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달라질 食文化

함께 먹는 ‘집밥’ 소비 증가, 간식에도 큰 변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과 이어진 주요 업종 잠정 폐쇄가 전세계 소비자 행태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일부는 아직도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집에 칩거하면서 평소에 즐겨 찾던 식당이나 커피숍을 갈 수 없게 되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유형의 식습관이 형성된 것이다.

격리소비(quarantine consumption)라는 신조어가 흔히 사용되고 있다. 자기 집이라는 테두리에 격리된 삶은 여러 핵심 주제 중에 ‘부엌으로의 귀환’(return to the kitchen)이라는 그럴듯한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다.

밖이 아닌 자기 거처 부엌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식구들 혹은 동거인들끼리 식탁에 모여 함께 식사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또 넷플랙스 등을 통한 동영상 함께 즐기기로 사교적 시간도 많아졌다. 결국 집에서 요리해먹는, 한국식 유행어로 말하면 ‘집밥’ 먹는 기회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식사 풍속도가 이렇게 변함에 따라 함께 나누고 돌보고 친근감넘치는 분위기 조성에 어울리는 옵션들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정서적 행복감과 물질적, 달리 표현하면 먹는 행복 양쪽의 니즈 조화를 추구함에 따라 건강과 웰빙을 최우선시하는 트랜드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고 칼로리, 고 지방에 대한 우려는 코로나 이전에는 그다지 높지 않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면에 등장하며 설탕만큼이나 걱정스러운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아마도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며 먹고 자다보니 체중이 쉽게 불어난 때문일 것이다. 섭생관리(diet)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이런 관심은 체중증가 방지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게 한다. 요즘 코로나로 ‘집콕’(집에만 있다는 ‘집에 콕’의 축약)하면서 많이들 사용하는 유행어가 ‘Quarantine -15’ 이다. COVID-19에 빗댄 패러디로 코로나로 인한 격리때문에 15파운드 체중이 늘었다는 익살스러운 표현이다.

또한 불확실한 경제침체의 역풍은 미래 소비 선택 트랜드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원인들이 분석되고 데이터가 축적되겠으나 여하튼 ‘집밥먹기’는 코로나 발(發) 경기침체가 낳은 최대의 결과 중 하나이며 이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정부가 외식 영업금지를 해제해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어느정도의 트랜드로 뿌리내려져 있을 것이다.

전통으로의 회귀(回歸)

코로나가 왕성하게 번져나가던 지난 4월 기준으로 비교해보자. 지난 5년간 그 어느때보다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덜했다고 한다. 하루 세끼를 거의 꼬박꼬박 챙겨먹고 중간 중간에 간식도 먹는 전통적인 식습관이 잊혀져 가다가 코로나로 뜻하지 않게 되돌아왔으며 이는 숱한 식품.음료 회사들에게 여간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달라진 소비자들의 아침 식단에서 주로 토스트, 시리얼, 과일이 많이 소비되고 있고 오랜지 쥬스와 더운 차도 꽤 소비가 늘었다고 한다. 아이템들이 전통적으로 아침식사에서 먹던 것들이다. 한동안 매일 출퇴근하랴 아이들 챙겨 학교보내랴 하는 압박감이 없어지자 아침을 잘도 챙겨먹었다. 하지만 코로나 전의 아침은 만약 먹는다면 주로 아침 7~9시 사이였는데 이제 집에서 느긋해지자 주말이든 주중이든 아침 식사 시간대가 더뎌졌다. 올해 2월 기준으로 비교했더니 이른 시간 아침 먹는 비율이 4월에 4%가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있다.

커피 소비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2월 대비 4월의 소비량은 1.3%가 감소했다. 아마도 직장이나 일 터에서 업무로 받는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잠시 잊기 위한 청량역할제 커피 소비가 집에서 지내다보니 덜 땡긴 결과일 것이다. 

점심은 모여서 가볍게

점심은 하루 중 안먹고 건너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식사라는 불명예를 재차 얻어가는 모습인데 아마도 앞서 지적한대로 아침을 늦게 먹다보니 시간적으로 밀려서 애매해지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을 챙겨먹는 경우에 한해서 보자면 이 또한 함께 모여 먹는 분위기라서 함께 나눠 먹을 요리를 찾게되는 경향을 뚜렷히 보여주고 있다.

집에서 해결하는 점심 스타일은 배가 부르게 먹기 보다는 끼니와 끼니 사이의 갭을 채워주는 정도의 가벼운 먹거리를 선호한다. 주로 치즈, 과일, 야채 혹은 조각 낸 야채에 딥을 찍어 먹는다. 스프 한대접에 샐러드 한그릇의 짝을 이루는 점심 스타일도 많이들 즐긴다고.

그릴에 둘러앉은 저녁

아무리 ‘혼밥’ 시대라고 하지만 저녁만큼은 가족이든 누구든 타인과 함께 먹는 경우가 삼시 세끼 중 가장 많다. 그런데 앞으로 더 자주 식탁에 둘러앉더라도 한가지를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각자가 달리 해서 먹을 가능성이 높다. (3월 대비 4월의 이 경향은 4% 증가) 간단히 말해, 저녁 식사를 함께 먹을 가능성은 물론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하겠으나 먹는 음식은 각자의 것을 챙긴다는 말이다. 개성은 유지된다는 의미다.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하는 스크레치 쿠킹(scratch cooking)과 간편 식사대용 키트 음식 해먹기가  2월 대비 4월에 1.7% , 2.7% 각각 증가했다.

저녁요리 때 사용되는 주방 설비로 가스레인지가 단연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바베큐 그릴 사용이 3.7%나 늘었다는 것은 주목할 현상이다. 4월 날씨가 꽤 쌀쌀했던 것을 생각하면 여름 야외 바베큐 시즌에 얼 마나 더 자주 사용될 것인지 예상이 된다. 고기를 덜 먹자는 소비자들의 트랜드가 코로나 사태 이전에 점증하는 모습이었으나 코로나가 심각한 양상을 보였던 4월이 되자 집에서 고기 먹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 났다. 주로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가 육류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간식의 취향 변화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외출금지 또는 외출 삼가 경향이 뚜렷해졌고 아파트나 콘도의 경우 저녁시간에 불을 밝히지 않은 곳이 없이 환하다. 사진은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파트 모습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장기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식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다.

캐나다인의 간식 소비가 월 단위로 볼 때 뚜렷한 증가를 보였다. 점심과 저녁 시간대에 집중 증가했는데 선택 기준은 건강과 입맛의 절충적 결합으로 분석됐다. 건강보다는 입맛 당기는 쪽으로 선택하는 때도 있고 입맛보다는 건강친화적인 아이템을 기준한 때도 있어 둘 중 어느쪽으로 편향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건강쪽으로는 이른 시간대에 집중되고 입맛대로 가는 것은 저녁시간대에 집중되는 경향을 띤 점이 흥미롭다.

오후 시간대 주전부리는 건강이냐 입맛이냐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때가 주전부리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시간대인만큼 제조사들도 코로나 이후의 간식 트랜드가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에 대해 깊은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주된 간식거리로는 과일, 치즈, 초콜렛, 감자칩, 쿠키 등이 꼽히고 있다.

가정에서의 간식이 매우 빠른 속도의 소비 증가를 보이는 이유로는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달래기 위한 무의식적 욕구가 기저에 강하게 깔려 있다. 물론 주전부리 자체를 편하게 즐기고 싶은 욕구도 당연히 존재 한다. 이밖에 또다른 니즈의 동력으로는 향수(鄕愁)를 꼽을 수 있겠다. 아련한 추억, 노스텔지아는 주전부리에 대한 무시할 수 없는 근원이다. 생기와 행복감을 샘솟게 하는 동심(童心)의 먹거리 브랜드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친밀히 해주는 촉매제이다.

스낵이 뜨면 거기에 맞춰 음료도 함께 뜨기 마련. 코로나 시국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음료에는 그간 건강 때문에 기피의 대상이 되던 탄산음료(CSD)도 다소 복권됐다. 더운차,광천수, 맥주와 와인이 주종을 이루는 온갖 알콜음료도 포함된다.

소비자들이 가정에서의 먹고 마시는 행위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인식함에 따라 소비자 니즈와 습관도 이에 상응한 진화 발전을 해나갈 것이다. 특히 앞으로도 집이 삶의 유례없이 중요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높아가는 것과 함께 식습관의 다양한 행동의 변화가 정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상상을 능가하는 변화의 정도와 속도가 체감될 것이고 뉴노멀(New Normal) 환경에서 어떤 가치들이 더 부각되고 부상할지를 결정짓는 소비습관의 중대한 진화가 계속될 것임을 소비자, 소매업, 제조업 모두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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