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술판매 어디까지 왔나

지난 1년의 추진 경과

온주 정부의 편의점 비어 와인 판매 정책이 다소 주춤한 형국이다.

 

작년 한해 호기롭게 뭔가 진척이 되는 듯 했다. 예산안 발표와 몇몇 예산 설명회에서 당시 빅 피델리 재 무장관이 전면 개방을 약속하며 열렬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 이후 LCBO 소형 아웃렛 형태의 간이판매소 (LCO ; LCBO Convenience Outlet)가 들어설 후보지 명단이 몇차례 발표되면서 기대감은 더 상승했다. 하지만 LCO는 GTA지역은 배제된 외곽 지역에 국한했고 정작 영업이 어려운 편의점 밀집 지역인 GTA 는 애가 탔다.

 

사실 협회 회원들 중에 상당수가 이미 가게 운영을 접으려다가 주류판매라도 성사되면 계속 하거나 권 리금이라도 제대로 건지고 비한인에게 넘기려는 계획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해가 바뀌었고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이고 모든 편의점에 개방되는 시점이 언제인지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협회는 작년 연초부터 정부 여당 정치인들을 접촉할 네트워킹 기회가 올 때마다 임원들이 거의 모든 행사에 참가해 비어와인 문제를 거론했다. 3월 달에 당시의 빅 피델리 재무장관이 선거 공약의 하나이기도 했던 이 정책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장담했다. 편의점, 대형유통업체, 식품점 등으로 술 판매가 확대될 것이라는 약속의 재확인이었다. 이는 가격 인하와 소비자 편의 증대라는 명분을 강조해왔던 보수당 기본 정책의 구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외부 용역을 준 객관적 자료들도 술판매 채널 확대 정책을 강력히 뒷받 침했다. 경제 규모와 인구를 보더라도 온타리오에 크게 밀리는 퀘벡이 민간 술판매소 – 대부분이 편의점 – 가 8,000여 개인데 온타리오가 3,000개를 밑돈다. 전국적으로 인구 당 술판매소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자료는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명확히 확인시켰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조성준 노인복지부 장관의 지역구 예산 설명회가 있었던 4월 12일 이른 아침 부터 160여 명의 회원이 몰려와 큰 지지를 보냈고 피델리 재무장관과 조 장관에게 꽃다발까지 전하며 보수당 정권의 개방적 술판매 정책에 아낌없는 성원을 쏟았다.

 

5월이 되자 정부는 비어스토어(The Beer Store)와 이전 자유당 정권이 맺은 계약 종료를 기본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술판매 편의점 확대가 성사되기 위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선결 과제가 이것이었다. 비어스토어에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는 법적 장치였기 때문에 이를 먼저 해제해야 하는 것은 정부로서 밟아야 할 당연한 수순이었다. 비어스토어와의 계약이 파기되면 정부는 10억 달러의 위약금을 배상해야 하는데 이것을 피하고 하는 법안이었다. 계약 기한은 2024년까지로 돼 있었다. 새 정부는 진퇴양난의 길목에 서 있는 셈이었다. 비어스토어의 독점적 지위라는 것은 대용량 맥주 - 12팩이나 24팩 – 를 사는 곳이 이곳 뿐이라는 사실 하나로 잘 알 수 있다.

정부가 계약 파기의 움직임을 보이자 예상대로 비어스토어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캐나다 자본도 아닌 해외 3개 자본이 틀어쥐고 있는 비어스토어는 많은 일자리가 날아갈 것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협박성 저항으로 나섰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6월에 들어서며 보수당 의원들은 기세좋게 트위터 등 SNS까지 활용해가며 온주 주민들의 술 구입 채널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외쳤고 현재의 독과점 술 판매 제도를 맹 비난했다. 협회도 이에 화답했다. 6월 6일 정부가 술판매 확대 정책의 일단을 발표하자 때를 맞춰 기대감과 지지의 표시로 본부협회 신재균 회장의 선도하에 자신의 업소앞 1인 시위 캠페인을 벌였다. “술을 팔고 싶다!”는 간절한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벌인 보기 드문 친정부 지지 캠페인은 정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거의 130여 명의 회원이 참가했고 모든 장면들은 수상 보좌관실에도 전해졌으니 이목이 집중될 만한 사건이었다.

 

어디 그뿐이었던가, 수상까지 나섰다. 더그 포드 수상이 광고 모델로 나서 비어와인 판매 확대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공익 홍보 캠페인 광고 촬영까지 했다. 게다가 촬영지는 두명의 협회 회원 업소였다. 연기는 매우 자연스러웠다. 담배사러 온 손님에게 “우리 정부가 온주 주민들이 술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지역 편의점 등 더 많은 곳에서 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을 건넸고 광고가 전파를 타면 대박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비어스토어의 생각과는 달리 민심은 이랬다.

 

그런데 뭔가 다 돼가는 듯 하던 그 순간부터 이슈가 이슈를 덮는 현상이 벌어진 것인지 이후의 진척을 알 수 없는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었다. 잘 보이던 물체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듯한 모습이랄까. 아마도 8월에 신임 로드 필립스 재무장관이 토론토선(Toronto Sun)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그 때 장관은 정부가 여전히 비어와인 판매채널 확대 이슈를 열심히 다루고 있다고 말했었다. LCBO 지휘하에 민영 LCBO간이판매소(LCO)의 단계적 확대를 언급하며 술구입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보다 책임성있는 방향으로 확대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리고 이후로 뭐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는 시간이 6개월을 넘기고 있다. 모든 편의점에서 술을 팔 수 있다는 희망은 여전히 무리인 것일까. 정부가 모종의 난관에 봉착해 모멘텀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 많은 의구심이 든다.

그래도 협회는 공식, 비공식 회의때마다 “정부가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정부의 의지를 북돋기 위해 협회가 더 열성적인 지지를 해주자” 등의 결의를 다져왔고 본부협회 신재균 회장의 주창에 따라 작년 12월에 모든 회원들 업소를 통해 편의점 술판매를 촉구하는 포스터 부착 캠페인까지 벌였다. 비록 소강상태에 빠져 있는 이슈이지만 그만큼 정부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출구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저쪽에서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온주편의점협회(OCSA)는 늦어도 올해 여름 전에는 뭐가 나와도 나와야 할 것이라고 못을 박고 있다.

 

한편, OCSA(회장 데이브 브라이언즈)도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정부의 더딘 속도에 적 지않은 실망감을 느낀다”면서도 정부가 여전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싶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마도 비어스토어와의 협상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최근 업계로부터 편의점 비어와인 판매 이슈와 관련해 업데이트된 내용을 요구받은 재무부 대변인 마크 피솃시는 정부가 지금도 비어스토어와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확인해줬다. “상호 만족할 수준의 결론에 도달해야 하며 공통의 기준은 소비자 선택폭 확대와 편의성 제고이다. 큰 틀은 합의가 됐는데 세부 각론에 들어가 매듭이 지어지지 않고 있다.” 대변인의 말이다. 역시 예상한 대로 비어스토어와의 협상이 결정적 걸림돌인 것이다. 그의 말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고 있고 술 판매를 통해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 가급적 빠른 시 일내에 성사시켜야 할 과제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