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 편의점의 계속되는 日製 씨말리기

“일본기업 아냐” 선긋고 애국심 마켓팅

모국 편의점업계가 일본과의 선긋기에 적극적이다. 사실 ‘편의점’ 하면 편의점 왕국 일본과의 이미지 연관성 때문에 오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일 곤욕을 치루는 세븐일레븐 코리아를 보자. 일본 자본이 미국 세븐일레븐을 인수해 실질적 지배구조를 가진 탓에 소비자들의 애국심이 세븐일레븐 코리아를 향해 반감을 일으키고 자칫 불매운동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7월 말에 일본 불매운동 기업 리스트에도 올라 해명하느라고 땀 꽤나 쏟았다. 본사 차원은 물론 가맹점주도 팔걷고 나섰다. “세븐일레븐 미국 법인과 계약 맺고 시작해서 미국 브랜드였다가 일본으로 오너가 바뀐 것이기는 하나 80% 가까운 지분을 롯데가 가지고 있어서 일본 자본과 무관하다.” 이런 취지의 설명으로 소비자들을 열심히 이해시켰다.
 

일본산 제품 판촉 행사같은 것은 이미 불매 시작부터 당연히 중단 사태가 일어났고 진열대에서 일제 맥주는 자취를 감췄다. GS25는 `카카오페이 결제시 맥주 8캔 1만5000원 판매` 행사를 앞두고 홍보물에서 일본 맥주인 아사히와 삿포로를 빼버렸다. 아사히가 불매운동 여파로 부동의 판매 1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거세지자 이에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경기도의 한 GS 25 점주 는 매장 내에 `토종 우리 편의점 GS25`문구를 붙여넣는 등 자발적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GS25 는 1990년 LG25로 출발한 국내 독자 편의점 브랜드다.
 

 

이마트24는 8월15일 광복절을 겨냥해 영화 `봉오동전투`와 광복절 마케팅을 실시했다. 일본 불매운 동과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강한 상징성으로 다가가며 나름 의미를 거둔 행사였다. 이마트 24는 3.1절이 나 한글날 등 국가기념일에 맞춘 판촉에서 일부 제품 판매금의 1%를 애국 열사 기념사업회에 지원하기도 했다. 단순히 일본산 제품 취급을 보이콧하는 단계에서 한걸음 나아가 적극적인 애국심 마켓팅으로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일본 훼미리마트와 합작회사로 시작한 CU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CU독도 사랑 원정대`와 독도를 방문해 경비대를 위문하고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CU는 2012년 브 랜드 독립에 성공한 뒤 현재 지분 절반 이상을 지주사인 BGF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일본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100% 한국 기업이다.
 

한편 한달을 넘기고 있는 일본산 불매운동은 수출절차 우대국가, 소위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이 한국을 제외시키자 더욱 가열차게 전개되고 있다. 아사히, 기린, 삿뽀로 등 일본 맥주가 초토화된지는 꽤 됐고 맥주 재고가 매장 한켠에 그득그득 쌓여 있다.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40~60% 감소했으며 다른 나라 맥주가 대신 매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일본 거부에 대한 과민함은 유럽 맥주 중 자본 구조가 일본 지배인 것까지 찾아내 이 제품들도 보이콧하는 수준이다. 조금이라도 일본과 연이 닿아 있으면 아예 씨를 말리겠다는 애국심이 절절 끓는다.
 

물론 일제 상품 거부가 편의점에만 국한한 현상은 아니다. 업종을 불문하고 불매에 참여한 정도를 몇가지만 보면 감이 온다. 의류는 86.5%, 생활용품은 82.6%, 여행상품은 73.9%의 소비자들이 불매에 참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식품이 88.3%로 가장 높다. 모국 뉴스를 보면 한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 일본 중소 도시나 마을의 경우 경제가 휘청대는 실정이다. 온라인 쇼핑으로 유명한 유니클로는 한마디로 애국심에 폭격을 맞은 수준이다. 벌써 매장 여러곳이 문을 닫았다.
 

한편, 유학생이나 관광객의 발길이 한산해지자 무척이나 걱정이 된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민간 끼리의 교류는 계속 활발히 하자”라고 내심 불안의 일단을 드러내고 있다. 또, 모국 정부가 9월 개최 예정인 해외박람회(일본취업 박람회)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하자 “그렇게 하면 한국학생들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고양이 쥐생각하는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이나 마트 등 소매유통 단체들의 전망을 들어보면 이번 일본산 불매운동은 상당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하는데 한국인의 불매운동은 냄비근성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호언장담하던 일본 극우의 비아냥이 이미 무색해지고 있다. 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의 증언이 바로 이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일본산을 빼고 매출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대체 상품으로 커버하기 때문에 전혀 매출이 줄지 않으며 어떤 곳은 소폭이나마 증가한 곳도 있다. … 소비자들이 불편해하기는 커녕, 이러 저러한 제품도 일본하고 관련이 있으니 취급하지 말아 달라고 불매 리스트에 해당 제품을 추가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불타는 애국심에 자발적으로 전개되는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대한민국 편의점 업계는 일말의 피해와 흔들림이 없이 건재하다는 낭보가 연일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