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체인의 소매유통망 뚫기 경쟁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사서 집에서 소비

인기있는 패스트푸드점이 자사 상품을 포장해 일반 식품점을 비롯한 소매 유통망에도 보급을 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패스트푸드 광팬들이 더 이상 자신의 단골 식당을 찾거나 주문할 필요없이 인근 식품점에서 사다가 마이크로웨이브에 넣고 몇분만 돌리면 자신의 애호 메뉴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몇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세인트 허버트(St.Hubert)의 치킨 팟 파이, 스위스 샬레의 그레비 소스, 그리고 팀호튼의 홈스타일 칠리 소스 통조림 등이 가장 친숙한 패스트푸드체인사의 간판급 제품들이다. 편의점 을 비롯한 식품점에서 손쉽게 구입해 가정에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다.

  




 

 

 

 

 

 

 

 

 

 

 

 

 

 

레스토랑 체인의 자사 제품 수퍼마켓 진출은 요식업 체인사들끼리의 소비자 관심 끌기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어난 고육지책이라 하겠다. 결국 식품점이나 편의점 등 소매 유통망에도 좋고 저들 패스트푸드 회사에게 좋은 윈윈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발품 팔아 굳이 자신의 단골 식당을 가서 주문해 먹을 수도 있고 그마저 시간걸리고 불편하면 이웃 편의점이나 식품점에서 해당  포장 제품을 사다가 먹어도 되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편리성의 범위가 확대되는 세상이다.
 

마켓팅 조사 기관 NPD그룹은 이런 현상이 업계에서 한창 인기 상승이라고 한다. 식품점에서 취급하는 먹거리 상품 중 이들 패스트푸드점 자사 완제품 비중이 꾸준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팀호튼은 3가지 스프와 칠리  소스 제품을 출시해 식품점에서 잘 팔리고 있다.
 

브로콜리 크림 스프, 쌀밥섞은 치킨 스프, 치킨 누들 스프가 그 3종이고 가정용 칠리 소스도 포함해 이미 지난 8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회사 대변인 새라 맥코넬씨는 “ 이들 4가지 제품이 캐나다 전역의 많은 소 매업소에서 취급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소비(Sobeys), 프레쉬코(FreshCo), 샤퍼스드러그마트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팀호튼이 소매업소에 보급하는 먹거리 제품이 계속 추가될 계획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팀호튼의 이번 소매업계 진출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1월 병에 담긴 즉석 커피, 아이스 카푸치노, 아이스 커피가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고 연이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더블더블커피바(double-double coffee bar)라는 것도 이어서 나왔는데 초콜렛 대신 커피 성분으로 만든 막대바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다.

 

 

 

 

 

 

 

 

 

 

 

 

 

 

 

 

1951년 몬트리얼의 St.Hubert St. 선상에 1호점을 오픈한 세인트 허버트 체인 식당은 장족의 발전을 거 듭해 온타리오 동부지역부터 대서양까지 분포해 있다. 지난 2016년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라 (Cara ; 현재는 Recipe Unlimited)에 5.37억 달러에 인수됐다. 세인트 허버트가 식품점에 납품을 한 것은 이미 1965년의 일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매우 시대를 앞서간 마켓팅이자 비즈니스 전략이었다. 로티세리 치킨 요리로 유명했던 세인트 허버트가 소매업소에 보급하는 자사 상품으로는 신선냉동 고기파이, 치킨 윙, 푸틴 그레비 통조림, 신선한 샐러드의 일종인 콜슬로(coleslaw)등 수십종에 달한다. 갈비, 버거, 베이컨으로 감은 스캘롭, 각종 소스, 양념까지 식품점 선반에 깔려 있다. 참고로 세인트 허버트의 모회사인 레시피 언리미티드는 산하에 저 유명한 스테이크 레스토랑 체인인 케그(Keg)를 거느리고 있다.
 

맥도널드 캐나다는 빅맥, 맥치킨, 필레오피쉬 샌드위치 등에 맛을 내는 소스를 지난 2017년 한시적으로 유통시킨 적이 있다. 캐나다 진출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마켓팅이었다. 병에 담아 완제품으로 팔던 것들은 공급사들과의 계약 만료로 식품점 공급이 종료됐지만 커피는 식품점에서 여전히 팔리고 있다. 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모든 패스트푸드 회사들도 매출 증대를 위한 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맥카페 시리즈가 2017년에 한시적으로 병입해서 소매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된 바 있다.


 

최근 요식업의 성장세는 잠시 소강 국면을 맞고 있다. 2~3퍼센트 포인트 증가로 성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세는 주춤해보인다. NPD 자료에 의하면 전체 QSR 요식업의 트래픽(올해 8월말 기준으로 이 전 1년)은 2% 성장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성장폭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식품점을 파고드는 전략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패스트푸드 체인사들이 식품점을 비롯한 소매유통망으로 시선을 한번 집중하자마자 공급량은 크게 늘기 시작했고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 또한 높아져 갔다. 보급망을 키우면 키울수록 비즈니스 전체가 활기를 보인다. 본래의 매장이 가지는 의미는 변함없이 중요하지만 이제 매장뿐 아니라 해당 제품이 들어가 있는 일반 소매업소도 막강한 의미를 가지게 됐고 충성 고객들은 양쪽 모두에서 쇼핑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
 

쇼핑 행태를 관찰한 한 패스트푸드 체인사 대변인은 이렇게 증언한다. “편의점에서도 우리 회사 제품을 바구니에 담는 모습이 흔하게 관찰되고 있고 식품점에서 주말 장을 볼 때 포장 스프나 병에 든 커피 제품을 주워담는 모습 또한 흔한 광경이다.”
 

패스트푸드 체인사와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식품점 상호 윈윈에 대해 조금만 더 언급하고 글을 마무리하자.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요식업체는 새로이 구축한 보급 채널인 식품점 업계로부터 큰 혜택을 입고 있고 수퍼마켓 또한 마찬가지다. 트래픽이 최근 몇년간 줄어들어 노심초사하던 수퍼마켓 체인들이 저 마다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기울였고 변신을 대대적으로 하다보니 그로서란트(Grocerant)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Grocer + Restaurant의 합성 약어다. 매장 한쪽 코너에 더운 음식 포장 제품만 모아 놓았다. 이들 제품은 다 알만한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유명 아이템들이라 손님에게도 친숙한 것들이다. 그런데 바로 이 유명세를 타는 제품들로 인해 트래픽이 증대되는 무시못할 혜택을 누리고 있다. 상품기획 전략 수립에 바로 유명 요식업계 기성품이 포함되어야 할 이유다. 편의점 업주도 이 지점에 눈을 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