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소비 행태 변화 미온적

영국에서 올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탄산음료 설탕세(sugar tax)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해 정부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설탕세와 소비자’(Sugar Tax Shopper)라는 제하의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의 62%가 설탕세 도입 이후 자신의 소비패턴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지 20%의 응답자만이 도입 이후 제품 라벨의 설탕 함유량을 유심히 체크해본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제도 시행일은 4월 6일 이전의 조사 대상자와 동일한 사람들을 조사한 것이라 신뢰도는 높다. 도입 이전 조사에서는 11%가 설탕함유 청량음료를 더 이상 소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도입 후 조사결과를 보니 이 수치는 1%가 줄었다.
 

놀라운 것은 앞으로도 설탕함유 청량음료를 종전처럼 계속 마실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수치가 시행후 더 늘었다는 사실이다. 시행전인 2월 조사에서는 31%였던 것이 시행 후인 지난 6월 조사에서는 44%가 나왔다.
 

제도 시행 전에 영국 소비자들 과반수는 정부의 설탕세 도입을 지지했으며 일부 국민들은 제도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였었다. 시행전 54%가 현행 설탕세를 지지했으며 시행 후 현재 69%는 청량음료만이 아니라 당과류 전부에 대해 설탕세 확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 현행 설탕세는 너무 물러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종전 소비패턴을 특별히 변경해야 할 자극이 없다는 의미다.
 

이처럼 설탕세가 당초 기대했던 만큼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함에도 불구하고 설탕 소비 자체는 여전히 대다수 영국 소비자들 사이에 중요한 보건 이슈로 여겨지고 있다. 청량음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제고가 있어야 하며 최우선적 해결 과제라고 보고 있는 것은 변함없다.
 

설탕세는 영국 정부가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을 막기 위한다는 주 목적하에 도입 시행한 것이다. 100ml 당 설탕이 5g 함유된 음료에 대해서는 리터 당 18펜스(캐나다화 약 30센트), 100ml 당 8그램 이상 함유된 음료는 24펜스를 부과한다. 그러나 무가당 천연쥬스, 우유 성분이 많은 음료 등에 대해서는 설탕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설탕세를 통해 거둔 세금은 학생 스포츠 활동을 비롯한 아동 클럽 활동에 지원된다.
 

 

 

 

 

 

 

 

 

 

 

 

 

 

 

 

 

▲아동 비만 퇴치를 주된 목적으로 도입한 영국 설탕세가 별로 약발이 안먹히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이 제도 시행 이전에 전문가들의 소견을 들었을 때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었다. 한 전문가는 당시 이렇게 말했었다. “설탕세가 비만을 막기위한 긍정적 신호이기는 하며 제조업계도 의미있는 반응을 보이겠지만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설탕세 부과는 소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가격 부담을 주게 되는데 과연 소비자들이 가격부담을 느껴 청량음료를 덜 마시게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현재 시행 후 수개월이 지나 조사한 결과만 놓고 보면 적어도 현행 수준의 설탕세로는 소비자들의 청량음료 소비 행태에 유의미한 변화와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