燈下不明 인신매매 캐나다도 활개

범죄근절에  편의점 채널 활용도 매우 높아

‘인신매매(人身賣買 ; human trafficking)라는 단어는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우리들 보통 사람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생소한 느낌으로 들린다. 개인적인 일상사와 관계할 일이 없어보이는 사회현 상인 인신매매를 우리는 살면서 우리의 주변과 지역 공동체에서 볼 일도 없고 겪을 일도 전혀 아닌 듯 싶다.

전통적으로 캐나다에서는 인신매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 와서 전국적으로 우려높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인신매매에 대해 캐나다 국민들에게 질문을 하면 대개 섬뜩해하며 “우리 나라에는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라고 꽤 안도하는 반응을 보인다. 실상을 아직 잘 몰라서 보이는 반응일 것이다. 10대 틴에이저들을 유인 납치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이동시키고 현대판 성노예로 이들을 거래한다는 이미지가 도무지 캐나다와 연관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지금까지 그래왔으니…하지만 이제 아니다. 바로 저런 이미지와 결부되는 그런 나라로 변하고 있다. 우 리가 이 극악한 범죄의 하나인 인신매매를 이 나라에서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범죄가 우리들 눈앞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등하불명(燈下不明)이라는 말이다.

범죄집단에게는 수익성에서 마약거래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신매매의 전 지구촌적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수십억 달러의 이권이 개입돼 있는 고수익 보장의 범죄이기 때문에 기승을 떨치는 것이다. 얼핏 해외 원정 인신매매를 떠올릴 수도 있다. 과거 어쩌다 발생했던 외부로부터 밀입국한 사건들을 기억하며 그러는 것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연방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 벌어지는 섹스산업을 위한 인신매매 희생자의 93%가 내국인이다. 이래서 사태는 더 심각하다. 더 놀랍고 심각한 것은 이렇게 인신매매에 걸려들어 희생되는 성착취 피해자의 연령대는 평균 13세이다. 가히 충격적이다.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구출되는 나이는 17세이다.

피해자인 이들 캐나다의 어린 소녀들은 사회 경제적 출신 배경도 다양하고 시골부터 도시까지 전국적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모집되고 섹스 산업에 끌려 들어가고 있다. 언론보도와 통계청 발표 자료등을 종합해볼 때, 이 이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문제인척 한다고 해서 없는 문제가 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이런 무관심 속에서 사태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이다.

인신매매의 개념

연방 공안부(Public Safety Canada)가 내린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개념에 따르면 살아 있는 사 람을 모집, 이동, 은닉해서 일정 행동을 하도록 일방적으로 통제, 지시, 영향력 행사 등을 하는 일체의 착취행위를 일컫는데 전형적인 모습으로 성(性)과 노동력 착취의 형태라고 정의한다. (the recruitment, transportation, harbouring and/or exercising control, direction or influence over the movements of a person as a way to exploit that person, typically through sexual exploitation or forced labour.) 일반적인 비유로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표현도 자주 쓰이고 있다.

개별적으로 또는 조직 범죄단이 자행하는 이 범죄는 캐나다 국경부근을 집중적으로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매매꾼들은 희생자의 자유와 존엄과 인간성을 강탈함으로써 엄청난 부를 거두어 들인다. 한마디로 말해 이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할 사안이다.

편의점도 나설 때

실상에 좀 더 접근해보자. 인신매매범이나 매매를 당한 상태에 있는 피해자 양쪽 모두 멀쩡한 일상적 삶 속에서 우리 일상인들과 뒤섞여 그냥 살고 있고 활동을 버젓히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들 물질적 생활의 밀착 근거지인 편의점을 매일 들락거리며 쇼핑을 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자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인신매매범들의 목표는 수사망에 걸려 들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그러니 이목의 표적이 되어서는 안되는 자연스러운 처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냥 쇼핑도 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연한 장소도 다니고 주유소나 편의점도 드나든다. 편안하게 화장실까지 이용한다. 외관상 우리들의 생활 패턴과 너무나 동일하다.

이들 독버섯들에게 치명적 위협세력이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캐나다에 최소한 순수 편의점이 8,000 개에, 주유소 병설 편의점은 12,000개가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인신매매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아주 최적의 파트너라 할 만하다. 전국을 커버하는 실핏줄같은 존재아닌가. 

하나의 산업으로 편의점 채널은 하루 평균 캐나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대면한다. 대부분 종업원들이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대면할 가능성이 높은데 편의점을 활용해 기업과도 같은 이 사악한 범죄행위를 교란시키고 희생자들의 구출을 도와줄 수 있다. 따라서 편의점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캠페인과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인신매매 범죄조직에게는 막강한 편의점 채널망은 큰 부담과 불편을 가하는 안티 조직으로 떠오른다. 편의점에 필적할 이만한 전국단위의 현장속 삶에 뿌리내리고 있는 조직이 있는가? 단연코 없다.

도움되는 5가지 방법

●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종업원들이 3가지 개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첫째, 무엇을 살펴야 할지, 둘째, 수상쩍은 무엇을 봤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 이다.

● 종업원이 취해야 할 신고 메카니즘을 갖춰야 한다.

● 범죄 퇴치 단체나 조직과의 연계성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크라임 스토퍼(Crime Stoppers)가 좋은 예이다.

● 메시지 전파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식제고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 안내문을 부착해놓는다든가 RCMP가 벌이는 SafePlace 프로그램 안내문을 부착해 놓는다.

●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 성원들을 위한 안전피신처를 관리 유지하는데 힘을 모은다.

모범 사례 : 서클케이

범죄예방을 위한 파트너쉽과 공조 시스템의 중요성,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의 안전 제고를 위한 역할과 기여를 충분히 인식한 서클케이(구 Mac’s)의 사례는 귀감이 된다. 업장 소재 지역 커뮤니티 범죄 예방에 기여한다는 기치하에 회사 중부지역 손실예방전담팀(Loss Prevention team in Central Canada)이 나선 것이다. 미국 하바드 출판사의 비즈니스 리뷰 잡지에도 소개됐을 정도다.

이야기는 3년 전인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클케이가 매장 종업원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인신매매 범죄에 대한 경각심 고취 차원의 안내문도 포함시켰다. 내부 핫라인을 통한 신고 요령도 터득하도록 했다. 지역적으로 필지구 경찰청하고 제휴했으며 SafePlace프로그램 가동을 공조한 첫 소매업체를 기록했다. 시범적으로 출발해 이후 계속 영역을 넓힌 끝에 지자체 단위 경찰력이 있는 곳은 모두 공조하고 있다. 가장 최근 수생모리 지역도 커버했다.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지역단위의 든든한 지킴이를 자처하자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인신매매 희생자 – 주로 소녀들 – 로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할 경우 심적 부담을 덜고 안내문의 연락처로 연락을 취하게 됐다. 많은 신고가 있었고 사업체와 경찰력의 협업이 이뤄낸 의미깊은 성과였다.

범죄의 징표를 훤하게…

편의점 종업원들은 자기 손님들이 누가 누구인지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동네이기 때문에 속 사정에도 밝다. 돌아가는 미세한 부분까지 꿰고 있다. 매일 이들은 대화에 개입해 있고 고객을 대면하며 관찰한다. 행동이며 사소한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 파악되고 있다. 인신매매범이라든가 그 희생자라든가 여하튼 이 범죄와 관련한 징표에 대한 기본적 교육만 받으면 수상쩍은 분위기나 상황을 간파하는 것뿐 아니라 어디에다가 어떤 요령으로 신고하는지도 잘 알게 된다. 범죄 퇴치에 이보다 효과적인 도우미가 또 있을까.

성노예 인신매매 관련한 대표적인 징표를 몇가지 살펴본다.

● 미성년 소녀가 지나치게 화장이 짙거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하게 야한 옷을 입고 있다.

● 특별한 배경이나 능력도 없는 미성년 소녀가 값비싼 의복, 전화기, 보석 등을 소유하고 있다.

● 둘의 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두 남녀의 나이 차이가 심하게 크다. (예를 들어 아빠와 딸의 관계는 분명히 아님에도 불구하고)

● 소녀 아이가 나이에 비해 현저히 저체중이거나 영양상태가 빈약해 보인다.

● 소녀의 파트너 남자가 거의 모든 대화를 가로채서 제 3자에게 대답을 하거나 대화를 독점한다.

● 고급차를 어린 남자아이가 몰고 있고 어린 소녀 여럿이 동승하고 있다.

 

크라임 스토퍼(Crime Stopper)

 

크라임스토퍼 토론토 지부가 지난 수년간 인신매매범죄 인식 제고를 위한 창의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강력한 공익광고 캠페인을 동원해 사람이 모일만 한 곳은 장소 불문하고 일종의 ‘감시의 눈초리망’을 깔아놓고 신고 의식을 함양하고자 함이다. 인신매매 범인들의 수법이 가지는 특징이나 행태들을 교육시키는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2017년 처음 시작했을 때 프로그램 타이틀을 이렇게 달고 나왔다. 『Human Trafficking Often Hides In Plain Sight』 우리말로 의미는 “인신매매가 당신 눈앞에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의역할 수 있겠 다. “등하불명 인신 매매”(燈下不明 人身賣買)로 옮겨도 좋겠다. 바로 일반인들의 일상적 삶의 세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신매매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시키고자 하는 캠페인이었던 것이다. 소형 포스터(스티커)는 호텔 벽지 문양을 배경으로 하거나 호텔 로비를 등장시키며 메시지를 전하는 디자인인데 인상적인 그림이다.

캠페인의 시각적 독창성은 단연 돋보여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에 힘입어 이듬해인 2018년에 두번째 캠 페인이 이어졌다. 이때의 캠페인 슬로건은『Speak Out For Those Who Can’t』였다. “말하지 못하는 자들을 대신해 크게 외쳐주자”는 의미다. 이때의 캠페인 역시 독창적 호소력을 발휘했는데 항공기 수하물 인환권(꼬리표 ; claim tag)으로 입을 물린 젊은 여자 사진이 모델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던졌다. 크라임 스토퍼 핫라인 전화번호를 함께 소개했음은 물론이다.

 

▲2017년과 2018년에 크라임스토퍼가 벌인 인신매매 근절 캠페인 포스터. 편의점 업계에서는 서클케이가 제휴해서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크라임스토퍼가 벌인 두차례의 캠페인은 다양한 장소를 광고 노출 수단으로 삼았다. 임시대피소, 엘리베이터, TTC 디지털 스크린, 그리고 앞에 소개한 소매업소로는 처음으로 서클케이 체인망, 나아가서는 페이스 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불문하고 사람 모이는 곳은 어떤 곳이든 노출되게 했다.

인신매매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제고 캠페인은 세인들의 논의를 촉발시켰고 평균적 시민들에게 이 범죄의 비인륜성을 부각시키는 교육적 효과를 낳았다. 또한, 범인들로 하여금 커뮤니티가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호히 전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이해 당사자인 희생자 모두가 익명으로 범죄 관련한 정보를 국가 공권력 그리고 이것이 지원하는 비영리 공익기관 – 여기서는 크라임 스토퍼 – 에 손쉽게 전달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인신매매 범죄집단에 전파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횡행하는 이 비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극악한 범죄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 모두가 뭉쳐야 한다. 지역사회, 공권력, 희생자 본인, 그리고 지역사회의 실핏줄과도 같은 편의점이 동시에 달려들어 박멸을 해야 한다. 편의점의 역할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도 빛을 발했다. 범죄 근절에도 이미 그 역할과 소임을 자임했고 효과를 톡톡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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