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담배 업계, 향가미담배로 바짝 긴장

주정부 금지 조치 러쉬에 트럼프도 무게 실어

▲지난 9월 11일에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베이핑 제품에 대해 공식적인 최초의 발언을 했다. 국민들이 병들고 미성년자들이 안좋은 영향을 받는 향가미 전자담배를 금지시키자는 내용의 그의 발언은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향가미(flavoured) 전자담배를 금지해 청소년의 접촉을 막고자 하는 노력이 미국에서 열기를 더하고 있다. 50개 주에서 미시건 주가 가장 먼저 추진을 선언했고 이어 뉴욕주가 지난 9월 중순에 두번째로 의향을 내비쳤다. 현재까지 6개 주 정부에서 유사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지난 9월 11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차원의 제재를 시사해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업계와 업계를 위한 로비스트 활동의 촛점은 가장 인기있는 향가미 제품인 민트와 맨솔 담배만은 정부당국이 부디 건드리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모든 향가미 담배를 – 일반담배든 전자담배든 – 가리지 말고 전면 금지시키자고 열정적으로 외치고 있다. 향이 든 전자 담배가 미성년자를 유혹해서 담배에 맛들리게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개진하지 않고 있는 주정부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한 전자담배 업체는 연방정부가 금지 조치를 취하면 따르겠다는 반응을 민첩하게 보였다고 한다.
 

이 업체가 다름아닌 쥬울(Juul)이다. 쥬울은 트럼프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이렇게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향가미 제품에 대한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공감한다. 효율적인 조치라면 FDA의 최종 결정을 충실히 따르겠다.”

그러나 지난 과정을 보면 양상은 지금하고 크게 달랐다. 주 의회에서의 보이지 않는 전투는 격렬했다. 담 배회사들이 고용한 로비스트들은 주정부의 향가미 제품 금지 조치를 막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특히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메사츄세츠, 뉴욕, 메인, 코네티컷 주에서 그랬다.
 

그렇게 해서 일부 주의 금지 시도는 실패했거나 교착상태에 있다. 막강한 로비를 뚫고 미시간 주지사가 이번 달에 긴급규제법안(emergency rules)을 발의했고 뒤를 이어 민주당 소속의 뉴욕 주지사 앤드류 쿠오모가 유사한 긴급규제법안을 발의할 의사를 내비친 것은 대단한 용기라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국회 동의가 필요없이 관철시킬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입법부를 상대로 로비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쥬울의 전방위 로비는 대단했다. 백악관, 의회, 식품의약청 등을 상대로 올해 상반기에만 190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베이퍼 기술개발 협회(The Vapor Technology Association)도 올해 캘리포니아 정부의 향가미 전자담배 금지 도입을 철회시키기 위해 78,000달러를 썼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세계 최대의 담배 회사 중 하나인 알트리아 그룹은 지난 가을 단독으로 로비에 전력투구해 현재 금지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교착상태에 묶어두기에 이르렀다. 이를 위한 로비로는 10만 달러 이상을 썼다. 참고로 알트리아는 쥬울사(Juul Labs, Inc.) 지분의 35%를 보유하고 있다.
 

 

 

 

 

 

 

 

 

 

 

 

 

 

 

 

 

 

 

 

 

▲미시건 주에 이어 뉴욕주도 쿠오모 주지사의 지난 9월 15일 성명을 통해 향가미 전자담배 전면 금지 정책을 시사했다.


 

미국 담배회사 랭킹 2위인 레이놀즈 아메리카는 전자담배 뷰즈 알토(Vuse Alto)를 판매하는데 올해 뉴욕 주에서 로비스트 인건비로 240,000달러를 사용했고 이중 최소한 23,000달러는 향가미 전자담배 금지 정책 수립을 막는데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덕에 올해 의회에서 금지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일단 막았다.
 

알트리아는 올 봄에 메인 주 한군데서만 금지 입법화를 막기 위해 7만 달러 이상의 돈을 썼는데 소셜미디어와 이메일 등 온라인 수단을 이용한 금지 정책 불합리를 강조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데 투입된 돈이다. 메인 주는 현재 금지 조치가 없다.
 

2018년 기준으로 전세계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110억 달러에 이른다. 10대 청소년들의 베이핑 증가는 주로 쥬울과 같은 액상형 카트리지 향가미 전자담배가 주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쥬울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약 3/4를 차지한다.
 

정부의 금지책과 업계의 반대 로비의 치열한 싸움의 와중에 보건 당국들은 수백건의 호흡기 질환을 조사하고 있다. 모두 전자담배나 베이퍼를 애용했던 사람들의 질병 보고서다. 그런데 많은 경우들이 마리화나와 관련이 있으며 어떤 하나의 요인이라고 콕 찍어 말하기 어렵다.
 

향가미 제품 허용을 주장하는 진영은 성인 흡연자가 향가미 전자담배를 대용품으로 해서 금연으로 이어지는데 도움을 받는다는 점을 논거로 내세운다. 반면 금지를 요구하는 의원들은 흡연을 하지 않는 청소년 들이 회사들의 유혹넘치는 판촉과 포장술로 인해 흡연 습관을 들이게 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베이퍼기술개발협회(VTA) 토니 아부드 회장 말을 잠시 들어보자. “우리가 발견한 여러 사실 중의 하나는 주의회가 행여라도 언론에서 안좋은 보도가 나오면 과민반응을 보이며 과학적 근거도 없이 향이 가미된 제품은 무조건 금지시키라는 규정을 만들고 우리는 또 이에 따라 향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 불만에 찬 목소리다. 그렇게 저렇게 로비도 하고 싸워서 전자담배 업계는 다른 모든 향들은 제거했지만 민트와 멘솔 은 – 이 두 향가미 제품이 가장 인기가 많은데 – 살아 남게 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보루도 세간에는 걱정 거리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향가미 금지 목록에 멘솔과 민트까지 포함시키는 발언을 한 것이 불을 당겼다.
 

작년 11월에 FDA는 향가미 전자담배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를 예고한 바 있었는데 이것이 계기가 돼 연방 의원들이 멘솔과 민트를 포함한 모든 향가미 전자담배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게 됐다. 사실 멘솔과 민트는 일반 담배 흡연자의 금연 과도기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곧이어 FDA가 일반 담배 중 유예 해왔던 멘솔 담배까지도 생산 금지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그런데 쥬울사가 망고, 과일, 크림, 오이맛 나는 자사 베이퍼들을 일반 소매업소에서 판매 중단토록 하겠다는 발표가 나온지 이틀 뒤에 나왔다. 회사의 CEO는 이렇게 말했다. “쥬울은 절대로 미성년자들이 자사 제품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며 FDA가 제기한 우려에 대해 깊은 주의를 기울이는 바이다.”
 

쥬울 대변인 테드 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있기 직전에 이런 말을 했다. “우리 회사는 아동들의 구미를 당기는 캔디, 식품, 드링크를 흉내낸 향을 함유한 여하한 제품들도 모두 금지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 그런데 쥬울이 FDA의 정책을 지지하고 함께 한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상에 민트, 멘솔, 담배맛 나는 베이핑 제품을 공급했다. 회사는 또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향가미 자사 제품들을 팔고 있다. 일반담배나 베이핑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멘솔과 민트는 금지에서 예외를 두는 과학적 근거가 하등 없다고 항의해왔다. 그들은 멘솔을 가지고 비윤리적으로 특히 흑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집중적으로 해왔고 이들 향은 특히나 담배라고는 모르는 미성년자들에게 큰 유혹으로 작용해서 전자담배 사용을 크게 부추겼다. 향이 가미되면 니코틴의 거친 맛을 순화시키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사리 흡연 유혹에 빠지게 된다.
 

전국암협회행동넷트워크 메인 지부 대정부 담당 이사 힐러리 쉬나이더씨는 “담배의 거친 맛을 순화시키는 그 어떠한 것들도 아이들이 유혹에 끌리기 십상인 물건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민트향 제품을 금지시키는 것은 정치적으로 꽤나 논쟁거리가 돼왔다. 메인 주에서 편의점 업주들이 격렬한 불만을 터뜨 렸다. 민트, 노루발풀향기(wintergreen), 멘솔향 제품을 금지하자는 것은 메인주 편의점 업소에서 판매되는 향가미 제품 전체의 30%를 못파는 것이고 정부 세수(稅收) 3,200만 달러를 정부도 손해보는 것이라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의원들도 숙고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해서 타협안이 나온 것이 이들 향가미 제품은 살려두자는 것이었다. 메인 주는 담배회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법안을 통과시켜 이 제품들이 소매업소 에서 계속 팔릴 수 있게 됐다. 법에는 대신 21세 미만의 손님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것과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이런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불법화했다.
 

그레첸 위트머 주지사가 이끄는 미시건 주정부 관리들은 향가미 전자담배 금지 조치에서 민트와 멘솔향 제품을 예외로 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들 제품까지 금지함으로써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가장 올바른 방향을 잡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시건은 이 정책 추진으로 회사들과 소송까지 치르는 중인데 정부 가 승소할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들을 하고 있다. 베이퍼기술개발협회 아부드 회장은 트럼프의 발언이 나오기 전에 이런 주장을 한 바 있다. “주정부들은 더 많은 조치들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