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라틴계 내집같은 편의점

퀘벡시티 데판뇨 ‘모콜로’ 이야기

▲아프리카 이민자로 억척과 끈기로 성공해 편의점 3개를 운영하는 또순이 마들레느 자리도카씨. 아프리카, 라틴계 식품을 주축으로 틈새시장을 뚫어 성공한 대표적 모범 사례이다.


 

퀘벡 시티의 아프리카 커뮤니티를 배경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알차게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본 지면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편의점(불어로 데판뇨) 상호는 모콜로(Mokolo). 주인은 마들레느 자리도카(Madeleine Zari-Doka). 여자로서 불굴의 의지와 용기, 억척이 퀘벡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이자 퀘벡 주도(州都)이기도 한 퀘벡시티에 3개의 편의점을 소유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한 마디로 정신 승리라 하겠다. 이하 업계전문지 CSN의 특집 인터뷰 기사를 요약 소개한다.
 

3개 가게 중 제일 먼저 오픈했던 가게에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마들레느는 첫마디를 “온갖 경험을 다 해봤다”로 시작했다. 인생여정이 파란만장했음을 알리는 말이겠다. 가게는 계단을 내려와 지하에 꾸며져 있다. 다양한 수입 식품, 미용제품, 온갖 잡화상품 등 현재 작지만 빠르게 커나가고 있는 이곳 아프리카계 동포들과 라틴계 주민과 학생들에 어필하는 상품 위주로 취급되고 있다. “열심히 일해왔고 현재까지 성취한 것에 대해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자평이다.
 

카메룬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Central African Republic)의 작은 마을 바부아라는 곳에서 대가족의 일원으로 태어나고 자란 자리도카씨는 사업하는 아버지의 옷가게와 여인숙 운영을 도우며 성인이 됐다. 그러니까 어린 시절부터 장사하는 쪽으로 일찌감치 몸을 담은 셈이다. 고작 12살밖에 안먹은 딸에게 그녀의 아버지는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는지를 가르쳤다. 타고난 사업가가 될 여건이다. 그 나이에 그녀는 벌써 머리땋아주는 나름의 비즈니스를 운영했다. 아버지는 그녀보고 학교 친구들한테 팔 수 있을 만한 물건들을 쥐어 주며 팔아오라고 시켰다. 좀 심하다 싶은데 아이는 잘 따라 했다.
 

이후 한 기독교 단체의 후원하에 몇나라를 돌며 여행할 기회를 가졌는데 아프리카라는 곳이 늘 내전이 있고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숱한 전투들이 벌어지는 위험한 곳이라 그녀도 어떤 나라의 반군에 붙잡혀 한달 가량 투옥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3년 어수선한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고 운좋게도 캐나다 위 니펙에 오게 됐다. 그리고는 얼마 안있어서 퀘벡으로 이동했는데 여기서 다양한 일을 했다. 비즈니스 관련 강좌도 듣고 열심히 일해 2007년에 캐나다청년사업지원재단(Canadian Youth Business Foundation) 에서 15,000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 저리 융자였다.
 

이 돈으로 원래 계획은 미장원을 차리기로 했으나 마음을 바꿔 편의점으로 관심을 돌렸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판매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물건을 어디서 구할 수가 없었다. 사실 수퍼마켓 어디를 가도 구하기 어렵다. 그녀는 상호부터 정했는데 Moniker Mokolo로 아프리카 토속어인 이 단어는 big이라는 의미다. 또한 중앙 아프리카의 한 도시 이름이기도 하고 유명한 시장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지어진 모콜로라는 업소는 2008년에 오픈했고 퀘벡시티 서쪽 작은 건물의 지하에 차려졌다. 라발 대학 캠퍼스가 이웃해있는 지역으로 이 대학의 아프리카 유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학교 기숙사나 근 처에서 살며 학교를 다닌다. 이후 같은 건물의 1층에는 아랍계 식품점이 오픈했다. 지하에는 아프리카, 1층에는 아랍… 소수민족 다국적 식품점이 차렸졌다고 해야 할까.
 

 

 

 

 

 

 

 

 

 

 

 

 

 

 

 

 

 

 

 

 

▲아들이 운영하는 모콜로 2호점. 대학 캠퍼스 근처에 자리하고 아프리카, 라틴계 학생과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커나가고 있다. 가족 경영체제로 흔한 핼퍼 한명 안쓰고 혼자서 각각 가게 하나씩 운영한다.


 

모콜로는 주전부리나 일상생필품 이외에도 가발, 머리카락 보조물, 미용제품 등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도 추가했고 아프리카 취향의 오일, 소스, 생선이나 양고기, 닭고기 가공식품 등이 베스트 셀러가 됐다. 역시 먹는 것은 자기 나라 전통 음식에 대한 향수를 이겨낼 재간이 없으니 잘 될 밖에 없는 일 이었다. 기막힌 틈새시장(niche market)을 뚫는데 성공한 것이다.
 

종업원없이 혼자 운영하는데 아침 10시에 열고 요일마다 조금 차이를 두고 8시 또는 9시까지 한다. 일요일만 오후 1시에 열고 8시에 닫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서 일요일 오전에는 예배를 보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게은 입소문을 타고 나날이 발전해갔고 아프리카 커뮤니티 이벤트에 빠짐없이 후원을 하면서 유대관계도 탄탄히 쌓았다. 사업 성공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자리도카씨는 손님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직 이 업소를 지킨다. 그녀 업소는 아프리카계만이 아니라 라틴계 손님들도 단골로 찾는 장소다. 이쪽 계통 사람들이 좋아할 식품류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두 민족은 식품 취향이 꽤 유사해서 양쪽에 모두 먹힌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이 특정 소수민족을 배경으로 시작했으나 이제 사업이 발전해서 비 아프리카쪽 사람들, 백인들도 많이 찾는 가게가 됐다.
 

2014년에 그녀는 폐업하는 편의점을 재고값만 주고 인수해서 두번째 가게를 열었다. 모콜로 2호점이다. 이 가게도 라발 대학 캠퍼스에 붙어 있다. 그리고 1층에 있다. 1호점 모콜로와 동일한 아이템들로 갖췄다. 다만 여기에 북미주 전형적 편의점 단골 아이템들이 추가됐을 뿐이다. 이 가게는 그녀의 올해 22세 된 아들 윌리엄이 운영한다.
 

2년 전인 2017년 그녀는 세번째 가게를 샀다. 모콜로 3호점이다. 그리고 25세의 딸 리디아 엔네트가 운영한다. “모든 것은 순조롭게 잘 돌아가고 있다.”는 그녀 말대로 이제 여유가 생겨 여름이면 몇주간 모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친정에 가서 쉬다가 온다. 대담하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반군이 사람 납치하기를 예사롭게 하는 위험지역을 신분을 위장해서 다녀오기도 한다. 위험지역에 난민을 도우러 가는 것이다.
 

3개의 가게는 종업원 한명없이 본인, 아들, 딸이 하나씩 꿰차고 잘도 운영하고 있다. 그녀가 강조하는 3가지 팁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1. 돈을 위해 일하지 말라.

그녀가 상인이 된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남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이 때문이란다. 봉사가 우선이고 그 다음이 돈이다.
 

2. 인내하라.

장래를 내다보고 쉽사리 낙담하지 않고 버텨야 한다.
 

3. 행운을 믿어라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초조감을 갖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가진 범위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인내하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행운을 믿으며 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