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와중

모국 전자담배 매출 지칠줄 모르는 증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지존 쥬울보다도 한수위라며 맹렬한 광고 판촉을 하고 있는 ‘버블몬’이라는 제품. 6월에 출시돼 8월에 50배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모국의 전자담배 광고를 보면 “상큼하다”, “목넘김이 좋다” 등등 온갖 유혹적 표현이 넘쳐난다. 특히 액상형(liquid) 전자담배는 종류도 무척 많아졌고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그런데 한국은 현행법상 상당수의 전자 담배가 담배로 분류되지 않고 있어 많은 규제에서 자유롭다. 편의점에도 이런 저런 다양한 전자 담배 제품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여기와 마찬가지로 한국 편의점에도 쥬울이 가장 많이 공간을 점령하고 있다. 업주나 종업원들은 계속 진열대에서 없어져서 채워넣기 바쁘다고 한다. 퇴근 길에 여자들도 많이 사는 편이라고 하는데 소비 트랜드에 대한 답변의 목소리에 즐거움이 생생히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한 전자담배의 매출이 화제다. 지난 6월에 출시된 이 제품은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출시된 그 달에 14,000개가 팔리고 7월에 10배인 101,000개, 그리고 8월이 되자 684,000개로 눈덩이 처럼 매출이 불어났다. 한마디로 대박상품이다. 불과 2개월 사이에 매출이 50배로 뛰었다.(사진 참조)
 

그런데 이 제품은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는다. 담뱃잎이 아니라 담배줄기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바탕으로 전자담배를 제조했기 때문에 담뱃잎을 원료로 할 때만 담배로 분류되는 법의 헛점을 기막히게 이용했다. 연초의 줄기나 뿌리를 원료로 액기스를 뽑아 담배제품을 만들어도 담배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실내에서 피워도 법으로 통제할 수 없고(10만원 과태료 부과 불능) 제품 표면에 금연 그래픽이나 건강 경고문구를 넣지 않아도 된다.
 

세금도 큰 혜택을 누린다. 일반 담배의 경우 한갑 당 4,500원짜리에는 개별 소비세 등 다섯 종의 세금이 부과돼 총 담뱃세는 3,320원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 신종 담배는 기계값을 포함해 일반 담배 2갑에 해당하는 소비량을 즐기면서도 8,500원에 불과하며 관세와 부가가치세만 내면 담배 명목의 세금은 없다. 일반 상품처럼 취급되는 것이다. 이런 불합리를 시정하기 위해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정쟁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다보니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NATURE 사설

“유무해 콕 찍어 입증 아직 안돼”


 

이왕 법의 헛점을 노린 전자담배의 모국 실상을 언급했으니 글로벌 차원의 전자담배에 대한 포괄적 현황을 짚어보기위해 이하 최근 Nature지에 실린 사설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50여 년 동안 '담배가 사람 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흡연은 지금도 매년 8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다. 이는 전적으로 예방 가능한 '최악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이므로, 이 문제를 해결할 참신한 방법이 절실히 요망된다.
 

그러므로 전자담배가 가능성있는 해결책으로 주목을 받아온 건 별로 놀랍지 않다. 미국의 성인 흡연자 중 절반 이상은 해마다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이론적으로 금연의 성공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전자담배 흡입(vaping)은 전통적인 흡연(smoking)보다 안전하다”는 것이 통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전자담배 매출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2018년 전자담배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미화 113억 달러였다) 우려가 버섯구름처럼 피어나고 있으며, 연구자들은 이를 불식시키는데 실패해 왔다. 전자 담배에 대한 긴급의문은 다음과 같다. ① "전자담배가 정말로 금연에 도움이 될까?" ② "금연은 커녕 흡연의 가교(架橋gateway)가 되는 건 아닐까?" ③ "액상형태가 장단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아 닐까?" 이 세 가지 의문들이 해결될 때까지 전자담배 사용을 강력히 옹호하는 것은 성급하며, 규제당국자 들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입을 제한할 지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올해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실린 논문 한 편이 증거의 갭을 부각시켰다. 연구 진은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서…(중략)… 전반적으로 볼 때, 그 연구는 “전자담배가 다른 금연전략(예: 니코틴 대체요법 + 항우울제)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또한 최근의 연구들이 (전자담배가 신속히 변화하고 있는) 현실세계에 적용될 지도 의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전자담배 사용자들은 'EU의 니코틴 농도 법정 한계'의 3배에 달하는 니코틴을 함유한 전자 담배를 선호해 왔다. 예컨대, 인기있는 전자담배 중에서 농도가 가장 높은 쥴(Juul)의 제품은 '담배 한 갑 (20개비)'에 상당하는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흡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며,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에 의해 뒷받 침되는 '잠재적 탐닉성'도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17-2018년 사이에 미국 고등학생들(14-18세)의 전자담배 사용은 무려 78%나 증가했다. 다섯 명 당 한 명의 고등학생들(그리고 전형적으로 11-13세인 중학생들의 경우에는 스무 명 당 한 명)은 최근 1개월 동안 한 번 이상 전자담배를 사용해 봤다고 한다.
 

이건 심각한 건강상 우려를 자아낼 수 있는 문제다.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진짜담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인과관계는 확립되지 않았다. 그리고 전자담배(특히 고농도 니코틴을 함유한 전자담배)가 젊은이들의 뇌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데이터가 이처럼 빈약한 상황에서, 전자담배를 둘러싼 연구자들의 논쟁은 대립적이고 때때로 감정적이 었다. 전자담배의 옹호자들은 "전자담배를 이용하여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담배의 심각한 폐해를 저지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 전자담배의 비판론자들은(그들 중 일부는 전자담배를 비판하는 대중 연설을 행한 후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한다) "수십 년간 구축한 '담배와의 전쟁'의 교두보를 상실하고, 새 로운 '전자담배 중독자 세대'를 창조할 수 있다"고 걱정하며, 빅 토바코(Big Tobacco: 5大 글로벌 담배 회사)의 유령이 부활하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담배업계의 거인이자 말보로의 메이커인 알트리아 (Altria: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가 작년에 쥴의 지분을 35%를 인수하면서 이런 공포감에 더욱 부채질을 했다.
 

'담배가 폐암을 초래한다'고 보고한 연구들은 담배를 '공중보건의 적'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제 연구자, 연구비 지원기관, 공중보건 기관, 정책입안자들은 일치단결하여 '고품질 연구'를 설계하여 기존의 연구 결과를 재현함으로써, 전자담배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차세대 니코틴제품의 등장 가능성을 검토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어떤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담배 제조사들이 제품의 전압을 상승시킴으로써, 액상 니코틴의 함량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니코틴 전달량을 증가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EU의 니코틴 함량 제한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른 유형의 제품들이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수입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흡연자들은 (기존의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 담배 제품(*궐련형 전자 담배)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그런 제품을 최초로 승인한 바 있다.
 

전자담배에 관한 올바른 정책(위험을 최소화하는 정책)은 '증거'와 '공동연구'에 기반해야지, '의견'과 '독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전자담배가 흡연자의 금연을 돕는 데 있어서 큰 성과를 거둘 것이다"라고 주 장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 지금이야말로 규제당국자들이 나서서 다음 세대의 부담을 덜어줄 적기(適期)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