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BA 프로그램스토어 간담회

재도약 위한 냉정한 자가진단 내릴 때

▲신재균 회장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각자의 역량 진단을 강조하고 있다.

OKBA프로그램스토어 가입 회원들의 간담회가 지난 2월 6일(목) 노스욕 한식당 사리원에서 열렸다. 오후 1시부터 3시간을 넘기며 진행된 간담회는 이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의지와 자세 등 스스로의 반성을 포함해 진지한 분위기로 일관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5부터 계약 기간인 3년이 이미 경과한 회원들도 다수 발생해 재 계약 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내부 검토를 통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본부협회 신재균 회장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모임이었다.

현재 타 주에서 가입한 업주를 제외하고 협회 회원들은 53개 업체가 가입해 있다. 3년을 넘기며 드러난 최대의 문제는 가입 회원들이 공급사들이 제시한 조건 이행을 성실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편의에 따라 조건준수(compliance)의무를 소홀히 하거나 예외를 만들거나 요구하며 구속력이 약화되어갔다. 구속력의 약화는 당초 혜택을 약속하고 이를 제공했던 공급사들로부터 불신을 얻게 되고 결국 공급사와 맺었던 계약이 하나씩 파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가장 큰 타격은 프리토레이가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으로 프로그램스토어뿐 아니라 협회 전체 리베이트 계약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작년 말에 일방적으로 통고했었다. 한마디로 기본틀이 흔들리고 형해화(形骸化)돼는 것이다.

이 사업의 역사적 단초는 오래됐다. 이미 2012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편의점 경영 악화, 특히 독립 편의점인 협회 회원들의 출구전략을 찾자는 취지에서 수차례 보고회를 가지고 점진적인 틀을 다듬어 마침 내 고고한 일성을 울렸던 것이 5년 전이다. 시간이 흐르며 초기의 의욕과 공급사가 대하는 태도는 지금 크게 달라져 있다. 위상 전체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간담회는 적시에 열린 것이다.

사업이 어려워진 결정적 요인은 앞서 언급한 조건준수 불성실도 문제이지만 애당초 공급사가 요구하는 조건을 이행하기가 불가능한 업소들까지 수용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매상이 어느 정도 되고 그런대로 운영이 돌아가는 업체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해 조건 준수를 성실히 함으로써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는데 그럴 기본 체력이 역부족인 업소들이 무분별하게 가입해 있다는 것이 전체 흐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런 처지를 모두 발언에서 신재균 회장은 실감나게 묘사했다. “월 POS 관리비 25불을 낼 형편이 못되는 가게들이 꽤 있어서 3년 재계약을 심각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POS장비 할부금과 관리비 등을 협회에 부담시키며 변제능력이 없는 가입자들은 협회와 전체 사업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거취를 정해야 할 때이다.”

신회장은 “냉정히 말해 지금처럼 가면 비젼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방향은 맞기 때문에 지금까지 끌고 왔지만 양보다 질을 우선해야 하는 중대한 국면에 서있다”고 말했다. 회장은 프로그램스토어의 현주소를 이렇게 묘사하며 재정비를 위한 시금석을 다음 몇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공급사 조건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는지 없는지 스스로 진단하고 진퇴 여부를 각자 빨리 정한다. 이 말은 쉽게 달리 표현하면 “조건준수에 자신없으면 스스로 가입을 탈퇴하라”는 의미다.

둘째, 담배회사들로부터 좋은 조건을 받기위해 입증해야 할 우리측의 충족 기준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와 독립편의점의 공급 조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저들 경쟁자들과 동일한 혜 택을 보기 위해 프로그램스토어가 무엇을 갖춰야 하는가를 담배회사로부터 답을 얻어보자는 말이다.

셋째, 협회 회원 업소의 특성상 프렌차이즈화 할 수는 없지만 간판이라도 통일해서 이미지 일관성을 기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과거부터 말은 있었으나 유야무야된 사업이지만 프로그램스토어만큼은 협회가 부담해서 간판 통일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넷째, POS서비스 질적 개선을 꾀한다. 현재 제휴업체가 모국에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종종 있었던 것 을 인정하면서 서비스 개선에 더욱 노력하고 그래도 제휴사로부터의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면 캐나다 국내로 파트너를 변경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고려한다.

다섯째, 직영 매장 시범 사업을 벌인다. 프로그램스토어의 장점과 매력을 설명회나 안내문을 통해 글과 말로 하기보다 직접 와서 실태를 보고 가입에 동기가 부여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새로 지어서 오픈하면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업주 고령화와 은퇴 희망 등을 고려해 매니저 운영을 원하는 기존 업소를 인수받아 운영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리고 이는 한개가 아니라 지역적으로 고루 최소한 여러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해야 실효성이 있다.

이상이 신재균 회장이 제시한 재도약을 위한 향후 프로그램스토어 사업 운영의 청사진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사업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며 지속한다는 것이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동 사업에 기여도가 없고 조건 준수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면 자진 탈퇴하고 준수능력과 의지가 있는 회원들만 가자는 것이다. 함께 가다가 공멸(共滅)하는 우를 범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전위부대를 통해 결실을 맺고 이들이 구심점이 돼 일반 동료회원들을 견인해가는 미래를 그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청사진이 현실화되기 위해 지금보다 더 철저한 영리적 마인드로 운영되어야 하며 앞서 말한 직영 매장 운영까지 고려한다면 비영리기관인 협회가 아니라 영리 목적의 조합에서 이 사업을 주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다름아닌 신재균 회장의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물론 이 주장은 이날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작년 협회 정기총회를 전후해 협회 외부감사인 이방록 회계 법인으로부터 나온 조언이 발단이 댔다. 비영리 단체로서의 특성에 부합하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막대한 리베이트 창출 수익 구조에 의존하는 모습은 걸맞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런 연장선에서 OKBA프로그램스토어도 협회가 주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사실 리베이트 사업에 대한 우려를 이방록 회계사가 이번에 처음 밝힌 것도 아니다. 여러 대 회장을 거치며 자주 언급은 했으나 이번에 좀 더 강력하게 의사표시를 한 것이고 찝찝하게 갈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정리할 것은 정리하자는 차원에서 신 회장이 수면 위로 뚜렷하게 이슈화 시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선 프로그램스토어 사업부터 조합으로 이관해서 실효성있게 운영함과 아울러 비영리 협회 조직 특성에도 맞게 하자는 생각에서 다소 충격적인 제안을 하게 됐다.

다만 조합으로 이관하더라도 업무는 그간 해온 협회 인력이 그대로 이어간다. 외형적인 모습이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조합의 경영 마인드와 협동조합을 배경으로 한 장점을 가미시켜 사업을 제대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스토어 가입 회원은 아직 아니지만 심기호 조합 운영이사장도 신회장과 몇차례 사전 협의를 거쳤고 원칙적인 동의를 한 상태이다. 심 이사장도 발언 기회가 주어져 입장을 전했다. 조합이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프로그램 스토어 사업 성공의 키워드를 “공급사 매출만 성실하게 잘 찍자”로 슬로건화했다.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제휴한 업체의 요구조건에 맞게 응하고 이들 제품의 판매는 어떤 일이 있어도 데이터가 100% 남을 수 있도록 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회장의 말에 이어 심 이사장의 이 말도 큰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조합 배달 시스템에 편승한 편리한 배달 서비스와 데어터 측정신뢰도가 더해지면 사업의 매력이 크게 제고될 것을 강조하자 장내는 크게 고무하는 기색이었다. 심 이사장은 과거 협회와 갈등을 빚은 프랜차이즈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조합이 주관해 프로그램스토어를 운영할 때 그의 과거지사는 논외로 큰 역량을 발휘할 가능성에 상당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코카콜라 설명회. 온라인 주문 개선과 가격 변동 정보에 중점적인 소개가 있었다.

한편, 이날 오찬 부페를 겸한 간담회는 공급사 두 곳의 설명회도 있었다. 본 간담회에 앞서 코카콜라 관계자들이 향후 가격 정책과 온라인 서비스 개선에 관해 설명했다. 올해 시차를 두고 나올 신제품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참석자들로부터 온라인 주문의 불편함에 대한 건의도 나왔다. 설명 후에는 특정 브랜드들이 시중의 가격보다 비싼 이유 등 일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놓고 개별 질의 응답도 가졌다.

또 다른 공급사는 임페리얼 토바코였다. 온타리오 동부담당 주재일 매니저가 협회의 특수사정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 수립에 대한 조언을 제시해 집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아버지가 회원이기도 한 주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며 프로그램스토어에서 한걸음 나아가 협회 전체가 타 체인사나 소규모 배너 스토어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임페리얼 토바코의 설명회. 회사 관계자는 자사 마켓팅 대신 협회와 프로그램스토어사업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하는 이색적 프레젠테이션으로 참석자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프로그램 스토어와 관련해서는 포지셔닝을 올바르게 잡고 공급사의 조건 이행을 내부적으로 확실하게 다져서 대응할 때 결실을 맺을 수 있고 가입 회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수라 하더라고 확실한 약속 이행이 더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편의점 그룹들의 업소 당 평균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가맹 수의 많고 적음이 비례해서 전체 매출액의 규모를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은 통계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내부 결속력의 문제이고 제휴사와의 이행조건 준수 성실도가 막중한 의미를 가지게 됨을 재삼 일깨우는 대목이다.

간담회는 4시 30분에 마무리됐다. 신회장의 말대로 각자 재계약을 할 여력이 있는지를 명확히 진단하고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할 때가 온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스토어 사업 전체의 유지 발전에 전혀 기여할 수 없다면 본인의 업소에도 도움이 없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회의 끝부분에 간판 통일화 작업 관련한 디자인 시안 9개를 소개하기도 했고 관리비 등 대금 결제 자동 이체(void cheque)시스템에 대한 안내도 있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프로그램스토어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