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정제, 휴대용 생필품으로 浮上

코로나 대비 아이디어 속출, 편의점 각광 예상

손(手)의 위생이 요즘처럼 중요해진 때가 과거에 있었나 싶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그 절정을 이뤘던 것 같다. 보건 당국이 국민들에게 비누칠해서 손을 자주자주 씻으라고 강력히 권했었다. 그런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는 알콜성분 함유 손세정제라도 사용하라고 했다. 수요가 급증했던 한동안 소비자들은 손세정제, 항균성 물비누, 일회용 물티슈, 분무형 살균제 등 손 소독 관련 제품 사재기가 극성을 떨었다.

이는 협회 회원들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지난 3월과 4월 상황이며 협회 산하 조합을 이용하는 회원이라면 더욱 실감을 했을 것이다. 조합도 부르는게 값인 공급사에게 평소보다 비싼 가격으로 그나마 원하는 만큼의 물량도 아니고 미흡하기 짝이 없는 물량을 간신히 확보해 허덕허덕 했었다. 그런 내막도 모르고 회원 업소에서 판매된 세정제 가격이 바가지라느니 상도덕이 없다느니 누명까지 씌우는 무책임한 소비자들의 고발도 있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억울한 협회와 조합은 내막을 알리기 위해 주류 로컬 언론의 힘을 빌어 실상을 전한 바 있다.

사재기의 실상을 절감할 통계 하나를 살펴보자. 시장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3월 7일부터 14일까지 한주동안 손세정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35%가 뛰었다. 또, 개인 휴대용 물티슈는 268% 매출 증가를 보였다. 현재 기준으로 캐나다 손세정제 시장 규모는 약 3,800만 달러인데 향후 5년에 걸쳐 매년 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거의 패닉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세정제 사재기가 소매업소 선반대를 싹쓸이하자 연방 보건부는 알콜함유 손세정제품 제조, 공급, 수입 사업은 물론 이에 관련한 라벨, 포장 하청업체에 이르기까지 관련 비즈니스 허가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해줌으로써 긴급상황에 대처했다.

매우 흥미롭게도 이런 긴급상황이다보니 평소의 양조(釀造)회사들이 때아니게 손 위생 관련 제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약회사와 피부 관리 관련 회사들이 세정제 생산에 주력한 것은 물론이다. 이에 대해 당시 보건부는 “이 임시 조치가 평소의 공급 수준으로 안정화될 때까지 운영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만큼 급했던 당시였다.

   

 

 

컨설팅 회사 칸타르(Kantar Consulting)의 캐나다 담당 선임 연구원 아마르 싱씨의 말을 인용해본다. “이는 품절(out-of-stock)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사들은 평상시대로 물량을 출시하고 있었으나 수요가 급작스레 폭발해서 이를 따라가느라고 엄청난 고생을 했다.” 6월 달 상황을 돌아보자. 손 위생제로 유명한 브랜드인 퓨렐(Purell) 제조사 ‘고죠산업’(GOJO Industries)이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전의 생산량보다 두배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6월에 발표했었다.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미국 오하이오에 생산라인을 2개 추가 오픈할 정도였다.

“수요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지만 공급은 과거에 주목받지 않던 지역단위 중소업체까지 나서서 생산물량을 상당량 감당해서 맞춰지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이슈는 공급처(sourcing), 제조 원추적가능성(traceability)이 키워드가 된다. 또한 용량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리터짜리 통에 든 살균제를 들고 다닐 소비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개인이 주머니나 가방에 담고 다닐 수 있는 소형 휴대용 세정제가 위생용품군(群)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위생개념이 현대인들의 일상적 삶에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는 수준으로 깊숙히 들어와 자리잡을 것이다.” 손 세정제 관련해 아마르 싱씨가 예측한 미래의 우리들 모습인데 이미 지금 시작되고 있다.

세정(洗淨)에 보습(保濕) 겸해야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 하나 있다. 비록 현재는 급한 나머지 기능성에만 몰입되고 있지만 부가가치에 대해 조만간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손세정제의 경우 결국에는 피부에 해가 있네 없네 하고 따질 것이다. 강력한 성능의 손세정제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보건학 차원의 연구가 벌써 나오고 있다.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이런 것까지 따지고 들기 전에 미리 안전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보건상의 피해를 없에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향이 나는 제품, 세정과 보습효과를 겸한 신제품 운운하는 수준의 적극적 제품 개발을 요구받을 것이다.

온타리오 헉스베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그린비버(The Green Beaver Company)라는 회사가 코로나가 한창인 기간 살균용 스프레이형 손세정제를 처음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백퍼센트 천연 바디 케어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는 회사인데 시국이 시국이라 손세정제를 처음으로 추가한 것이다. 용량은 90밀리 한 종이며 에탄올 70%, 필수 오일, 식물성 글리세린 등이 배합된 스프레이 스타일 제품이다. 회사 마켓팅 프로젝트 매니저 예닉 브라운씨에 의하면 기존의 천연 성분 제품과 추가된 화학 제품인 손세정제 모두 폭발적 매출을 경험했다는데 시간이 지나며 수요는 상당히 진정됐음에도 상대적으로 과거보다 여전히 높은 매출을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브런스윅의 큰 도시인 멍튼에 소재하고 있는 프릴람 엔터프라이즈(Prelam Enterprises) 역시 유사한 경험을 한 또 하나의 회사다. 코로나 위기가 심각하던 초기에 개발 출시한 이지퍼(E-Z Pur Soap On The Go)라는 휴대용 스프레이형 비누인데 백이나 주머니에 간편히 넣고 다닐 수 있다. 손에 쥘 정도의 깜찍한 사이즈이니 편하기 이를데 없다. 회사 공동 창업자의 한 명인 뤽 젤베르씨가 들려주는 당시의 배경은 이렇다. “장보러 가면서 집에서 쓰는 일반 비누를 휴대하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손 비누를 어떻게 하면 휴대하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생활 필수품의 아이디어는 어느 것이나 그렇듯 이렇게 절실하게 필요성이 대두되면 나오게 마련이다. 이래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표현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 제품은 5가지의 필수 오일 성분에 항균성 소독 물질이 배합된 구조이며 이 배합물이 인류역사상 흑사병이 돌던 중세 때 이미 사용된 바 있다는 설이 있다고. 역사적 고증이야 어떠하든 젤베르씨는 제품 개발에 착수한 이후 글리세린을 함유하며 알콜성분은 없는 그런 손세정제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컨셉이 설정됐다고 한다. 효과도 좋고 보건당국의 승인도 가볍게 얻었다. 또 이지퍼 시리즈의 하나로 E-Z Pur Shopper’s Helper Surface Disinfectant 라는 제품도 있다고 한다. 이 회사 제품 광고를 보면 마리화나 피운 공간에서 나는 냄새를 비롯한 불쾌한 냄새 제거용 휴대 시리즈 제품도 자랑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가지 제품과 제조사를 소개하며 손세정제 시장 현황을 살폈다. 앞서 소개했던 컨설팅 회사 칸다르의 선임 연구원 싱씨의 조언을 기초로 다음과 같이 종합적인 결론을 내린다.

손세정제 종류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기로 워낙 많이 출시돼 업소에서 취급할 종류를 잘 선별해야 한다. 위생 상품군으로서의 상품기획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복합 기능 즉 손의 소독 기능에 더해 보습효과, 스킨 로션 역할 등이 더해진다면 강점을 누릴 것이다. 선스크린 기능도 더해질 수 있다. 연구원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일치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체인 편의점이라면 자사 상표 부착 손세정제를 취급할 수도 있다. 단가도 낮추고 회사 명망도 올리고 일석이조다. 마지막으로 가격경쟁력이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라 사람들이 가격에 그리 민감하지 않고 바가지 요금만 아니면 손세정제를 거의 의무적으로 구입하지만 종류도 다양하고 기능도 복합적인 것을 알아간다면 소비자들은 보나마나 가성비(價性比)를 따지고 들 것이다. 품질좋고 다목적 기능을 갖춘 합리적 혹은 저렴한 가격의 손세정제 로 편의점 매출 증대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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