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우리안의 일본극우

▲일본을 사랑하고  한국을 혐오하는 감정에는 동서가 따로 없고 고금이 따로 없다.  위안부도 없었고 징용 징병도 없었고 일본 식민지배 덕에 한국의 근대화가 가능했다는 인식을 우리는 함께 한다. 우리가 남이가~

올해 명색이 3.1운동 100주년 기념의 해에 유달리 친일 발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민족혼이 엄청 난 스트레스를 받은 한 해를 마감하고 있다.   

종전(終戰) 후 유래를 찾기 힘든 극우 정권인 아베 정부의 오만방자한 행태로 분노를 금할 길 없는 한해를 참고 버티는 와중에 염장이라도 지르겠다는 듯 우리안의 아베, 아베의 아바타들이 득실대며 극성을 떨어 댔다. 같은 한국인 맞나 싶은 이들의  망언을 재삼 반추하며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곡학아세 무리들에 대한 경계로 삼고자 한다. 100년도 더 전의 한 인물을 만나보자. 천하가 다 아는 그의 회고록 한토막을 인용한다.

일당기사(一堂紀事)

『최초 25세 무렵에는 종래 조선인이 목적으로 하는 문과에 합격했다. 당시 미국과의 교제가 점차 긴요한 까닭에 그때 신설된 육영공원에 입학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갑오경장 후 을미년에 이르러서는 아관 파천 사건으로 인해 로당(露黨) 즉 러시아당의 호칭을 얻었고 그 후 일로전쟁(日露戰爭*러일전쟁)이 끝날 때 이에 전환하여 현재의 일파-친일파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는 때에 따라 적당함을 따르는 것일 뿐 다른 길이 없다. …무릇 천도(天道)에 춘하추동이 있으니 이를 변역(變易)이라 한다. 인사(人事)에 동서남북이 있으니 이것 또한 변역(變易)이라 한다. 천도, 인사가 때에 따라 변역하지 않으면 이는 실리를 잃고 끝내 성취하는 바가 없게 될 것이다.』

매국의 일등 공신인 이완용이 남긴 말이다. 일당(一堂)은 그의 호. 1907년에 시국을 논한답시고 마주 앉힌 그의 처조카이자 비서 겸 자신의 문집 편집 발간일을 맡았던 김명수에게 저 말을 늘어놨다. 그러면 서 “지금 한 이 말은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말라”고 주의까지 줬다는데 정작 처조카 김명수는 이완용이 죽 은 이듬해인 1927년에 저 말도 포함해 일당기사라는 제목으로 이완용 전기를 발간하게 된다.

이완용은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처음부터 친일파가 아니었다. 영어에 필이 꽂혀  처음에는 친미로 시작했고 고종을 피신시킨 아관파천으로 친러의 길을 걸었다가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기자 곧바로 친일 로 바뀐 것이고 이후 나라 팔아먹기까지 불과 짧은 기간 초고속 집중적인 친일행각을 벌였다. 실제로 그 는 일본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몰랐다. 영어는 매우 능숙했고 이토 히로부미와의 사적 대화는 다 영어로 했다. 이완용이 처조카에게 한 저 말을 뜯어보면 사리사욕에 혈안이 된 자신의 카멜레온같은 변신을 감히 주역의 심오한 뜻을 빌어다가 합리화하며 간특한 세치의 혀를 놀리고 있는 것이다. 천도와 인사의 철학 이 이완용에게 이르러 변절의 합리화와 뛰어난 처세 감각으로 둔갑하고 있으니 불온한 지식인의 교언영색하는 테크닉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친일 매국의 불가피성에 대한 당당한 요설은 제국주의 일본과 이후 지금의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조선 의 식민지배에 그리도 당당할 수 있었던 뼈아픈 빌미를 제공하고 있으니 일면 유구무언이기도 하다만 그것은 당시의 변절자들이 시대에 영합하고 부귀영화에 눈이 멀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독립한지 70년 이 넘은 오늘에 와서, 또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올해에 끝도 없는 이완용의 후예들이 등장해 망언이 극성을 떨고 있으니  차마 역겹지만 인내로 견디며 들어보자.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

 

 

 

 

 

 

 

 

 

 

 

 

 

 

 

 

 

『일본은 사과 많이 했습니다. 일본 정부에 대고 문재인 정권이 사과를 한번은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만 되면 극우단체들의 거리 시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엄마부대 대표 주옥순이 8월 8일 종로구 도로 변에서 떠들어댄 말이다. 이 여자는 일주일 전인 8월 1일 일본 대사관 옆에 설치된 소녀상 부근에서 자 기를 따르는 아줌마 부대를 이끌고 『아베 수상님,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문재인을 철저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말 것…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 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날 자신이 직접 마이크 잡고 방 송하는 ‘엄마 방송’에서 그녀는 『왜 일본을 까. 일본은 우리를 도와준 나라야. 과거에 식민지는 있었지만, 그 이후에 우리에게 해준 게 너무 많아. 그래서 나는 그 고마움을 알고 있어.』라고 부르짖었다.

그녀가 지난 수년간 내뱉은 수많은 망언 중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다음의 말일 것이다. 『'내 딸이 위안부였어도 일본을 용서한다』그래 무차별적으로 용서하거라. 원수도 사랑해야 할 터인데 뭔들 용서못하리… 일본이 들으면 주옥같은 말만 해대서 이름도 주옥순이신가.

 

소녀상, 창피하다!

 

 

 

 

 

 

 

 

 

 

 

 

 

 

 

 

 

 

▲수학공식 2개와 수학 정리 6개를 만들어 피타코라스와 같은 반열의 인물임을 스스로 자랑하는 지만원

『강제 노역은 우리가 붙인 말이지. 일자리가 있으면 그것은 조선 사람들에게 아주 최고에요.(엄지 손가 락까지 척 들어보이며)…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이 위안부(소녀상) 이거에요. 창피하잖아요…. 한국인들은 다 사고력이 멈춘 개돼지… 빨갱이 조센진들이다….아베 수상이여 이를 고쳐주시라.』자칭 군사 전 문가 지만원이 8월 4일에 기자들에게 당당하게 줴친 말이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을 여전히 폭동으 로 믿고 있고 북한 특수부대가 뒤섞여 조종한 난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난했던 시절, 일본 돈으로 나라 기초닦았다!

『우리가 세끼 밥도 못먹던 가난한 시절 일본 돈 받아 산업단지 만들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 때 5억달 러를 받았는데, 일본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사인을 했으면 지켜야 하 는데, 그것을 무효화하고 돈 가져와라 그러면 공인된 약속을 안 지킨다고 그런다. … 한국만 아니라며 계속 사과하라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일본사람 생각이다. …일본이 한국 물건 팔아주는 게 두배 많아 일본 상품 불매운동하면 우리가 손해다.』잘못 들으면 아베가 하는 말인 줄 알겠다. 충북 보은 군수 정상혁 (자유한국당)이 8월 26일에 자매결연 지자체 울산 남구 워크숍에서 공개적으로 한 말이다.

강제동원 없었다

『조선인 노무자들의 임금은 높았으며 전쟁 기간에도 자유롭고 편안한 삶을 살았다. …강제동원(징용)은 없었다.』낙성대경제연구소 이우연 박사가 지난 7월 2일 열린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유럽본부, 인권 이사회(UNHRC) 본 회의에서 ,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한일 관계 문제’와 ‘징용노동 관련 한국의 근현대사 왜곡 문제’에 대해 발표한 내용 중의 핵심이다. 일본 극우 학자의 발언하고 판박이다. 하도 충격적이라 국내 한 언론이 “강제동원됐고 인권유린을 당한 수많은 증거와 증언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가볍게 이렇게 응수했다. “피해자들의 증언을 다 믿을 수 있겠나. 검토해볼 문제다… 밥을 조금 줬다는 것도 당시 일본인 노무자들에게 똑같이 조금 줬다. 한국인들은 많이 먹기 때문에 똑같이 밥을 줘도 한국인들이 배가 고팠으니 밥을 조금줬다고 증언하는 것이다. 배가 고팠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맞는 이야기다.” 이쯤 하면 이건 막장 개그이니 이 인간의 썰은 이정도로 그치자.

위안부는 매춘부와 같다

『한국에서만 일본이 말도 안 되는 국가로 취급받는다. 일본은 세계적인 강대국이다. …나를 혹시 여러분이 친일파라고 오해할 것 같은데 친일파 맞다. 중국이랑 친한 거보다는 일본이랑 친한게 더 좋다는 뜻에서 그렇다. …(위안부는 매춘부와) 비슷한 거다. 그 사람들(매춘부들)이 왜 매춘하냐. 살기 어려워서다. 옛날(일제강점기)에도 그랬다. …(듣다 못해 한 청강자가 “위안부 할머니들은 교육을 시켜주겠다는 등 일본의 말에 속아서 간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에 대해)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지금도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몸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손님들한테 술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접대부 생활을 하게 된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 지난 9월 19일 연세대 류석춘 교수라는 자가 발전사회학 강의를 하던 중 내뱉은 이야기다. 수업받던 학생들만이 아니라 동문은 물론 사회 전체가 들끓었다. 류씨는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로 보는 한국 수구 지식인의 한명이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반일종족주의?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과 그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학자로 존경하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이밖에도 친일 발언 단골손님으로 늘상 등장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올해 7월 그의 저서 ‘반일 종족주의’ 북 컨서트를 하는 자리에서 한 말도 감상해보자. 『대체로 1987년 이후부터 일본을 악의 세력 으로 ,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한국인들의 역사 인식이 이른바 민주화의 이름으로 깊숙이 한국인의 마 음을 오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 무반성의 뻔뻔한 태도에 대한 제정신 가진 대한민국의 반일 국민 정서를 “일본을 악으로 보는 못된 습성이 한국 국민의 심성에 내재돼 있다”고 철저히 매도하고 있다. 더 쉽게 말해 한국민은 DNA에 혐일(嫌日)을 안고 태어난 종족이라는 비아냥에 다름 아니다. 가재는 게편이라 했던가. 저런 황당한 저서에 황당한 자평을 듣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자는 이렇게 화답했다. 『이영훈 교수님은 제가 신문사 논설실장을 할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학자라고 저는 판단해서 북 콘서트 소식듣고 달려왔습니다. ‘토착대구’ 여러분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 저는 토착왜구입니다.』 기억이 오래돼 가물거리겠지만 참고로 윤창중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정상회담 방미단에 포함돼 워싱턴을 갔다가 인턴 여직원 성추행 으로 한미 양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도중 하차한 인물이다.

이상 올 한해 나온 친일 망언 중 빙산의 일각을 소개했다. 글을 마무리하기 전 저들의 공통점을 지적해둔다. 저들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흠모 숭상한다. 지식인연 하는 자들은 과와 공을 함께 봐야 한다는 그럴듯한 양시론으로 치장하고 있지만 그냥 치장일 뿐이고 두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쳐난다.

두번째로 저들은 대한민국 진보진영을 싸잡아 친북으로 몬다. 그래서 현 정권을 김정은 하수인이라고 매도하며 한일 갈등 국면도 무조건 한국정부의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왜곡된 이념이 낳은 반민족행위일 뿐이다. 희한한 것은 저들 친일 지식인 중 상당 수가 한때 극좌파였다는 사실이다. 변절인가, 현실의 뒤늦은 깨달음인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나 대개가 일본 관변 단체나 기업체 혹은 기업체가 운영하는 학술 재단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넉넉한 후원금을 지원받는다. 지식인의 양심을 파는 것이다. 일본의 전방위적 친일세력 만들기 프로젝트의 음험함은 안중에도 없다. 심지어 어떤 교수는 받았다고 아주 대놓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하는데 솔직해서 좋기는 하다.

3.1운동 100주년의 해가 우울하게 저물어간다. 모국에서는 자발적 애국심으로 일본산 맥주가 99.9% 자취를 감췄다는데  그나마 이 통계로 상처받은 민족자존심에 위안을 받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