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저장탱크 UST의 발전사

60년대 신소재 유리섬유가 새로운 시대 열어

주유소병설편의점 관련 소개 기사에서 늘 편의점 쪽에 무게를 둔 기사가 주를 이뤘는데 모처럼 주유소에 관한 기사를 쓰고자 한다. 차를 대놓고 주유하는 것이야 일상적 행위인데 호기심은 주유기를 통해 기름이 흘러나오는 저장고, 다시 말해 기름저장탱크 구조나 재질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 있겠다.

지난 60년 이상의 세월동안 지하유류저장탱크(underground storage tank ; 이하 UST)의 재질은 유리 섬유(fiberglass)였다. 이는 주유소 기름저장탱크뿐 아니라 연료 시장의 황금 기준으로 행세해왔다. 이전 시대에는 재질이 거의 금속이었다. 주유소 업주들은 금속탱크의 부식, 기름유출 등으로 골머리를 앓기 일쑤였고 정기적으로 청소도 해줘야 했기 때문에 이 또한 큰 비용부담을 안겼다.

드디어 1963년 오웬즈 코닝(Owens Corning)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유리섬유가 그에 앞서 잠시 금속을 대체했던 플라스틱 탱크의 안전성을 강화시켜주기 위해 처음으로 이용된 것이다. 이 새로운 저장시스템은 연료때문에 일어나는 부식따위는 일어날 수 없도록 확실하게 해결했다.

 

 

오웬스 코닝사(OWENS CORNING CORPORATION)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다. 1935년 미국의 두 유리제조사였던 Corning Glass Works와 Owens-Illinois의 합작법인으로 최초 설립 된, Owens-Corning Fiberglass Company이 기업의 모태다. 단열재, 지붕재 및 유리섬유 복합소재를 제조 판매한다. 이 회사는 전 세계 37개국에 약 19,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오웬스 코닝은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이다. 한국에는 1999년 한 국오웬스코닝(주), 2005년 오웬스코닝 비엠코리아(유)를 각각 설립하여 유리섬유 및 복합 소재, 지붕용 건축자재 등을 제조, 수출, 판매하고 있다.

사실 이에 앞선 히든 스토리가 있다. 회사측이 최초에 설계한 모양은 편한 저장을 위해 탱크 끝 부분이 좁아들도록 했고 늑골모양의 중간 지지대가 없었다. 이런 형태는 땅에 묻고 공사하는 과정에서 받게되는 압력을 이겨내기 부담스러운 구조라서 오웬스 코닝 사는 나중에 표면을 딤플(골프공처럼 오목오목 패이게 한 모양)처리해서 흙더미 중압을 덜 받게 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탱크 기저부에 늑골형 지지대를 추가해서 한단계 더 발전시켰다. 압력을 이겨내는 강도 가 더 보완됐고 디자인도 훨씬 안정성이 있게 처리된 것이다.

이정도로도 정부 승인얻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회사는 모델C라는 것으로까지 발전시켜 마침내 최초로 유리섬유라는 재질을 동원했다. 그리고 이 자재까지 보태지며 완성형을 내놓고 정부 승인을 득하게 됐다. 60년대 초의 일인데 놀랍게도 이때의 스팩 대부분이 거의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초기 엔지니어들의 영감과 통찰력 그리고 기술력 수준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자랑스럽게 증거하 는 대목이다. 사실 요즘 주유소 저장 탱크만이 아니라 모든 일상 생활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술력이나 소재들이 비약적 발전을 보이고 과거의 것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지만 특정 분야의 것은 변치 않고 과거의 기술력과 소재를 능가하지 못하는 분야도 많다. 그 중 하나가 주유소 주유저장 탱크인 것이다.

이같은 디자인으로 처리된 신제품으로 오웬스 코닝은 정부의 기준을 맞춰 심사에 통과됐다. 정부 표준 검사 테스트 기관들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과 FM(Factory Mutual)같은 곳이 탱크의 안전성을 보증했다. 테스트 기관들은 반구(半球)모양으로 상단부분을 처리하라고 조언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흙더미 등 위에서 내리누르는 압력, 고르지 못한 버팀, 외부압력저항 등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탱크가 한번 표준화되고 나자 주유 소매업주들은 이 유리섬유라는 소재의 탱크가 얼마나 기가 막힌 것인지를 앞장서 증언했고 입소문은 빨랐다. 완두콩 자갈과 적절한 사이즈로 부순 돌맹이가 탱크를 메우는데 최상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는 상단을 반구모양으로 한 디자인과 찰떡 궁합을 이뤘다. 오웬스 코닝은 이 모델C를 마침내 1979년에 특허출원까지 했다.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것에서 얻은 자신감이었다. 회사는 특허를 얻은 후 엄청 바빠졌다. 전국의 주유소 지하저장탱크 교체 붐이 일어난 것이다. 업주들이 알아서 품질을 홍보해주니 회사가 나서 특별히 홍보할 필요도 없게 됐다. 더 안전하고 더 강력한 탱크가 이렇게 안착을 보게 된 것이다.

주유 소매산업사에 회자되는 과학의 승리이자 미담이다. 오늘날 이 디자인은 하나의 표준으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안전성, 안정성, 효율성에서 변함없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온갖 연구소가 다 있다. ‘유리섬유 탱크 및 파이프 연구소’(Fiberglass Tank and Pipe Institue) 라는 곳이 있는데 이 연구소장 로버트 랭키스씨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약 53만 개의 지하유 류저장탱크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탱크의 용량도 자꾸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전에는 2백만개 이상이다가 용량이 커지면서 1/4정도로 갯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한다. 연료마다 소형통에 담아서 갯수가 그리 많았던 것인데 이후 용량을 키우고 하나의 탱크에 경유와 중유를 함께 담으니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인데 그만큼 연료의 종류가 다양해진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기술적 발전이라고 좀더 보태자면 벽을 2중으로 처리했다는 정도이고 지하 설치 과정의 노하우도 과거보다 발달됐다. 랭키스 소장에 의하면 UST탱크의 대부분은 한번 묻으면 30년 품질을 보증한다고 한다. 연구소는 탱크나 파이프 제조사들이 협회를 만들고 그 산하에 부속시킨 기관으로 오클라호마 털사에 있다.

 

 

 

 

 

 

 

 

 

 

 

 

 

 

 

 

 

캐나다의 UST 와 TSSA

유리섬유계의 내로라는 미국 제조사로는 앞에 소개한 오웬스 코닝 이외에 Xerxes/ZCL이라는 회사도 있다. 두 회사 모두 지하유류탱크 디자인 및 제조에 선두를 달렸지만 캐나다는 나름의 자체 환경 규제 기준을 마련하고 있었다. 물론 미국의 위 두 회사 권고나 조언도 반영했다. 예를 들어 탱크의 수명에 관한 조언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위의 UL캐나다 법인과 온주 비영리법인 ‘기술표준안전청’ (TSSA ; Technical Standards and Safety Authority)이 오늘날 통용되고 있는 탱크에 관한 모든 규정이나 제도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캐나다는 지금까지도 가장 바람직한 안전관리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TSSA는 올해 1월에도 무게감있는 조언을 하나 내놨는데 2006년 1월 1일 이전에 설치된 이중벽 지하 파이프 시스템을 내년 10월 1일까지 업그레이드 버젼인 ELLD(Electronic Line Leak Detection)로 교체할 것을 강력히 권하고 있다. 환경, 특히 주유소 탱크 관련한 엄격한 설치와 관리는 캐나다가 상당히 엄격한 나라에 속한다.

제801호 실협뉴스 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