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편의점과 코로나 사태 대응

생필품 수급 차질 도미노 현상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늑장 대응으로 뒤늦게 허둥대고 있는 영국의 경우,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다가 사망자도 1,228(3월 30일 기준)을 기록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 본인이 감염자로 확인돼 관저에서 자가 격리를 하며 집무를 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영국 편의점은 나름대로 확산 금지를 위한 자구책을 만들며 만시지탄의 대응에 부심하는데 주요 장면들을 스케치해본다.

● 무접촉 카드 사용액 한도 증액

소매업소에서 무접촉(contactless) 카드 대금지급 한도가 현재 30파운드인데 이를 오는 4월 1일부터 45 파운드로 인상해 계산으로 인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소위 기계에 카드를 올려만 놓으면 계산이 끝나는 탭핑 기술 덕분에 요즘 캐나다도 소매업소 계산이 점점 편해지고 있는데 영국의 경우 이 기술이 다소 더딘 템포를 보여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관련 기술 기반한 서비스 업체들이 살 판이 났다. 간판급 회사들이 앞다퉈 회사 홍보하기에 바쁘고 서비스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

길게 설명할 것 없이 몇장의 사진으로 편의점의 철저한 대응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잉글랜드 동남부 서리의 셀포드에 소재하는 Snooty Fox라는 편의점의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모습이다.

 

 

 

 

 

 

 

 

 

 

 

 

 

 

 

 

 

 

 

 

 

 

 

 

 

 

 

 

 

 

 

 

 

 

 

(위 사진) 업소 밖에 손세정제와 비누 그리고 수돗물이 나오고 종이타월까지 준비된 간이 세수대가 마련 돼 있다. 손님은 무조건 여기서 손을 씻고 손소독까지 마치고 업소로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그냥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 손님이 쇼핑 중이면 테이프로 지면에 부착해 놓은 표시선에서 기다린다. 

 

 

 

 

 

 

 

 

 

 

 

 

 

 

 

 

 

 

 

 

 

 

 

(위 사진) 손님의 계산 시 종업원과의 신체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산 주변을 개조했다.

 

 

 

 

 

 

 

 

 

 

 

 

 

 

 

 

 

 

 

 

 

 

 

 

 

 

 

 

 

 

 

 

 

 

 

(위 사진) 업소내에서 쇼핑하는 손님들도 테이프가 부착된 거리를 유지하며 돌아다녀야 한다.

● 소매상 폭리에 대한 도매상의 단속

전세계 주요 선진국들의 사재기와 소매상 폭리 등 생필품을 둘러싼 잡음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거의 예외가 없었다. 영국의 경우 소매상들이 도매상에서 쇼핑한 생필품 멀티팩을 해체해 낱개를 한정판매하며 지나치게 가격을 올려 받았던 것이 말썽이었다.

생필품 도매상으로 유명한 베스트웨이(Bestway)가 참다 못해 경고에 나섰다. 소매업소들에 이메일로 꽤나 뜨끔한 경고를 보냈다. “베스트웨이에서 쇼핑한 물건으로 손님에게 소비자 권장 가격 이상의 이윤을 도모하다 적발되면 베스트웨이 이용 권한인 어카운트를 말소할 것이며 그간 부여해온 혜택은 중단된다.”

베스트웨이 전무이사 더우드 퍼베즈씨는 “이번 사태에서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업소들이 지역사회의 생명줄같은 역할을 했으며 거리가 멀거나 장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배달 서비스까지 마다하지 않은 귀감을 보여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범적인 사례에 대비될 비인간적인 상술을 부린 일부 소매 업소도 있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이같은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 생필품 공급 차질 도미노

 

 

 

 

 

 

 

 

 

 

 

 

 

 

 

 

 

 

 

 

 

 

 

 

▲편의점 진열대가 초라해보인다. 한 사람 당 하나에 한정한다는 문구도 의미가 없다.

영국 전역에서 소매상들의 생필품 재고 수급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급사로부터의 배달 지연때문인데 공급사 역시 적기 배달이 불가능했던 것은 제조사의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미노 현상이다. 물건이 품귀이면 할 일도 없으련만 바쁘기는 정상적이었던 때보다 더 바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떤 영세 편의점은 오후 1시에 문을 닫는다. 도매상에 빨리 뛰어가서 쇼핑거리를 샅샅이 살펴야 하기 때 문이다. 도매상에도 언제 물건이 와있을지 모르고 도매상 영업도 3시로 단축한 곳이 많다. 물건 먼저 확보하려는 소매상인들의 눈치보기와 경쟁이 치열하다.

공급사도 행여 직원이나 배달기사가 확진자 판정을 받기라도 하면 연쇄적인 업무 차질이 오고 어디서 대체 인력을 손쉽게 구할 수도 없다. 거기다가 일부 현금판매만 하는 도매상인 캐쉬엔케리들이 일반 손님까지 몰려와 쇼핑을 하니 소매업주들은 물량 확보에 고충을 겪는 차에 뜻하지 않은 추가적인 경쟁자들이 생긴 것이다. 이래저래 영국 편의점 업주들의 실속없는 바쁜 나날들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