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소비,  편의점 컨셉과 딱 어울려

▲자사 상표를 달고 편의점에서 캔 와인이 등장한 것은 북미주에서 세븐일레븐이 처음이다.온타리오에서 편의점 주류판매가 허용되면 캔 와인 취급도 가능하지 않을까 전망해본다.
 

 

세븐일레븐이 자체 와인브랜드 시리즈에 두종의 신규 제품을 추가해 업계의 큰 주목을 끌고 있다. 휴대하고 다니며 와인을 즐기는 애호가들에게 안성맞춤인 캔 와인을  회사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것이다. 상품명 ‘로머’(Roamer)의 작명도 재미있다. 배회자 또는 방랑자로 옮길 수 있는 영어 단어의 의미가 이 캔 와인의 소비 행태를 짐작케 하니 말이다. 들고 다니거나 휴대하고 여기 저기 다니다가 마땅한 장소에서 홀짝거릴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가 상상이 간다. 영어 표현으로도 “on-the-go wine drinkers”라고 묘사 한다.
 

로머의 종류는 2종이다. 하나는 와인종자로 구분할 때 쉬라(syrah) – 혹은 쉬라즈(shiraz)라고도 함 – 품종으로 만든 로제(rosé) 와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화이트 와인의 대표적 품종인 샤도네이다. 로제 와인 은 붉은 빛이 감돌고 당도가 약간 풍기는 저도수의 와인이며 정통 레드와인은 아니다. 딸기나 레스베리 향이 물씬 풍기고 상큼하며 마시기 편하다. 샤도네는 오크향이 풍부하고 산도가 적절히 가미돼 있고 열대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
 

업계의 관련 자료를 보면 2018년 미국 캔와인 시장 규모는 여타 어떤 변종 와인 대체물에 비교해서도 월등한 성장세를 구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미국만이 아니라 어느나라고 병에 든 와인이 대부분이며 캔 와인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걸음마 발달속도가 놀라운 것이 2017년 대비 43%의 매출 성장 에 매출액으로는 총 4,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편의점의 지존인 세븐일레븐의 미국법인이 자사 상표의 첫 캔 와인을 선보인 것이다. 브랜드 관리 담당 상무이사 팀카길씨는 “네이밍을 로머로 한 것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들고 콘서트장이든, 해변가이든 어디에서라도 편히 즐길 수 있기를 바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개 와인 한병 마시려면 묵직한 병에 든 와인이 대부분이고 여기에 코르크 마개뽑이(corkscrew) 그리고 최소한의 폼이라도 잡으 려면 유리로 된 와인잔도 있어야 하니 좀 성가시다. 그러나 캔 와인은 이런 귀찮은 것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이다. 역시 편의성(convenience)을 개념의 중심에 놓은 편의점 판매 제품다운 와인이 아닐 수 없다.
 

세븐일레븐이 자사 상표(PB) 와인 제품을 최초로 출시한 것이 지난 2009년 11월이었다. 이때 미국 세븐 일레븐과 일본 세븐일레븐이 동시에 출시했는데 브랜드명은 요세미티 로드(Yosemite Road)로 화이 트와인은 샤도네, 레드와인은 캐버네 소비뇽이었다. 둘다 화이트와 레드의 대표적 와인품종이며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누렸다. 올해 세븐일레븐이 자사 상표 와인 요세미티 로드 출시 10주년을 기념하는 해다. 2017년에는 트로이목마 시리즈로 화이트와인 샤도네와 피노그리지오가 추가됐었다. 대부분의 원료는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에서 조달된다. 여기다가  2018년 끝물에 등장한 캔 와인까지 가세해 세븐일레 븐의 음료 매출 성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세븐일레븐은 대중적 저가 와인에 머물지 않고 2018년 초에 프리미엄급 와인 브와야지 포이트라는 브랜드하에 레드와인으로 캐버네 소비뇽, 레드 블랜드 와인 그리고 화이트로 소비뇽 블랑 등 3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들 재료는 캘리포니아는 물론 프랑스, 뉴질랜드에서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캔 와인 말이 나왔으니 이 생소한 와인이 시장에 등장한 과정과 실상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게 다 밀레니얼 세대 덕분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와인의 품격을 바꾼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7년 미국에서다. 앞서도 말했지만 와인 한잔 마시려면 따라 붙는 것들이 좀 많은가. 거기다가 뭔가 제대로 알고 먹으려면 빈티지 와인이 어떻고 각 와인의 특색은 어떻고 하기 시작하면 마시기 전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와인에 익숙한 선진국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특히 젊은층으로 가면 이런 지식이나 절차가 더 귀찮아진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캔 와인들.


 

첫 포문은 수퍼마켓 체인 트레이더 조(Trader’s Joe) 가 열었다.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의 일종)인 심플러 와인(Simpler Wineㄴ) 4개 묶음이 단돈 3.99달러. 인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매장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품 절이었다. 공장을 하루종일 풀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힘들었다.캔 와인의 이같은 열풍 현상을 놓고 한 비즈니스 잡지에서는 소비자가 이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요령까지 기사를 썼다. “일단 무조건 아침 일찍 근처 매장에 가라. 미리 전화로 물건이 남아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가서 살테니 따로 남겨놔 달라고 하는 건 소용없다. 선착순이다.”

 



 

 

 

 

 

 

 

 

 

 

 

 

 

 

 

 

▲나오자마자 폭등하는 수요로 구하기도 힘들었던 미국 최초의 자사 상표 캔 와인 ‘심플러스 와인’.  
 

캔 와인의 아이디어는 2009년에 처음 나왔다. 물론 편리하게 마시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타이밍을 너무 일찍 잡은 것이 아닌가 싶다. 혹평을 얻어먹으며 초기에 거꾸려졌다. 그리 고 2013년에 프랑스 회사가 야심차게 ‘와인스타’라는 제품을 내놨고 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항공이 기 내용으로 캔 와인을 7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도 못버티고 그냥 사라졌다.
 

제대로 성공을 확인한 것이 2016년부터다. 고급 식료품 체인사인 홀푸드(Whole Foods)가 캔 와인을 그 해 식품업계 최대 트랜드의 하나로 예측하고 취급에 돌입했는데 예측이 딱 맞아 떨어졌고 대박이었다.


미국 시장 실적을 보자. 2012년 200만 달러도 안됐고 이듬해인 2013년에 270만 달러, 이후500만 달러, 600만 달러대에서 맴돌다가 바로 2016년부터는 고가 행진으로 1,445만 달러를 기록했다. 176%의 성장이었다. 캔 와인 시대가 열리는 듯 날개를 달았다. 이런 놀라운 현상 이면에 바로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먹고 마시며 즐기는 편한 세대에게 캔 와인은 정말‘딱’이었다. 2016년에 영국 인디팬던트지가 미국 밀레니얼 세대들의 캔 와인 열광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모든 것을 망치고 있다는 농담에도 불구하고 캔 와인은 미국에서 분명 뜨고 있다. 아래 탭을 돌려 마시는 팩 와인을 우유팩 뜯듯 윗부분을 뜯어 마시는 혁신을 보여준 미국 젊은이들이 이제는 더 편리한 깡통 와인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관이 쉽고 휴대하기 편하고 그러니 경기장, 캠핑장 등 어느곳에서도 마실 수 있다.현재 캔 와 인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유니언와인 컴퍼니의 ‘언더우드’(Underwood)시리즈인데 한 캔에 375 밀리리터이니 병 와인 표준 750의 절반 사이즈다. 그런가 하면 앞서 소개한 트레이더 조의 심플러는 187 밀리리터로 병 표준의 1/4로 한잔 나온다. 그런데 이런 편한 와인이 어떻게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가능했을까. 바로 SNS덕분이다. 입소문을 타고 불과 2~3년 사이에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밀레니얼들은 와인에 대한 전통적 의식을 떨쳐내고 편하게 접근하며 와인에 대한 친밀도를 오히려 더 높이고 있으니 이는 분명히 식음료 분야의 또하나의 뚜렷한 트랜드로 자리매김된 현상이다.
 

 

 

 

 

 

 

 

 

 

 

 

 

 

 

 

 

 

 

 

 

 

 

 

 

 

 

▲온타리오에도 LCBO를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선보인 캔 와인 ‘Girls Night Out’. 미국과 마찬가지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캐나다의 캔 와인도 시작은 미국과 비슷한 시기이고 초창기 제품은 미국에서 들여온 수입품이 깔렸다. 그러다가 2018년 9월에 온타리오주에서 LCBO에 온타리오산 캔 와인이 처음 등장했다. 두 종류인데 하나는 걸스나잇 아웃(Girls Night Out)이라는 이름의 날씬한 외관을 띤 로제와인(250밀리리터 $4.00) 이며 또 하나는 스파클링와인 아웃셋(Outset Sparkling Wine $4.65)이다. 여기에 수입산인 캘리포니아 2종, 뉴질랜드 1종, 호주 1종이 가세하고 있다. 가격은 모두 4달러대이며 모두 화이트 와인이다. 아마도 레드와인은 도수가 높기 때문에 화이트 또는 로제 와인으로만 한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주류 판매가 허용되면 이들 캔 와인이라면 편의점에서 얼마든지 취급가능할 수 있는데 과연 온주 정부의 정책 이 어떻게 결론이 날 지 기대가 크다. 그런가 하면 알버타와 같은 민영 체제가 허용된 타 주는 캔 와인 출발은 유사하나 취급 종류는 온타리오보다 더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드와인도 취급하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연방 통계청에 의하면 캐나다 국민의 와인 소비량은 매년 평균 3~6%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밀레니얼의 캔 와인 사랑이 와인 소비량을 향후 더 부채질하면서 시장 전망을 더 밝게 하고 있다. 이런 낙관적 예측을 뒷받침하는 것이 LCBO 매출 실적인데 캔 와인 첫 출시해인 2015년1백만 달러 수준이던 것이 2018년 4백만 달러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