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의존 높아가는 캐나다인 아침식사

편의점 푸드서비스의 고품격화, 성공의 관건

대부분의 캐나다인들 머리속에 수십년 동안 반복되면서 각인된 식사문화 관련 관용적 표현들이 꽤나 많 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시금치를 먹으면 뽀빠이처럼 강해진다.”(Spinach will make you strong like Popeye.), “홍당무를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Carrots will improve your eyesight.)는 표현을 들 수 있겠다.

그러고 보니 저 표현들은 한국인들도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로부터 들어온 익숙한 말들이니 먹는 것 관련해서는 동서가 다르지 않구나 싶다. 심지어 어린 시절 홍당무와 관련해 이런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홍당무 많이 먹으면 눈이 좋아진다”, “왜?”, “말이 안경낀 것 봤어?” 지금 들으면 무슨 아재개그같지 만 어린시절 꽤나 웃음주던 조크였다.

그런데 저 경구같은 표현들에 더해 캐나다 사람들의 식습관에 반드시 추가해야 할 표현이 하나 더 있다. “아침식사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다.”(breakfast is the most important meal of the day) 이 표현 또한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아침밥을 중시하는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침을 거르는 것이 크나큰 불경이라도 저지르는 것 같은 가르침을 어른들로부터 받으며 자랐다. 이 전통은 아직도 지배적 관념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젊은이들이나 아동에 이르며 약화된 것 또한 사실이다. 입소스(Ipsos)에서 조사한 소비성향에 대한 몇가지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캐나다인의 1/4이 아침을 거른다는 사실이다. 이는 불과 지난 3년 사이에 이전 대비 20%나 증가한 수치다. (4퍼센트 포인트 증가)

모든 현대인의 생활 스타일이 그러하듯 식문화에서도 식습관과 식단 선택의 과격한 변화가 있어왔음을 전제로 “아침 식사와 관련해 어떤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질문을 의미심장하게 던져봐야 할 때이다.

아침을 오전간식으로

매일 아침 출근 준비하느라고 난리법석을 겪거나 조금이라도 잠을 더 자려고 집에서 아침을 굶은 사람들 은 아침 대용으로 회사 사무실이나 작업장에 출근해 다소 덜 바쁜 시간대를 이용해 간단한 주전부리로 아침을 때운다.

하지만 이런 풍경이 늘 일상화돼 있다고 상상해서는 안된다. 입소스 자료를 보면 아침식사 거르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점심때까지 그냥 아무것도 안먹지만 덜먹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중에 찾아 먹게 된다고 한다.

이 현상은 업계에 새로운 과제와 자극을 주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아침 식음료 예를 들어 시리얼, 요구르트, 우유 등을 놓고 부각되는 이슈다. 이 음식들은 아침 식사 소비가 날로 빈약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식문화 현상에서 덩달아 왜소해지고 있다.

새로운 식문화 풍속도

다시 입소스 자료를 보자. 사람들의 하루 식사 실태를 추적해 나가는 가운데, 75%의 국민들이 아침식사가 중요하다고 믿고 있으면서도 한가지 새로운 관념 혹은 개념이 대중의 인식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인데 아침식사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 위치를 점해야 하는 걸까 하는 근본적 질문이다.

왜 이같은 질문이 나오는가 하면 새로운 식이요법(dietary regime)의 대중적 인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굶기도 이에 포함되며 식사 패턴의 대체 요법 인기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 순위는 유제품 안먹기다.

가정의 삶에서 식문화의 변화는 아침 식사 중요성의 순위를 뒤로 밀리게 하며 식탁에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하는 장면을 보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설문 조사 결과 그나마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2/3는 ‘혼 밥족’이었다. 혼자서 아침을 먹는다는 말이다. 이 현상에 주목하면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어 진다. “아침 식사 시간과 비용에  얼마를 투자하고 있으며 식사가 가능하기 위한 여타 어떤 노력들이 수반되는가?”

아침밥, 집보다는 밖에서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오늘날의 식문화 트랜드가 캐나다인들의 아침밥 소비 패턴까지 영향을 미쳐온 것이 명백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가지 개념 – 첫 철자가 모두 ‘H’로 시작해 ‘five Hs’라고 명명 할 만하다 – 이 여전히 아침식사와 관련한 캐나다인들의 의식을 지배한다. 배고픔(hunger), 건강(health), 습관(habit), 다정한(hearty), 급한(hurry)이 그 다섯가지다. 이를 합해 풀어서 표현하자면 “아침에 배는 고프고 바쁘기는 하지만 건강은 챙겨야겠고 이왕이면 따뜻한 정성이 담긴 건강한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싶다”는 메시지다.

아침 식사 시장에 뛰어든 비즈니스군(群)은 매우 다양하고 각자 자신의 외연을 크게 넓혀왔다. 시장의 몫을 키우기 위한 채널 간의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의 배(腹)를 누가 더 많이 점령하냐는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간편하게 휴대하고 이동하면서 소비할 아침 먹거리의 선택에 당면해서는 그 폭이 그다지 넓지 않다. 평균적으로 다섯끼의 아침식사 중 한 끼 (20%의 시장)는 밖에서 해결되고 있는데 패스트푸드점(QSR)이 절대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 지난 5년간의 시장 조사를 보면 이는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편리한 소비”라는 개념이 아침식사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어서 아침을 못먹어 툭하면 배고픈 소비자에게 있어 더운 음료 – 대표적으로 커피 – 한잔에 간편히 소비될 수 있는 적절한 끼니거리를 간절히 바란다. 따라서 푸드서비스를 제공하는 업계 – 편의점이든 QSR이든 불문하고 – 는 제품 수준을 높이고 영양가가 충분하며 성분 표기가 분명한 믿을만한 상품 만들기에 부심한다.

따뜻한 포만감  향한 아침의 니즈

 

 

 

 

 

 

 

 

 

 

 

 

 

 

 

 

 

▲편의점이나 식품점에서의 아침식사 대용품이 질적 수준과 다양성을 날로 높여가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의 편의점 간편아침대용품 소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착된 풍토이다. 캐나다도 아침식사를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관념이 있기 때문에 편의점의 푸드서비스가 공략목표로 힘을 쏟을 만하다.

아침을 비록 거르는 일이 많지만 만약 먹어야 하는 거라면 그냥 먹지 않는 것이 현대 소비자들이다. 이왕 밖에서 해결하는 아침밥이 정성을 들였고 영양분 듬뿍한 웰빙 수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집착 수준의 이 아침나절 소비자 니즈는 자연적으로 선택권 확대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업계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온갖 기능성 건강 증대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여기에 인간미까지 느끼는 정서적 요소도 동시에 고려되고 있다. 따뜻한 온정과 안락함, 심신에 모두 활력을 주는 음식으로까지 격상한 아침 메뉴가 돼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겼던 식재료들, 예를 들어 계란, 베이컨, 팬케이크, 베이글, 야채 등은 서서히 퇴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식음료 제조사, 소매업, 전문 푸드서비스 업계 등이 아침식사 시장을 놓고 격한 싸움을 벌이는 것은 바로 이 새로운 식사 패턴의 등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 각축전에 참가한 각 채널들은 현대 소비자들 이 아침을 건너뛰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는 비법을 개발하도록 촉구받고 있다. 아침을 챙겨먹어야 한다는 단순한 의무감 정도가 아니라 아침을 먹고 싶은 욕구와 만족을 향한 기대감이 용솟음치게 할 매력적인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전통적인 달달한 아침은 이제 과거로 사라지고 있으니 이 변화를 잘 새겨야 할 것이다.

비록 시간에 쫓기고 이런 저런 이유에서 아침을 자주 거르는 현대 소비자이지만 전통으로 내려온 아침밥의 중요성에 대한 관념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캐나다 국민 의식속에 깊이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왕 하고 있다면 편의점의 푸드서비스에서 아침식사 메뉴에 더 노력을 쏟아보는 것은 어떨까. 입소문 한번 나면 대박치는 것은 음식 업계에서는 한순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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