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모두를 서로 아는 곳

퀘벡 편의점 ‘쥴’ 이야기

편의점 ‘쥴’은 맥주 손님부터 간편 식사 대용품을 찾는 손님에 이르기까지 폭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늘 손님을 반기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마치 마을회관같은 사회관계망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업소를 경험한다면 주인 쥴 포제(Jules Forget)씨의 음식에 관한, 더 나아가 편의점에 관한 철학이 어 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퀘벡주 로렌시아 고원의 울창한 숲과 탁 트인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는 몽로리에(Mont-Laurier) 마을에 주인 이름을 딴 상호 ‘쥴’이라는 편의점은 인구 14,000여명의 이 작은 타운의 명물이다. 몬트리얼에서 차로 가면 북서쪽으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다.

포제씨 자신이 평가하는 자기 업소 얘기를 먼저 들어보자. “다운타운 핵심 지역에 위치한 그야말로 만남 의 장소로 이상적인 곳이다. 우리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들은 서로가 서로를 거의 모두 잘 알고 있다. 업소에 들어서며 느끼는 활기는 늘 손님들을 반기고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주인말만 듣자면 분위기로 먹고 사는 가게같다. 아마도 사람들의 체온이 느껴지는 가게인가보다. 인간미가 넘치는 가게, 주인과 손님만이 아니라 손님들끼리 살갑게 교류하는 가게인 것이다.

 쥴은 퀘벡의 명망있는 체인 편의점 보니수와 (Boni-Soir)와 제휴관계에 있으며 여느 편의점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전통적인 편의점 핵심 상품인 담배와 복권을 취급하고 있고 다양한 식품과 맥주가 팔리고 있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한 부분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주인 포제씨가 굴지의 맥주회사 라바트(Labatt) 지역담당 매니저라는 높은 자리를 그만둔 결정적 이유였다. 지난 1993년의 일이다.

“나는 곧 더 높은 자리로 진급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진급하면 몬트리얼로 이사를 가야했다. 그런데 이전하기 싫었다. 여기가 좋았고 아내는 임신 중이었다. 그래서 진급이고 이사고 그만두고 여기서 사업 기회를 물색하기로 결심했다. “결단을 내리고 나니 때마침 나온 6,000평방피트 식품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몽로리에를 관통하는 오타와강 지류인 리비에르드 리비에르를 끼고 법원과 보건소가 이웃하고 있었다. 둘다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공공기관이다.

그런데 이 업소 주인이 포제씨의 고객이기도 했다. 그가 자신은 곧 은퇴를 할 것이라고 귀뜸했고 이 업소를 인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안될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하고 함께 하는 사교적 성품인데다가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나름 격조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기 나름일 것이다.

가게 인수하고 초기 1년 동안 내부 외관 등등을 하나 하나 개보수하는데 총 1백만 달러를 투입했다. 무 리해 보일 수도 있겠다. 냉장, 냉동 설비, 컴프레서, 에어컨, 계산대, 금전등록기와 그 주변기기 등 거의 모든 것을 손댔다.  “싹 다 바꾸기로 결심했다. 손님 들어오는 입구까지… 하지만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라는 관점에서 집중 검토했다.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려면 들여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했다.” 어지간히도 통큰 결정이라 하겠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업소의 면모를 일신한 포제씨가 그 다음에 한 일은 영업시간의 연장이었다. 새벽 6시 부터 밤 11시 30분까지 영업을 한다. 여기에 더해 그가 결심한 것은 제대로 된 맥주 소매업소가 돼 보자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의 라바트 맥주회사 경력이 동기가 된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 스스로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나는 맥주사업이 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수한 가게에서 맥주 취급을 잘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얼마 안가 이 지역에서 가장 바쁜 맥주 소매업소가 됐다.

또다른 큰 변화는 푸드서비스다. 즉석 간편 식사 대용 먹거리 장사는 포제씨 스스로가 개발해 도입 시행 한 작품인데 이 또한 라바트에 근무하며 경험한 사례가 토대가 됐다. 본인이 간편 식사로 챙겨먹던 음식들을 제공한 업소들의 추억과 경험들이 아이디어 제공의 실마리를 제공했으며 전체 비즈니스의 판세를 좌우한 결정적 요소라고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시작 초반에 인기를 모으게 해 준 몇가지 아이템에 더해 유명세를 날리게 해준 이 가게만의 노하우로 개 발한 스파게티 소스는 대단한 입소문을 탔다. 샌드위치, 스프, 샐러드, 디저트, 한입 주전부리 등등 메뉴가 찬 것, 더운 것 합해서 대략 200가지가 된다.

뒷편 부엌에서는 매일 매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신선한 즉석 음식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풀타임으로 모두 8명이 근무하며 새벽 5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일에 매달린다. 음식 주문과 제공을 위해 전용 두 개의 카운터가 마련돼 있다. 물론 전통적인 편의점 운영에 푸드서비스, 술장사까지 아우를 수 있는 것은 6000평방피트라는 큼직한 공간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네 영세 편의점 규모로는 흉내내기 어렵고 1백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더더욱 상상하기 힘들지만 발상의 전환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이 업소의 푸드서비스는 오직 테이크아웃만 한다. 간이 의자나 테이블같은 것은 없다. 다만 배달 서비스는 해주고 있다. 점심 시간대가 가장 바쁜데 타운 중심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엄청나게 방문하기 때문이다. 포제씨는 자신의 가게가 하나의 활동 공간의 중심지가 됐다고 표현하다.

쥴의 종업원은 모두 26명이다. 이 중 6명이 학생 알바이다. 비즈니스의 활기와 성공을 위해 주인은 종업 원의 노력과 헌신에 대한 보상을 꼭 챙긴다. 하나의 팀웍을 강조하는 그는 종업원들 상호간의 팀웍이 매우 잘 맞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족 보험에 곁들여 종업원까지 같은 보험회사의 보험을 들어줬다. “종업원들이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것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을 잘 대우해주기 때문이다.” 그의 종업원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되고 있는데 무슨 인사관리의 깊은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년여 전에 포제씨는 자신의 비즈니스 지분의 50%를 에밀 로종(Emile Lauzon)이라는 젊은이에게 매각 했다. 이 친구는 24살로 18살 때부터 쥴에서 포제씨를 위해 일해온 이 고장 토박이 젊은이다. 맡은 일은 회계 담당이다. 에밀은 포제씨 가게를 또 다른 측면에서 확 뒤집은 것으로 화제다. 계산대와 담배 카운터 공간, 커피와 머핀 공간을 완전히 새로 구성하는 대대적 공사를 했다. 그리고 새로운 조명설비와 음식 보관을 위한 새 냉장 설비를 제안했다. 물론 주인이 개보수와 새 설비로의 교체에 과감하게 투자를 실천했으니 박자가 맞은 것이다. 에밀은 최근에도 몇가지 개보수 작업을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큰 투자다. 하지만 주인 쥴씨가 늘 말하듯이 가게가 잘 돌아가기 위해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재투자’(reinvest)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잘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뭐가 있겠는가…” 여운이 오래 남는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퀘벡에서 쥴 포제씨가 운영하고 있는 쥴이라는 상호의 편의점을 살폈다. 간단히 재차 정리하면 1950년에 아주 작은 식품점으로 시작된 가게가 배짱좋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주인을 만나 과감한 투자를 통해 환골탈태(換骨奪胎)하더니 규모가 매우 큰 편의점으로 자리를 잡았고 인구 14,000여 명의 작은 타운에서 명물이 된 것이다. 다양한 맥주를 구입할 수 있고 200가지가 넘는 간편 식사 대용품을 발견할 수 있는 전천후 편의점이다. 계절별 특수(特需)를 구가하는 상품 예를 들면 폭죽같은 것도 해마다 빠지지 않고 볼 수 있다. 판촉 또한 시대의 추세에 맞게 SNS를 통해 활발하다.

주인 쥴씨가 강조하는 3가지 경영 원칙을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첫째, 고객 만족도가 최우선이다.

손님이 찾는 물건이 없다면 다음번에 오면 반드시 갖춰놓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약속하라.

둘째, 프로다우면서도 공손해야 한다.

고객에게 늘 ‘봉쥬르’ (Bonjour)하고 인사로 맞이하고 떠날 때는 ‘아리봐’(‘Au revoir)라고 친절히 인사하며 보내라.

셋째,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가게 안이든 밖이든 구석구석 빈틈없이 살피고 낮이나 밤이나 늘 손님 눈에 좋은 이미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