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시작된 송사, 이제 항소 판결나와

국내 메이저 담배 3사에게 천문학적 배상 판결이 나왔다. 지난 3월 1일 퀘벡 항소심 법원은 원고측인 퀘벡 주에 거주하는 흡연으로 인한 질병 환자 흡연자들에게 피고인 담배 회사가 원심대로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국내 담배시장을 거의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3개 회사인 임페리얼 토바코, JTI, RBH는 “이득에 눈이 멀어 고객의 건강을 무시하고 은폐했다”는 원고측 주장을 인정한 원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던 것인데 항소법원이 다시 원고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사건은 원심 판결이 있던 지난 2015년 5월로 돌아간다. 퀘벡주의 흡연으로 인한 질병 환자90여 만명 이 이들 담배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해 총 156억 달러 배상 판결이 내려졌었다. 그리고 1 차 배상금 11억 3천만 달러를 같은 해 7월 26일까지 원고측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대해 담배 회사들은 “담배는 연방정부가 인정한 합법적인 상품으로 은폐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1차 배상금 지급 시한 직전에 항소를 제기했던 것이다.
 

피고측은 항소를 제기하며 “1차 배상금 11억3천만달러를 마련할 방도가 없다’며 결국 회사 문을 닫으라는 판결이라고 반박했는데 이에 대해 원고측 변호인단은 “담배회사들이 책임을 모면하려는 술수를 쓰고 있다”며 “지금도 매일 수많은 주민들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때문에 숨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집 단소송은 90여만명이 원고측으로 가담했으며 임페리얼은 배상금의 67%를 1백5억달러, RBH와 JTI 는 각각 31억달러와 20억달러 배상을 명령받았었다.
 

집단 소송의 발단으로 이야기를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때는 2012년. 퀘벡의 리즈블레씨는2012년 남편 장이브블레씨와 사별했다. 당시 68세의 남편은 간암으로 사망했다. 부인은 담배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을 때의 초창기 원고 중 한명이다. “법정에서 담배회사들은 사망의 원인은 흡연자의 잘못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들은 흡연자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다.” 그녀에 따르면 남편은 1950년대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은 흡연의 건강상 유해성을 몰랐다. 이후 그는 세차례나 금연을 시도했지만 끝내 끊을 수 없었다.
 

3월 1일 항소 판결 소식을 접하자마자 리즈블레씨는 “담배 회사들은 거짓말장이” 라고 일갈하며 판결을 하나의 승리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희생자들을 위한 이 싸움이 끝난 것이 아니라 연방 대법원으로까지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한 모습도 비쳤다.


원고측 변호사 필립 트뤼델씨도 기뻐하기는 마찬가지다. 그의 추산에 따르면 배상금은 1심때의 156억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17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퀘벡 최고법원에서 열린 2심인 항소심은 2016년부터 시작해 마침내 지난 3월 1일 판결이 나온 것인데 피고측 주장의 거의 대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명으로 구성된 이 사건의 재판부는 흡연의 위험성을 피해자들에게 고지하는 의무 를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또, 담배회사들의 마켓팅이 흡연자들로 하여금 중독의 위험성이나 치명적 질병으로 이끌어 왔음을 피고측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이같은 마켓팅을 통해 피고들은 위법적이고 고의적으로 신성불가침의 생명권을 명백히 침해했다”고 판시했다.총 422쪽의 판결문 결론은 한마디로 “원심의 아주 사소한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원심 판결을 깰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피고측 반응
 

 

이번 항소 판결에 대해 피고측인 담배회사들도 반응이 나왔다. 먼저 RBH를 보면 최종심인 연방 대법원에 상고(上告)할 계획이다. RBH법률대리인 피터 루옹고씨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원고측 그 누구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 광범위한 피해 배상을 허용케 하는 판결로 집단소송법 기본 원칙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페리얼 대변인 에릭 가뇽씨는 “전례가 없는 법의 원칙을 흔들고 있어 재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방 대법원에서 뒤집힐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며 이번 판결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임페리얼측은 “흡연자들이 성인으로 수십년간 흡연과 관련한 위험을 인식해왔고 연방도 담배 장사하라고 라이센스를 정당하게 발급해준 것”이라며 “제반 법령을 모두 준수해왔다”고 강조했다.
 

JTI역시 유사한 논조로 비판에 가세했다. 이번 판결을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