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주주총회에 즈음하여

온주한인실업인협회
회장 신재균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겨울의 문턱에서 대하는 주변 자연의 을씨년스러운 풍광만큼이나 우리네 비즈니스도 밝아보이지 않습니다. 또, 우리들의 큰 울타리가 되고 버팀목이 되어야 할 협동조합도 최근 수개월간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를 보니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다 파먹은 김장독같은 몰골의 조합을 처음부터 재건해야 한다는 분발심을 촉발시키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4일은 협동조합 주주총회의 날입니다. 조합의 지난 회계연도 결산 보고와 차기 회계연도 예산을 검토하는 중요한 안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7월부터 9월에 걸쳐 진행됐던 조합 특별감사 결과 보고도 있습니다. 실협의 조합 건물 매입, 조합측에서 본다면 현재의 조합 소유 웨스트몰 건물을 협회에 매각하는 안건도 다루게 됩니다.
 

이런 중차대한 다수의 안건들을 다루는 주총이기에 그 어느 해보다 무게감있는 주총을 앞둔 시점에서 조합 운영이사의 한 사람이자 협회 회장으로서 회원 및 조합원 여러분에게 개인적 소회와 아울러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진지하게 드리고자 본 지면을 빌립니다.
 

조합은 도덕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올해가 창립 35주년입니다. 협회 창립 45주년이기도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35년 조합 역사의 단절을 외치고 싶습니다. 창립의 취지와 유구한 전통을 끊자는 것이 아니라 켜켜이 쌓인 적폐를 청산하자는 의미에서 구태와의 단절을 말하는 것입니다. 직전 전임 운영이사장과 전무가 운영하던 불과 4년 기간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감사 결과는 조합을 근본으로부터 새로이 재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케 하고 있습 니다. 방만한 행정 업무는 나태와 무관심 그 자체였으며 회계의 불투명과 은폐된 비리들은 산적해 있었고 재고관리는 참혹한 수준이었습니다. 도덕적 해이가 차고 넘쳤으며 조합원의 이익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없는 주먹구구식의 영업 행태는 목불인견이었습니다.  
 

단언컨데 조합은 최소한 지난 10년 간 영업 흑자를 본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분식 회계로 눈가림이었으며 개탄스럽게도 매년 되풀이되는 결산 보고는 그냥 종이뭉치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모바일 영업 시대가 끝나면서 이곳 웨스트몰 매장 1원화로 조합은 정리가 됐습니다. 몸집이 가벼워진만큼 신축성있는 영업 환경이 주어진 것입니다. 최근 수개월간의 영업실적은 그런대로 호전되고 있고 직원들의 근무의욕도 활기차 보입니다. 조금은 다행입니다만 이번 특감에서 우리 조합의 추한 과거사가 어떤 모습인지 용기를 가지고 직시하며 폐허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통절한 반성과 각오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조합원 여러분이 오는 주주 총회에 많이 참석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조합은 실용적 마인드로 새출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배전의 각오와 노력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며 인적, 물적 구조 조정도 그 한 방안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개선책들이 빛을 제대로 보려면 안정적 영업 환경의 물적 토대를 마련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입니다. 그 물적 토대가 바로 조합의 현 웨스트몰 건물을 매각해 여유 현금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왕 매각하려면 조합의 산파였던 협회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여기서 최근 조합 운영이사장님이 조합원들에게 하신 말씀 한마디를 인용합니다.『(조합)빚이 175만불입니다. 모기지도 100백만 불 가량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1년에 25만불이 넘는 이자를 내고 있습니다. 조합이 돈을 못버는 것이 아니고 벌어서 엉뚱한데 쓰고 있습니다. 그 돈을 이자로 안내면, 은행빚없이 장사할 수 있다면 물건 값을 훨씬 싸게 할 수 있고 그러면 장사가 잘되고 매장은 더 바빠지니 직원 월급도 올려주고…』
 

가슴에 절실히 와닿는 말씀입니다. 연 25만 달러 은행이자, 4년이면 1백만 달러가 금융비용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건물만 끌어안고 있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짓입니다. 현금 유동성과 경영 안정성은 조합 재건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협회가 사겠습니다. 조합은 매각 대금으로 빚 싹 갚고 여유돈 가지고 장사에만 신경쓰면 됩니다. 항간에 협회가 조합건물을 사서 조합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한다는 터무니없는 루머가 퍼지고 있습니다. 건물샀다고 조합이 장악된다는 이치도 납득되지 않지만 협회는 협회의 미래만 생각하면 일찌감치 신규건물을 샀을 터이지만 조합 생각해서 조합 건물을 사주는 것이라고 누차 말했습니다. 건물 매각의 당위성은 바로 조합의 수장인 운영이사장님이 스스로 강조하고 있는 바입니다. 실용적 사고하에 조합원의 저렴한 쇼핑 여건이 최우선임을 조금이라도 인식한다면 조합 건물을 실협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임을 충분히 공감하리라 확신합니다.
 

조합은 우리 모두의 조합이 돼야 합니다.
 

불행한 과거를 다시 떠올리기 불편합니다만 한때 협회와 조합의 격렬한 갈등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협동조합 정관에도 명시되어 있는 보통주 100불 제도가 등장한 연유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온갖 엉터리같은 행태가 벌어졌습니다. 본인 돈 1달러도 안냈는데 보통주가 쥐어지게 된 조합원이 한둘이 아닙니다. 생각하기도 싫은 알력과 굴절된 역사가 베어 있는 정관이 지금의 조합 정관입니다. 이러다보니 그간의 조합은 특정 지역 특정 세력의 장악하에 휘둘려왔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조합원 신분에서 부지불식간에 배제된 상황은 심각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현재 협동조합 이용객에서 비조합원 – 주로 비 한인들입니다만 – 의 구성비가 절반이고 이들의 매출 구성비는 한인 쇼핑액의 절반을 넘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법적으로 협동조합 설립 허가가 취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온타리오 협동조합법144조 1항) 이런 우려를 떨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조합원 수를 배가시켜야 하는 것은 급선무입니다.
 

이제 조합을 우리 모두의 조합으로 되돌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관을 시급히 개정해야 할 이유인 것입니다. 현행 정관에는 조합원의 자격으로 쇼핑 회수의 하한선을 설정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도 법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규정입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의 정상화를 통해 우리 모두의 조합 만들기의 합리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적극 동참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이상 조합 주총을 앞두고 조합원 여러분께 드리고 싶었던 저의 입장을 미리 밝혀드렸습니다.혹자는 그럽니다. “비리는 무슨, 과거부터 내려온 관례에 따랐을 뿐…” 숨어들고 핑계대기 딱 좋은 전가의 보도와도 같은 “전례”라는 말이 조합에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는 그런 풍토를 만드는데 소명을 다 할 것입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말로 저를 충고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만 조합이 올바른 방향으로 재출발할 수 있다면 그 정은 수백 수천번이라도 맞을 각오가 되어 있으며 얼마든지 모난 돌이 되렵니다.
 

독일의 유명 소설가가 그의 작품에서 표현했던 다음 구절이 새삼 떠오릅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그렇습니다. 조합의 현실은 미봉책으로 개선될 수준이 아닙니다. 스스로 파괴하고 그 자리에서 새로 태어나는 협동조합, 불사조 피닉스와도 같은 협동조합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 열렬히 동참합시다. 12월4일 조합 주주총회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