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 제로, 공간만 제공하고 수익 추가 창출

▲배송서비스 전문 업체의 물품 수령 및 반품 기지 역할을 하는 밴쿠버의 한 편의점. 서비스 수수료도 추가 수익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늘어난 트레픽이 쇼핑으로 이어지는데서 얻는 수익 창출이 핵심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이 사업 제휴에 단 돈 한푼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배송서비스 전문 업체 푸도(PUDO)라는 회사가 있다. 신생업체인데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편의점과의 제휴사업에서 시사점이 커 소개한다. 전국편의점협회(CCSA)산하 지역 챕터인 서부편의점협회(WCSA ; Western Convenience Store Association) 소속 일부 회원들과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협회도 유사한 개념의 또다른 배송업체와 업무 제휴를 추진 중에 있는데 사업 개념 이해를 위한 좋은 사례라 판단돼 실상을 한번 엿보고자 하는 것이다.
 

PUDO와 제휴한 편의점을 ‘PUDOpoint’라고 부른다. 이 칭호를 부여받은 업소는 단돈 한푼 투자하지 않고 다만 소포 픽업 및 반품 서비스를 하는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자신의 업소를 이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허용할 뿐이다.
 

회사 CEO 커티스 아놀드씨의 설명을 먼저 들어본다. “우리 회사 사업 파트너인 PUDOpoint가 된다는 것은 상당한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편의점 특히 가족 체제로 운영하며 주유소를 겸하지 않는 순수 영세 편의점의 경우 매출은 줄어들고 당연하지만 트래픽이 감소하는 처지다.담배 매출 감소, 타지로 빠져나가 는 주민 등 여러 복합적 이유가 있다. 바로 이런 형편에서 전자상거래로 인한 상품 배송 전달 수령을 위한 해당 지역 중개지를 필요로 하는 우리와 제휴해 어려운 영업환경에 처한 편의점이 이 역할을 맡는 것이다. 특별한 조치가 필요없다. 기존의 여건을 그대로 가져갈 뿐이다. 편의점 업주는 자기 가게가 배송 허브 역할을 하는 덕분에 손님 트레픽이 늘고 소포 수령을 위한 방문객은 들른 김에 쇼핑을 하게 마련이다. 아무것도 투자할 것이 없다. 약간의 시간을 내고 요령 숙지만 하면 된다.”
 

캐나다에서 편의점 산업의 규모는 대단한 수준이다. 일자리 165,000개를 담당하고 있고23,000여 개의 업소가 있다. 전체 소매업 일자리의 9.2%, 전체 소매업 매출의 8.6%를 편의점 채널이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32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다. 정부 납세액이 115억 달러다.
 

서부 온타리오 지역만 보자.(B.C, 알버타) 대략 4만 여명 이상의 고용창출을 낳고 업소는 대략6,000 개를 상회한다. 정부 납세가 10억 달러 이상이다. 전체 편의점의 절반이 독립편의점이며 가족 경영 체제다.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고 지역 공동체의 경제권과 밀접하게 엮여서 역사를 함께 한다. 바로 이런 형태의 편의점이야말로 PUDO에 가입하면 딱 좋은 업소들이라는 것이 회사측과 WCSA 관계자의 말인데 지역사회에 기반한 파트너쉽으로 이상적이다.
 

밴쿠버 서남쪽의 A1마켓(A1 Market)이라는 편의점은 PUDO와 제휴를 맺은지 거의 2년이 돼간다. 대부분의 독립 편의점의 경우 새 비즈니스를 접목시킨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브랜드를 공유해도 별로 실익이 없고 프랜차이즈라면 누릴 수 있는 특별 광고 캠페인을 통한 이점을 누릴 입장도 안된다. 그 런데 PUDO와 맺은 이 독립편의점은 상황이 다르다.
 

업소 매니저 자이드 악베라리씨의 다소 길지만 정확한 상황분석의 말을 귀담아 들어보자. 『편의점 운영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신규고객 창출이다. 체인 편의점처럼 일사불란하게 광고 캠페인을 벌일 처지도 안되고 그럴 자금 여력도 없다. 하지만 탁월한 서비스와 좋은 제품만 갖춘다면 첫 방문을 통해 심어준 호감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 이런 면에서PUDO와의 제휴사업은 고객을 불러들이고 돈 한푼 들이는 것 없이 그 고객을 단골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파트너쉽으로 우리 가게는 약 15% 의 신규 고객을 창출했다. 일반 제품 매출도 같은 정도 수준으로 증가했다. 물건 수령하러 온 손님이 가게를 그냥 나가지 않고 이왕 들른 김에 뭔가를 집어들기 마련이다. 충동구매가 발동하는 것이다. 대부분 마진이 좋은 물건들에 집중되니 금상첨화다. 과거와 달리 이웃들이 변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 가족의 경우 과거만큼 편의점 방문 횟수가 많지 않다. 줄어들고 있는 이유의 하나가 아이들이 집에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친구들하고 몰려다니며 놀다가 동네 어귀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를 사먹는데 요즘은 손가락 클릭으로 즐길꺼리가 많으니 꼬마 손님 주머니가 잘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흡연율의 자연 감소도 편의점 경기를 어렵게 한다. 항상 시간이 모자라는 현대인들은 쇼핑을 자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말에 큰 수퍼나 할인 매 장에 가서 한꺼번에 벌크 쇼핑을 한다. 담배 매상 감소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설사 더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운다고 하더라도 마진을 정부에서 통제하고 있고 따라서 담배에서 기대할 이윤 수준이 전혀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뭔가 생존을 위해, 더 나아가 비즈니스의 발전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색다른 것에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PUDO에서 그 답을 찾았고 현재 큰 도움이 되고 있다.』
 

‘A1마켓’ 은 소포 꾸러미를 하루 평균 6 ~10개 정도 처리한다고 한다. 휴가 시즌이면 하루에20~30개로 양이 배 이상 많다. 택배회사(courier)가 맡기고 가는 물량이다. 집에 배달갔지만 전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경우다. 물론 이런 상황이 되면 문자 메시지로 “귀하의 물건이 근처 ㅇㅇㅇ 가게에 맡겨져 있으니 찾아가시오” 라는 말을 전한다. 손님은 퇴근 후 혹은 직장 출근 전이라도 편의점을 들르면 – 영업시간이 길기 때문에 – 아무때고 들러 물건을 수령할 수 있다.또 반품을 위한 동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제품이 마음에 안들 경우 반품도 가능해야 하기 때문)물건을 수령하든 반품하든 고객 입장에서는 택배 회사 디포까지 수십분씩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전혀 없이 집 근처 편의점에 들러 모든 일이 해결되기 때문에 매우 편하다.

 

A1마켓이 제휴 파트너인 PUDOpoint가 되기 위한 계약 체결을 처음 했을 때 픽업용으로 받은 소포의 100%가 회사측이 소위 말하는 ‘수령 1차 실패’ 물건들이었다. 수령자 혹은 그 대리인이 집에 없었던 것인데 이럴 경우 택배 회사는 해당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맡김으로써 부재중이었던 수령인이 이곳에서 물건을 편히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반복이 되다가 보면 어떤 손님들은 아예 수령처를 자 기 집으로 하지 않고 해당 편의점으로 지정을 한다.이렇게 해서 최근까지 소포의 10%가 A1마켓이 관리하고 있다. 수익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제휴 편의점과 PUDO 양측이 윈윈하는 성공적 사업 모델이다. 건 당 취급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수익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손님 트래픽 증대라고 여겨야 한다. PUDO와 같은 네트워킹 회사, 택배 중개기지로서의 편의점, 배송회사 3박자가 어우러지며 상호간의 제휴를 통해 부담을 줄이거나 부담이 전혀 없는 투자 모델을 공유하고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인 쇼핑 즐기기가 가능해지니 일석사조(一石四鳥)라 하겠다. 보통 평균적으로 첫 택배에서 주인이나 주인을 대리할 물건 수령인과의 접촉이 실패하는 확률은 30%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를 그냥 현관문에 놓고 갈 수는 없다. 미국의 경우 그렇게 현관문에 던져놓고 간 물건의 도난사고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5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현재 온라인 쇼핑의 전 과정의 배달 부분에서 배달의 마지막 부분이 배달에 투여되는 비용 전체의 53%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래가지고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는 온라인 쇼핑 물량을 예산 효율성 측면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미국만 하더라도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미화 5,500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서 원가 절감을 위한 배달 중개기지로서의 편의점 파트너쉽 사업 아이디어가 의미를 가지게 된다. 현관에 놓고 갈 경우에 발생하는 절도 위험을 없애고 관련 이해당사자 모두가 윈윈하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