지자체에서 주 단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술 금지 정책을 펼치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주 정부 차원에서 대부분 1900년대 초까지 이 정책이 이어졌으며 1918년부터 1920년 사이에는 전국 단위로 획일적 금주령이 실시되기도 했다. 금주령 철폐는 1920년대  들어서면서 주 단위로 캠페인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1920년대 말까지 모든 주가 이 정책을 폐기했다. 다만 P.E.I주는 1901년부터 1948년까지 금지령이 길게 시행된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온타리오는 1916년부터 1927년까지 ‘Ontario’s Temperance Act’(절제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금주령이 실시됐는데 여기서 ‘절제’라 함은 ‘금주’를 의미한다. 1927년에 이 법은 ‘Liquor Control Act’ 라는 법으로 대체됐는데 정부가 운영하는 주류소매업소에서 술을 구입해서 가정에서 술을 마실 수 있 도록 시민들의 음주를 허용했다.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허용이었을 뿐이다. 대중적으로 술집에서 술을 자유롭게 사 마실 수 있는 때는 1934년부터였다.




▲온타리오의 Elk Lake 라는 마을에서 경찰이 밀주 제조 현장을 급습해 술통째 몰수하는 장면으로 1925년의 모습이다.

 


1927년에 온주 정부는 거의 10여 년에 걸친 금주령 시대를 마감하며 이와 동시에 맥주는 단일 시스 템의 소매 및 도매 채널을 통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때 탄생한 것이 온타리오 맥 주 제조업체들의 컨소시엄 형태로 발족한 ’Brewers Warehousing Company Limited’라는 조직이다. 이 회사의 소매기능은 ‘Brewers Retail’이라는 간판을 단 매장이었다. 그리고 이 명칭은 1985년에 ‘The Beer Store’라는 이름으로 개명돼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