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도 먹고 나도 먹고… 닮아가는 입맛

올해 32세의 밋 제인씨는 항상 바쁘게 돌아다니며 일에 쫓기는 광고회사 중역이다. 어쩌다 시간이 나면 항상 자기 아들 대니를 위한 먹거리를 쇼핑한다. 대니는 현재 만 4살이며 감자칩, 구미베어 그리고 초콜렛 바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거리다. 제인은 전형적인 밀레니얼 세대로 아들 대니의 주전부리가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있지는 않는가에 항상 노심초사한다. 그리고 아들이 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살아주기 를 기대한다. 하지만 쇼핑할 시간이 너무 없다보니 눈에 띄는 칩스 한봉지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웰빙 야채스낵을 찾는다고 진열대 통로 사이를 헤매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또 마땅한 건강 스낵이 찾아보면 있지도 않을 때가 많다.이럴 때마다 제인은 짜증스럽고 속이 상한다.
 

오늘날 제인과 같은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은 자신은 물론 자기 자녀들의 건강을 위한 웰빙 주전부리 챙겨 먹기에 거의 혈안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소매업주들과 스낵 제조회사들은 이들의 니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수치를 먼저 접하는 것이 실상에 접근하는 빠른 길이겠다. 이하 미국의 경우에 해당하는 자료들이다. 하지만 북미주에 관통하는 트랜드 파악이라 캐나다와의 본질적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의 42%는 자신이 소비하는 전체 음식의 절반이 건강친화적 먹거리라고 답한데 반해 베이비 부머세대는 단지 34% 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2018년 신제품 반응조사를 벌인 시카고 소재 시장조사기관 IRI의 자료다. 그리고 이런 트랜드는 이들의 자녀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주고 있다. 밀레니얼 엄마의 50% 이상이 자기 아이들이 기성 포장된 스낵류보다 건강친화적 스낵을 더 즐겨 선택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7년 텍사스 오스틴의 한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다.
 

IRI의 리더쉽 분야 담당 부사장 수잔 비아마리씨는 밀레니얼과 베이비 부머 사이의 차이가 자녀에 대한 영향력에 반영된다고 진단했는데 이는 스낵제조사와 소매업주 역시 두 세대간의 차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베이비부머들이 전통적으로 즐기는 일반 중독성 달달한 스낵류와 밀 레니얼 및 이들 세대의 자녀들에게 어필하는 웰빙 스낵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또한 이는 건강친화적이면서도 더욱 입맛을 당기는 중독성 제품을 더 많이 제조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반복해서 먹다보면 중독끼가 생기겠거니와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먹게되니 건강에도 좋다는 말인데 이들 둘의 이상적 균형을 이루는 제조비법이 요구된다. 비아마리 부사장은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대표적 사례의 제품으로 허쉬 심플리(Hershey’s Simply), 젤오심플리굿(Jell-O Simply Good)을 들었다.

 






 

 

 

 

 

 

 

 

 

 

 

 

 

 

 

 

 

 

 

 

 

 

 

 

 

 

 

 

 

 

 

 

 

 

 

▲허쉬의 심플리 시리즈 초콜렛 시럽과 크래프트(Kraft)의 젤오심플리굿 시리즈. GMO원료,설탕, 인공 착색물, 기타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는 환경친화적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네아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너럴 밀스 편의점 디비젼 마켓팅 담당 이사의 한 사람인 벳시 프로스트씨 역시 유사한 입장을 밝히며 밀레니얼 부모는 천연성분 스낵을 무척 선호하며 영양 성분과 중독성에 빠질만큼의 ‘맛’이 균형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건강, 웰빙등의 개념이 수동적 반응을 보이는(reactive) 요소가 아니라 선도적 요소(proactive)로 인식하는 소비층이다. 이들은 ‘건강함’ (wellness)이라는 개념을 육신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아울러 총체적이고 전일적 (holistically)으로 받아들인다.”


가치의 등식


밀레니얼 부모는 자녀의 주전부리 제품에서 또한 ‘가치’까지 추구한다. 단지 가격과의 관계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가성비(價性比) 개념에 한정지어 논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그 자체에서의 가치를 말함이다. 제품이 다양한 니즈를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기대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46%가 좋은 영양을 함유하고 있고 맛도 좋은 여러가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식음료라면 훨씬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용의가 있다는 반응이다. 이런 점에서 요플레 디퍼(Yoplait Dippers)와 프레스트바이카인드(Pressed by Kind) 는 작년 한해 스낵류에서 큰 성과를 보인 대표적 사례의 하나다. (사진 참조) 밀레니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겨먹는 제품으로 두 세대의 니즈에 명확히 촛점을 맞췄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밀레니얼 부모들의 가치 추구 경향에 부합했다는 의미다.
 

영양요소, 유기농 천연재료 등등의 개념들은 이들에게 중요한 요소다. 건강에 좋은 곡물이나 단백질 성분을 즐겨 찾으니 제조사들은 결국 이런 니즈를 반영해 아주 다양한 스낵을 제조 출시할 수 밖에 없는데 여러 입맛을 맞추기 위한 매우 각별한 신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종합식품업체 제너럴 밀스는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킬 제품 개발에 힘을쏟았으며 결국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건강, 웰빙의 비중이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에픽(Epic)과 굿벨리(GoodBelly Probiotics), 랄라바(Larabar)등이 힛트를 쳤다. 또한, 네이쳐벨리의 크리미넛버터, 그라뇰라 컵은 중독성 입맛 길들이기의 성공작으로 꼽힌다. 한 업계 전문가는 “두 회사 제품 모두 인공감미료나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들로 하여금 안도감을 느끼게 하고 몸에 좋은 단백질과 섬유질을 즐긴다는 만족감으로 믿음을 줬다.”고 평했다.
 

투명성(transparency) 또한 중요한 키워드다. 밀레니얼을 포함한 미국 소비자 전체의 94%는 제품 정보에 대한 투명성을 드러내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반응이다. 여기서 밀레니얼 소비층의 56%는 업소 안에서 쇼핑하는 중에 제품에 관한 정보를 스마트 폰으로 읽는다고 한다. 제품의 겉모습이야 눈으로 보면 당장 알지만 영양상태는 라벨을 보거나 아니면 스마트폰 앱 정보를 통해 얻어야 하는데 이에 밝은 밀레니얼 세대이기에 이런 확인 작업이 익숙한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요즘 식품 기업들은 단순한 제품 포트폴리오 단계를 넘어서 브랜드 비즈니스와 착한 기업 이미지 정립을 위한 활동에 심혈을 기울인다.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한순간에 경쟁에서 낙오되고 명성을 회복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 건강을 배려해야 하고 지구촌 환경보존까지 일정부분 책임을 공유하고 대의명분을 내세우는 자세가 기업 판촉 전략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세상이다.


포장의 중요성


앞서 다룬 밀레니얼 부모들의 건강 중시적 사고에 이어 이들이 중요시하는 또하나의 요소를 살펴보자. 이들은 미적 감수성도 기성 세대와 달라 독보적이고 시선을 끄는 포장 디자인에 아주 관심이 많다. 그래서 제조사들 역시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 주 위내치(Wenatchee)에 소재하는 스테밀트 (Stemilt Growers)라는 식품회사가 좋은 사례를 제시해주고 있다. 대단위 과수 농업에 포장, 그리고 유통까지 겸하는데 포장된 과일 모양이 마치 전통적인 도시락(lunch box)하고 닮았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체리 공급 1위로 잘 알려져 있으며 유기농 배, 사과 등 필수 과일은 두루 취급한다.
 

회사 마켓팅담당 이사 로저 페펄씨는 포장 용기를 종래의 비닐백 대신 기립형 봉투(stand-up pouch) 로 교체했는데 그 이유가 기존 비닐백 포장은 어린이나 그 부모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는 분석하에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한다. 현재 바뀐 봉투 용기는 디자인도 재미있고 과일 모양과 정보가 손님 시선을 확 끌어 당길 정도로 매력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이후부터 제품은 훨씬 인기를 끌게 됐다고 한다. 용기 소재나 디자인 하나 변화시킨 것이 이처럼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인이다.


페럴씨 말을 좀더 들어보자. “손쉽고 편하게 집어들 수 있고 화려한 색상에 디자인도 흥미롭다. 또, 정보 전달도 명료한데 예를 들어 사과같으면 후지, 핑크레이디, 피냐타 등 품종이 다양하니 표면에 이를 명료하게 표기를 해서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꺼낼 때 무슨 품종의 사과를 먹게되는지를 금방 인식할 수 있다.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다.

 






 

 

 

 

 

 

 

 

 

 

▲명망있는 포장 과일 재배 및 공급사인 스테밀트사의 기립형 투명 봉투 포장 제품. 아이들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외관을 고안해 매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페펄씨는 이런 말도 했다. “우리 회사들이 밀레니얼 부모 취향에 맞춰 건강친화적 식품에 신경을 쏟지만 기존의 전통 스낵류 제조사들은 포장을 훨씬 화려하고 다채롭게 개발해내기 때문에 이 분야의 경쟁 또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포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현장 전문가의 생생한 고백이다. 특히 밀레니얼 부모와 그 자녀들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포장이나 디자인등 외적인 요소들도 그에 못 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과 플레노그램


밀레니얼 부모를 타겟으로 삼는 마켓팅에 있어 건강 스낵류의 상품기획 플래노그램을 깊이 숙고해야 한다. 앞의 페펄씨는 배치와 관련해 전방, 중앙 등 시선 주목의 알짜 공간을 역설하며 부모의 관심을 먼저 끌어야 꼬마 손님 대상의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업소에 들어서자 바로 관심을 받도록 프라임 공간에 진열되도록 해야 하며 달리 말해 도무지 시선을 피할 수가 없도록 하자는 말이다.
 

앞에 소개한 스테밀트는 자기들의 물건을 공급하는 소매업소와의 협업 시스템에 많은 공을 들인다. 예를 들면 계절 특수를 겨냥해 사과를 주제로 삼는 사과봉지 진열통을 공급해주거나 계산대 POS시스템 인근에 부착할 광고표지물을 공급해주기도 한다. 새로 출시된 후지 사과라면“달콤한 맛 가득, 후지사과”라는 선전문구가 눈에 띈다. 별 것 아닌것 같지만 암암리에 소매업주와 손님과의 관계를 지속시키는 은근한 영향력을 미치는 수단들이다.


소매업자들도 디지털 판촉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세상이 도래했다. 가게 홈페이지를 만들고 이를 통해 홍보 활동을 벌이는 편의점이 늘어나고 있다. 체인편의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야 본사 차원에서 당연히 하고 있으니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독립편의점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기술 환경에 깊이 편입된 인생이고 이 점이 기성 세대와의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92%가 스마트 폰을 소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직전 선배 세대인 X세대의 85%보다 많고 더 이전인 세대, 즉 밀레니얼의 부모 세대인 베이비 부머의67% 보다 훨씬 더 많은 수치다. 그래서 스낵 제조사들도 앞다퉈 하이테크를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디지털 홍보 판촉에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붓고 있다. 밀레니얼이 매우 중요한 고객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을 부모로 두고 한창 자라고 있는 아동들도 함께 고객군을 이룬다.
 

과거처럼 인쇄물을 이용한 판촉에 비해 디지털 수단을 통한 판촉은 훨씬 효과적이고 메시지 전달 방법도 엄청 다양하다. “디지털이 밀레니얼 “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결론


지금도 그렇지만 현재 한창 자라고 있는 아동들의 스낵은 앞으로 건강친화적 제품으로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맛과 새로운 디자인에 손바닥에서 놀 수 있는 편한 휴대품으로 소형화될 것이다. 건강성과 중독성을 함께 겸비한 제품 트랜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건강스낵 선택은 자녀 연령대에 달려 있다. 주전부리 선택이라는 것이 아이가 자라면서 거의 유사한 경향으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2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의45%는 자신들이 먹는 스낵하고는 다른 것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다고 응답했다. 13 ~17세 자녀의 부모는 41%, 17세 이상 자녀의 부모는 33%로 차이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스낵류를 놓고 부모와 자녀의 입맛이 닮아간다는 것은 스낵 제조사와 이를 취급하는 소매업소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게 해준다. 대세는 웰빙으로 이미 기울었고 밀레니얼의 경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이런 방향의 스낵을 즐기니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음식, 특히 스낵류에서 ‘건강에 좋은’(healthy)이라는 개념은 소비자들의 인식 세계에서 세월이 지나며 달라졌다. 그리고 끊임없이 진화해가고 있다. 과거에 ‘건강에 더 좋은’(healthier)이라는 말은 ‘저 칼로리’, ‘저 탄수화물’과 동의어로 자주 인식됐다. 오늘날 이 단어는 ‘신선한’, 또는 ‘덜 가공된’이라는 의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를 바꿔 말하면 오늘날 건강 스낵 특히 과일이나 야채를 재료로 한 건강 스낵의 경우 밀레니얼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라벨에 표기된 성분 함유 정보에만 의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스낵 제조사들 역시 영양성분과 관련해서는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기 많고 짠 성분이 가득 든 제품에 대해서는 전통 스낵제조사들도 경계하며 웰빙 제품으로 열심히 방향을 바꾸고 있으니 말이다. 건강하면서도 중독성을 느낄만한 ‘맛’이 있어야 진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끝으로 작년 한해 미국 스낵 시장에서 편의점 채널을 통해 가장 잘 나갔던 스낵바 상위 톱 5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