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들 준비에 부산, 소매채널도 마음 준비해야

▲사진 왼쪽의 담뱃갑 구조가 캐나다에서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정품 담배 스타일인데 포장 통일화 정책에 따르면 오른쪽 두가지 형태의 구조로 변경 통일될 것이 예상된다.
 

담뱃갑포장통일화, 일명 ‘평범한 담뱃갑’(plain packaging) 정책이 금년 말 경에 시행될 전망이다. 연방 정부가 현재 법제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초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자는 이미 선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 사례와 유사하다. 모든 담배 브랜드의 바탕 색상이 무광택에 짙은 색조 그리고 칙칙한 갈색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각적 매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민무늬 표면 처리를 하겠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어떤 형태의 로고도 인쇄될 수 없고 브랜드명은 단지 담뱃갑 표면 하단에 정해진 작은 규격이내로 처리해야 한다. 또, 국내의 거의 모든 담뱃갑(pack)이 취하고 있는 형태인 뚜껑 개폐형(flip-top)은 금지한다. 대신 탄창형(slide and shell) 구조로 일원화될 것이라는데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옆으로 담배개비가 밀려나오는 방식으로 박스형 탄창을 연상하면 된다.


메이저 담배제조사들에게는 이미 이 말이 나돌던 수년 전부터 긴장을 유발시켜온 주제로 JTI대외협력/ 커뮤니케이션 담당 총책 캐롤라인 에반스씨의 다음 말은 담배 회사들의 입장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정부의 담뱃갑포장통일화 정책 도입의 현실화는 회사 전체가 매달려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 파트와 R&D(연구개발부서)에서부터 영업부서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회사 모든 부서와 팀들이 다 달라붙어야 한다.”


필요한 조치와 변화들에 대한 정보 파악을 위해 정부와 지속적인 접촉을 해야 하고 소매업소,도매상들과도 향후 협조하고 대응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과 정보 교환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마디로 평범한 담뱃갑 정책 하나때문에 전사적(全社的) 차원의 힘의 결집과 대외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판이다.
 

일반담배의 포장 변화 이슈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NSTC(National Smokeless Tobacco Company) 대외협력 담당 이사 제레미 아담스씨의 말도 새겨둘 만하다. “담배 제품의 변화는 포장의 변화를 동반 하는 중요한 이슈다. 그래서 만약 새 디자인으로 포장 변화할 것을 결정하고 제품 생산 단계에 돌입하게 되면 영업팀과 핵심고객관리팀(KAM ; Key Account Management)은 이전 포장 제품과 새 포장 제품의 비교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구형 제품을 당분간 판매해야 하는 과도기에 소매업소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고 차이가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시켜주는 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손님이 원하는 제품을 실수없이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행 사전 대비의 지혜
 

담배제조사들은 이미 새 제도를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했고 소매채널을 지원할 다양한 수단과 방법들을 모색 중에 있다. 별 상관이 없어보이는 스칸디나비안 캐나다 (Scandinavian Tobacco Group Canada)까지도 평범한 담뱃갑 정책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회사 대표 실뱅 라포트씨는 “소매채널에게 저들이 무엇을 언제부터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려줄 것”이라며 “시가와 파이프 담배에 대해 정부측 입장이 뭔지 분명치 않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오타와와 소통의 선을 대고 있다.”고 말했다.
 

 
 

 

 

 

 

 

 

 

 

 

 

 

 

 

 

 

금년 말에 시행된다고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리 시간 여유가 많은 것도 아니다. 우선 창고 재구성 작업에 직원 교육 훈련이 급선무다. 재고 파악 및 처리 작업도 매우 중요한 업무다.모두가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작업들인데 정부는 과도기 준비 기간으로 소매업소에게 불과 3개월을 줄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JTI쪽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제도 도입을 하고 있는 나라와 비교할 때 최단기의 과도기라는데 담뱃갑 외형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면서 소매업소도 보관함 재정비를 해야 하는 등 처리할 과정이 많아서 이 기간이 벅찰 수가 있다.
 

소매업소의 촉박한 이행 준비 기간, 포장 포멧 사이즈 확대(*뚜껑개폐형에서 탄창형으로 구조 변경)가 가장 우려스러운 요소들인데 좀더 여유있게 과도기를 넘기기 위해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시간 벌기 로비를 하는 것도 대응책의 하나다. 이는 업계 전문가들이 전하는 조언인데 제일 손쉬운 것으로 지역구 의원에게 청원을 하는 것이다. 정부의 추진하는 일 스타일이 최종 입법화 단계에서 시행 일자가 못박히기 마련이며 일단 일자가 정해진 후에는 달리 손쓸 방도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호주로부터의 교훈
 

전 세계적으로 8개국이 이 제도를 시행하거나 시행을 확정했다. 그리고 십 수개국이 제도 검토 단계에 있다. 시행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모두 알고 있듯이 호주였다. 2012년 겨울부터 시작했는데 편의점 업계 입장에서는 이 나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 시행하면 어떤 문제점들이 야기될 것인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2016년 5월 30일 호주 편의점 협회 (AACS ; Australasian Association of Convenience Stores)제프 로것(Jeff Rogut) 회장은 직접 토론토를 방문해 제도의 부작용과 폐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캐나다가 호주를 따라하지 못하도록 대정부 로비를 확실하게 하라고 훈수까지 두고 갔다. 그는 영국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자 영국편의점 협회측에 제도 차단을 하라고 열성적으로 격려를 하곤 했었다. 물론 허사였고 영국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다시 호주 사례로 돌아와 벌써 7년째 접어들고 있는 이 나라의 편의점에 끼친 주목할 결과는 흡연자들의 소비 패턴이다. 프리미엄급 담배는 중가로, 중가 담배는 저가로 등급 하향화가 발생한 것이다. 한마디로 어느 가격대 품목군이 대세를 이루는가로 모아졌다. 브랜드 하향화는 결국 편의점 담배 매출 구성비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제일 저렴한 담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당연한 결과다. 고급담배인지 싸구려 담배인 지는 담뱃갑 디자인에서 시각적으로 즉각 이미지가 들어왔던 것이 획일적으로 동일한 팩에 담겨있으니 고급담배에 대한 자부심이나 매력을 드러낼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사실 피워보면 거기서 거기인 것이 담배아니던가. 기호식품이 다 그러하듯 담배도 은근히 대외적 체면과 과시욕에 결부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도 여전히 호주편의점협회 회장을 지내고 있는 제프 로것 회장은 “특정 상품에 따라붙는 이미지가 제거되고 나니 다수의 소비자들이 최저가 담배를 스스럼없이 찾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결국 담뱃 갑포장통일화 정책은 호주 담배 판매와 관련해 매출과 수익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왔다.
 

브랜드 고유의 색상도 없고 특유의 디자인도 없고 제품과 제품들 사이의 특징적 브랜딩이 사라지고 나니 그 담배가 그 담배같아 주인이고 종업원이고 손님이 원하는 담배를 이전처럼 신속하게 찾아내기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숙달이 되고 담배함 어디에 어느 담배가 위치하고 있는지 익숙해지기는 하겠지만 이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시행착오와 투여되는 시간이 상당해 과거와 비교할 수가 없다. 종업원도 수시로 바뀌니 교육 훈련시키는 것도 주인 입장에서는 여간 고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손님이 원하는 담배를 잘못 꺼내주는 사례는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고 초기에는 이로 인해 손님을 많이 잃기도 했다. 급한 손님의 경우 주는대로 받아가지고 나가 어디선가 담배를 피워물었는데 맛이 이상해 비로소 담뱃갑 표면을 보고 자기가 주문했던 담배가 아닌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난감한 상황이 아직도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신변안전 문제도 큰 걱정거리다. 이미 호주 사례를 소개할 때마다 수없이 지적했던 것이지만 손님이 원하는 담배를 빨리 꺼내지 못하고 주춤거리며 담배함쪽으로 돌아서 우왕좌왕하고 있자면 쉽게 강도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슬쩍하는 좀도둑이 많아질 우려가 높아진다. 실제로 그랬다. 피해가 급증했던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 강구에 돈을 들여 보안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필립모리스와 호주편의점협회 등 유관 단체들이 협력하에 수행했던 한 조사에 따르면 담배취급 소매업소의 2/3가 종업원 훈련에 종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고 답했다. 75%이상은 담배 손님 응대에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답했다는데 이 모든 통계 수치는 너무나 당연히 예측할 수 있었던 결과다. 캐나다도 이 모습을 그대로 재현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위의 8개국 중 제조사 시행 기준으로는 이미 7개국이 시행 중에 있고 슬로베니아만이 이미 법은 통과됐고 과도기를 여유있게 설정해주고 있을 뿐이다. 모두 유럽과 영연방 국가에 집중해 있다. 캐나다도 영연방의 일원이니 호주, 영국, 뉴질랜드에 이어 가세하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런가 하면 의회에서 법안이 상정, 계류 중인 국가 – 통과 여부는 미결이지만 – 로는 브라질,칠레, 에쿠아도르, 파나마, 우루과이가 있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추진 입장을 정한 나라로는 핀랜드, 싱가폴, 남아프리카공화국, 스리랑카, 스웨덴, 타이완이 있다.

이상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제도를 공론화하고 있는 나라로는 벨기에, 보츠와나,케냐, 말레이지아, 모리셔스, 네팔, 갬비아, 터키, 아랍에미리트(UAE)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