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도 9월은 돼야 유통 가능

▲연방상원 친정부 그룹 원내 대표인 피터 하더(Peter Harder)의원이 법안 찬반 투표 후 흡족한 표정으로 기자들에 둘러싸여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상원을 통과한 대마초법으로 캐나다는 전세계에서 기호용 대마초 소비를 국가 단위에서 법적으로 허용한 두번째 나라가 됐다. 우측은 상원 통과에 앞장섰던 또다른 인물인 토니 딘 의원으로 통과에 대해 ‘역사적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연방 하원을 통과했던 법안 ‘Bill C-45’ 일명 ‘마리화나 법’(Cannabis Act)이 마침내 지난 6월19일 연방 상원에서도 통과돼 총독 재가만 기다리고 있다. 연방 정부는 올해 7월 1일부터 기호용 마리화나 (recreational marijuana) 합법화 시행에 들어간다고 작년에 이미 발표를 한 바 있다. 이는 2015년 자유 당 정권의 공약사항으로 현 트뤼도 연방총리가 직접 발표했던 정책이었다. 햇수로 3년만에야 법적 체계 로 자리매김된 것이다. 상하원 모두 통과한 법안은 그러나 총독 재가에 이어 관련 시행령이나 시행규칙까지 세부사항을 완비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해 9월 또는 10월 경에야 실질적인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 상원 정원은 105명이며 재적 인원은 97명이다.(8명 궐석) 이날 표결을 위해 회의에 참석한 재석 의원은 83명이었으며 52대 29의 큰 표 차이로 통과됐다. 2명은 기권이었다. 한국계 상원 의원인 보수당 소속 연아 마틴 의원은 평소의 지론대로라면 반대표를 던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대마초)를 재배하고 공급하고 소비하는 전 과정을 관리 통제하는 법 체계의 가장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작년 11월 27일 하원에서 200대 82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 통과된 법은 바로 다음날인 28일에 상원으로 넘어와 당일 첫 독회를 가졌다. 그리고 해가 바뀐 올해 3월 22일 2독회를 가졌으며 소관 상임위인 사회문제/과학기술 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5월 31일 마지막인 3독회가 시작됐으며 열띤 토론회를 치고 몇차례 공청회 등도 열리며 여론 수렴을 가졌다. 토론과 공청회 주요 의제들을 보면 판매와 공급 문제, 마리화나 합법화의 국제적 사례와 현황 검토, 위법에 따른 형사처벌 문제, 원주민을 포함한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 등이었다.
 

6월 6일까지 이런 저런 다양하고 세부적인 이슈들을 모두 다룬 후 3독회 회기가 마무리되던 지난 6월 7일 일부 수정을 거쳐 표결에 부쳤는데 이때 56명 찬성, 30명 반대, 2명 기권이었다.통과된 수정안이 다시 하원으로 환송됐으며 하원에서 이를 수용해 다시 상원으로 넘어왔고 최종 표결이 지난 6월 19일에 열려 통과된 것이다.
 

언론에서는 표기하기 편하게 이 법을 ‘Pot Bill’이라고 표현한다. 대중들에게 아마 쉽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여하튼 이번 Bill C-45법안 하나가 통과되는 과정을 보면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며 사회 전반적인 파급효과가 막대한 법안들이 어떤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법률로 탄생하는지 실감난다. 그렇게 하는 과정 에서 수많은 이해 당사자와 압력단체들의 보이지 않는 로비도 난무한다. 법안 하나가 통과되는 일반적 과정을 살펴보자.
 

 


 

 

 

 

 

 

 

표에서 보듯 법안이 의회에 상정되면 하원의 1독회, 2독회를 거쳐 하원 소관 상임위원에서 집중 검토되고 다듬어진 보고서를 포함해 법안이 마지막 3독회로 넘어간다. 그리고 여기서 표결에 부쳐 통과돼야 비로소 상원으로 넘어간다. 마찬가지로 상원에서도 하원과 동일한 과정을 똑같이 거치고 표결에 부쳐져 통과돼야 한다. 통과된 법안은 요식적이기는 하나 총독의 재가(Royal Assent)를 득하며 비로소 ‘법안’(bill) 이 ‘법’(law, act)이 되는 것이다.
 

한편, 마리화나 법이 통과되자 국영 CBC는 즉각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보도했다. 이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현재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와 관련해 진행되는 현황과 의미들을 정리해본다.
 

우선 선진국에서 국가 차원의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는 캐나다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미국은 일부 주와 도시에서만 합법화했고 전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에서는 우루과이가 첫 사례로 시행 중에 있다.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인 것으로들 많이 아는데 전국 단위는 아니다. 다만 워낙 수많은 지자체에서 허용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허용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국내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마리화나를 사사로이 구입해 즐길 수 있는 시점은 10월 중순으로 예상되며 빨라야 9월 들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BC는 10월 17일이라고 날짜까지 언급하고 있다. 여하튼 정부 목표인 7월 1일보다는 대략 8주에서 12주 가량 늦춰지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한 과정을 거쳐 입법화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무리 작업이 많이 남았다 면서 “소매업소 종사자 교육 훈련, 대중 계몽 캠페인 등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다.” 고 말했다. 시기를 늦추는 더 결정적인 이유는 연방이 준비할 것도 있지만 각 주에서 이에 따른 시행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온타리오만 보더라도 통과될 것을 확신하고 시행안을 나름 구체적으로 마련해 오기는 했다.
 

상원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앞장섰던 토니 딘(Tony Dean)의원은 “캐나다 의정사에 남을 의미깊은 표결로 이 나라가 자랑스럽다.”면서 “지난 90년 세월 금지시켰던 정책에 종지부를 찍는 용기있고 진보적인 조치”라고 한껏 추켰다. 의원은 “마리화나로 인한 폐해의 상당 부분을 통제할 수 있고 대중 계몽을 주도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게 됐다”는 말과 함께 “불필요한 범죄 양산을 끝장내고 70억 달러에 이르는 불법 마리화나 시장을 제대로 다룰 수 있어 국가적으로 여러가지로 유용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져스틴 트뤼도 연방총리는 상원 통과 소식이 있자 무척이나 반기면서 곧바로 자신의 트윗에 이렇게 글을 올렸다. “지난날 우리의 아이들이 대마초를 구하고 범죄자들이 수익을 취하는 것은 너무나 쉬었다. 오늘 우리는 이런 모습을 바꾸게 됐다. 마리화나의 합법화와 규제관리에 대한 우리의 계획이 마침내 상원을 통과한 것이다.”


이처럼 통과에 대한 정부 여당의 흐믓한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의회에서의 지난 수개월 논쟁은 예사롭지 않았다. 상원에서만 수정안이 46번이나 나왔다. 6월 초에만 13번의 수정안이 제출됐으며 정부측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 수정안 중 하나는 가정에서의 마리화나 재배 금지 권한을 주정부에 주자는 것인데 이 또한 거부됐다. (정부안은 일정 조건하에 가정용 재배를 허용하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퀘벡, 매니토바, 준주인 누나붓이 가장 적극적으로 가정용 재배를 금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전 상원의장이자 현재 퀘벡 출신 보수당 상원의원인 리오 하우사코스(Leo Housakos)씨는 “우리의 법은 가장 중요한 목표인 미성년자 대마초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 판단하는데 실제 통과된 법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어떤 내용도 담겨져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법이 다가올 미래 세대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I think it will be catastrophic for Canadian generations to come.) 또다른 보수당 상원 의원인 린다 프럼(Linda Frum)씨는 “오늘은 캐나다 아이들에게 슬픈 날”이라며  역시 트위터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는 더 많은 마리화나 소비를 의미하는 것이고 더 많은 마리화나 소비는 무엇보다도 미성년자들의 더 많은 소비를 의미한다.”고 날을 세웠다. (Legal marijuana use means more marijuana use, and more marijuana use means above all more teen marijuana use.)

 


 

 

 

 

 

 

 

 

 

 

 

 

 

 

 

▲수정안이 반영되지 못하고 거의 정부 원안대로 통과된 것에 대해 야당인 보수당으로부터 격렬한 비난이 있었다. 리오 하우사코스 의원(좌측)은 ‘재앙’이라고 표현했고 또 다른 보수당 소속 린다 프럼 의원은 ‘슬픈 날’이라고 했다. 반대 진영 주장의 논점은 통과된 법에는 미성년자 소비 증가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허술하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수정안으로는 대마초 제품 생산 회사 투자자는 공개적인 등록을 요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조세 회피처 등 음습한 지하의 검은 돈이 투자랍시고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하자는 나름 의미있는 제안이었지만 역시 관철되지 못했다. 아마 정부 입장에서는 이래 저래 중독성 기호품을 생산하는데 거기에 어떤 성격의 돈이 투자되든 상관없다는 순수(?)한 자본의 논리에 충실했던 것 같다. 

불발로 그친 또 다른 수정안으로는 소위 마리화나 제조사들이 스웩(swag) 다시 말해 본 제품을 연상시키는 스타일 상품, 쉽게 말해 기념품은 제조를 금지시키자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티셔츠, 모자, 휴대폰 케이스 등 회사 로고를 박아 넣은 수많은 변종 마스코트 상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염려한 방어막이었는데 이마저 관철에 실패했다.  


가정에서의 마리화나 자가 재배를 허용하는 정부 법안에 대해 한사코 반대했던 무소속의 앙드레 프라테 의원은 중요한 수정안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원안대로 통과된 후 분을 삭히며 이렇게 심정을 토로했다.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시간이 넉넉히 주어지지 않아 수정안이 제대로 검토되거나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이고 융통성있는 많은 해결책들이 제시됐지만 쓸모가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상원에서도 여야간의 많은 논의와 설전이 오갔고 표결이 끝난 후에도 안도와 불안의 희비가 여전히 엇갈리고 있는 대마초법은 과거가 어떠했든 총독 승인 후 후속 조치를 거쳐 수개월 내에 소비자들의 손에 합법적으로 쥐어질 수 있게 됐다. 기호용 마리화나 소비는 되돌릴 수 없는 기정사실화다.
 



 

 

 

 

 

 

 

 

 

 

 

 

 

 

이제 편의점 업계의 관심사를 논할 차례다. 이쪽 관심사와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실협뉴스를 통해 연재 형식으로 CCSA의 입장을 전했다. 이하에서는 OCSA 데이브 브라이언즈 회장이 지난 5월에 OCS (Ontario Cannabis Store)회장 낸시 케네디씨에게 보낸 서한을 간추려 소개한다. 내용은 또 다른 각도에서 우리 협회를 비롯한 편의점 업계의 우려를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OCS는 온주내 대마초소매업체 협회로 이해하면 된다. (현재는 4곳이며 앞으로 마리화나 합법화에 연계해 업체수를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OCSA를 대표해 OCS에 대한 우려를 전한다. OCS는 현재 온타리오내 소매업체를 통해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 대마초에 부속되는 제품들을 취급하게 될 것이다. OCS는 이들 상품을 놓고 온주 전역에 있는 편의점들과 경합 관계에 놓이지 않도록 자제해줄 것을 믿는다. 편의점 업계에 고용되어 있는 인력들과 이들이 봉사하고 있는 고객들에게도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안그래도 편의점 업계가 정부의 고율 에너지 정책,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롤링 페이퍼, 라이터, 마리화나 흡연 보조 도구들(cannabis delivery mechanisms)까지 판매하게 되면 편의점은 더 힘들어진다. 편의점은 자유 경쟁 시장에서 고객들을 맞이하는데 정부는 독점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며 이는 OCS에게 끊임없는 손님의 유동을 담보해준다. 따라서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품목과 중복 경쟁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불공정한 게임이 된다.

 


 

 

 

 

 

 

 

 

 

 

 

▲마리화나 전문업소들이 라이터 장사까지 하면 곤란하다는 편의점 업계의 입장.  저들이 봉을 비롯한 각종 악세사리도 손을 댄다면 손님 빼앗기고 시너지 효과까지 감소되는 이중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를 잘 확인시켜주는 선례가 있다. 1990년대에 온주 정부는 산하 국영기업체인 LCBO가 선물용품 예를 들어 와인잔, 크리스탈 얼음통(ice bucket) 등 주류와 관련되는 보조 제품들의 판매를 스스로 금지한 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선물가게와의 불공정한 경쟁하에서 LCBO에 유리한 혜택이 된다고 봤기 때문에 스스로가 철회한 것이다. 비어스토어 역시 편의점 상품과 중복 경쟁되는 제품들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돼 왔다. 마찬가지로 이번 마리화나 합법화에 따른 전문 업소들의 상품 취급에 있어 편의점과의 충돌이 되지 않는 시행령과 제도가 적용되기를 바란다.』
 

대략 위와 같은 내용이다. 합법화에 따른 완제품으로서의 마리화나를 편의점에도 판매 허용해 달라는 당면 목표를 관철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아 편의점이 제외된다 하더라도 흡연 관련 악세사리 품목에 대해서는 마리화나 전문업소들이 판매하지 않도록 하자는 마지노선을 설정한 것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