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모습 그대로, 2층 살림집은 B&B까지

▲1층은 식료품 중심의 편의점, 2층은 B&B로 운영하는 150년 전통의 퀘벡 소재 J.A.Moisan


 

퀘벡주 퀘벡시티에 ‘제이에이 모이즌’(J.A.Moisan)이라는 식품점이 있다. 편의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북미주에서 가장 오래된 잡화점으로 기록되고 있는 유서깊은 가게다. 그 옛날에는 편의점이라는 용어가 생기지도 않았으며 보통 잡화점(general store)라고 했으니 이 업소는 북미주에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편의점이라고 불러도 과장은 아닐 것 같다.
 

따뜻한 인간미, 시골풍 인테리어, 세계 수준급 고급취향의 식품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온듯한 이미지를 던지는 그 옛날 그 시절의 푸드 마켓 분위기에 건물 또한 퀘벡의 그림같은 주도(州都) 한복판에 자리 잡은 정통 문화유산 건물이다.
 

주인 클레맨트 생로랑(Clement Saint Laurent)씨는 “우리 가게 모이즌에 들어오면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 느낌이 들 것이다.”라고 말한다. 아내 나딸리 데라스페(Nathalie Deraspe)와 그의 형 프랑소아가 공동 소유하고 지난 9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 가게의 역사를 존중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으며 이웃들도 과거 모이즌씨 집안이 이 가게를 운영하던 때를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는 생활이 더 단순했고 살기 좋았던 시절로의 귀환이다.”
 

업소 위치는 구 퀘벡시 어퍼타운 요새구역 바로 외곽쪽에 붙어 있으며 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바쁜 상업지구인 생장(Saint-Jean)에 자리한다. 1871년에 지금까지의 간판명이자 창업주인 J.A.Moisan씨가 문을 열었다. 자그만치 150여 년의 명맥을 잇고 있으니 한 세기를 지나 또 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다.
 

창업자 모이즌씨와 그 후손들 그러니까 모이즌 가문이 대를 이어 단절없이 가게를 운영한 것이100년이 넘었다고 하니 족히 4대는 이었을 것이다. 이후 이 가문과의 인연은 끊어지고 주인이 두번 더 바뀌면서도 그 주인들은 모이즌씨 가문이 운영하던 모습과 똑같이 유지 관리를 했으며 오히려 외관이 닳게 되면 손을 봐서 원형을 보존하는 수고까지 쏟았다. 예를 들자면 나무 바닥과 나무 카운터에서부터 압착 주석으로 꾸며진 천정까지 고스란히 복원작업도 했다. 음악도 전통 음악 위주로 깐다.
 

소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신경을 쓴 걸 보자면 그 옛날부터 내려오던 걸개 나무 간판을 그대로 손을 보며 유지하고 있다. 물론 밖에 있으면 비바람에 삭을까봐 안에 걸어놨지만 말이다.
 

 

 

 

 

 

 

 

 

 

 

 

 

 

 

 

 

 

 

▲업소 웹사이트 http://jamoisan.com에 들어가면 그 옛날 업소 외관을 찍은 흑백사진과 창업자 J.A. Moisan씨의 초상화도 소개되고 있다. 창업자 모이즌씨는 1848년 12월 25일 퀘벡에서 태어났다. 웹 사이트도 한번 방문해볼 만하다. 고색창연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디자인에 빠지다보면 마치 사이버 공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에 와 있는 착각이 든다. 퀘벡 시티를 방문하면 직접 들러볼 가치도 있고 2층 B&B에 하루밤 묵어도 괜찮을 것 같다.
 

 

고전과 현대의 조화
 

과거의 전통이 현대의 편의성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은 비단 유서깊은 도시나 관광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찾아보면 우리의 주변 도처에 깔려있을 수 있다. 단지 보는 안목이 없거나 무관심해서 그럴 뿐이다.
 

편의점 모이즌이 바로 이런 경우다. 어찌됐든 장사를 하려면 손님이 찾는 상품을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상적 쇼핑이 이루어지며 육고기, 치즈, 생맥주, 피크닉에 필요한 음료수를 비롯해 홍차, 초콜렛, 지역 특산물인 단풍시럽, 페스츄리, 여기에 이 집안에서 만들어낸 푸드서비스까지 고루 다 취급하는 만물상이다. 여전히 동네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코너 마켓으로 우유, 버터, 빵 등 먹거리 생필 품을 동네 주민들에게 세기가 지나도록 판매하고 있다.
 

이제 세월은 지났고 과거의 먹거리 생필품은 가짓수가 엄청 늘어나 한병에 50달러하는 프리미엄급 올리브유도 판매하는데 동네 주민들이 이런 특별한 제품을 구하려면 어지간히 멀리 나가 돌아다녀야 구하기가 가능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집에서만 구할 수 있는 그런 특별 상품들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종류는 약 3,000여 가지를 취급하며 퀘벡 고유의 특산 치즈가 자랑이다. 그리고 생맥주도 큰 인기이며 퀘벡 고유의 엄마표 요리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주인 생로랑씨는 퀘벡 동남부 광산촌인 세필레라는 곳에서 오랜 세월 살았으며 리무스키 원주민의 후예다. 성인이 된 이후의 대부분의 과거 그는 공익 근로와 개발 프로젝트 분야에서 토목 기사 일을 했다. 그리고 90년대 말 아내 나탈리와 이곳 퀘벡 시티로 이주했을 때 이미 모이즌은 마을의 공공기관같은 분위 기였다. 일단 이주할 때는 무조건 자영업을 해볼 계획이었다. 업종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 도시에서 뭔가 좋아할 만한 것이면 뭐든지 괜찮았다. 그런데 이 멋진 가게가 매물로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가게는 워낙 세인들에게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형 프랑소아가 바로 그 가게에서 점원으로 이미 82년부터 일해오고 있던 터였으며 가게가 팔려고 내놨다는 정보를 형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주인이 다른 도시에서 더 큰 비즈니스를 또 하나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실패하며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할 수 없이 이 명망있는 업소를 매각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동생은 형 클레멘트만 괜찮으면 가게를 인수해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 사이에 먼저 주인은 전기세도 밀려 전기가 끊기는 수모도 당했고 금방 상할 식료품은 마을 스프가게에 무료로 건네줘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결국 비즈니스를 주인에게 샀고 건물은 저당잡혀있었기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인수했다. 그리고 내부를 손질한 후 99년 4월에 신장 재개업을 한 것이다.
 

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앞서 말했듯 형 프랑소아가 이미 오랫동안 같은 업소에서 같은 일로 종업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형을 매니저로 앉히고 아내 나탈리는 회계 및 구매관련  행정 업무를 담당토록 했다. 그리고 이 업소의 또다른 종업원이었으나 전 주인때 가게가 어려워 그만뒀던 월터 포틴이라는 사람을 재고용했고 이후 2년간 이 자를 전문가로 키웠다. 각종 식품 트레이드쇼에 월터를 데 리고 다니며 안목을 키워줬으며 식료 비즈니스의 온갖 미세한 것에 이르기까지 해박하도록 만들었다.
 

생로랑씨는 매우 만족스러운듯 이렇게 말한다. “월터는 비즈니스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정말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는 무엇을 사야할 지 그리고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떻게 사야할 지를 정말 잘 안다. 여타 종업원들 교육도 철저히 했다. 공급사 직원들과의 관계, 손님들과의 관계에서 인간적 측면들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하도록 했다.
 

끈끈한 인간미
 

가게 인수해서 시작부터 생로랑씨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너무 사랑했다. 동네 식료품 가게 주인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해했다. “가게에 들어서면 마음이 참 편해지고 손님들하고 사고파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일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정말 유쾌했다.” 이 정도면 편의점 아니라 어떤 소매상을 하더라도 성공할 인간성을 갖추지 않았나 싶다.
 

“나는 원래 사람과의 접촉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옛날에 일할 때는 그냥 직업이었을 뿐이고 계약에 의한 업무 처리였을 뿐이었다. 그냥 문제해결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비즈니스는 정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진정한 경험의 기회를 즐기게 해준다. 동네 주민과의 인간적 소통과 만남인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을 알고 지내며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안다. 그들이 크는 것을 지켜볼 것이고 이런 모든 것이 참 좋다. “올해 65세의 생로랑씨가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는 삶의 철학처럼 들린다.
 

 



 

 

 

 

 

 

 

 

 

 

 

 

 

 

 

 

 

 

 

 

 

 

 

 

 

 

 

 

 

 

 

 

 

 

 

 

 

▲거의 모든 생필품과  업소 고유의 레시피로 제공되는 푸드서비스 그리고 치즈 등 지역 특산 명물까지 망라한 고급 식료품점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진 지역 명소가됐다. 오른쪽 사진은 생로랑 부부와 형 프랑소와.
 

 

여기에 부부가 곁들인 또다른 비즈니스가 바로 B&B이다. 건물 2층의 방 4개로 이 비즈니스를 추가했다. 이 2층 살림집은 과거 모이즌 가족들이 살던 곳이었고 이제 몇번의 손바뀜 끝의 새 주인인 생로랑 부 부도 2층에 산다. 그의 다음 말로 그가 자신의 업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글을 맺는다. 『우리는 과거 모이즌 가문이 운영하던 시절의 기억과 추억 그기로 그 정신을 기념할 수 있는 모 든 것을 만전을 기해 하고 있다. 우리는 그 훌륭한 전통을 보존하는 유산 관리자(custodians)를 자임한다. 하지만 우리 역시 이 이야기의 한 파트이며 그것이 참으로 자랑스럽다.(we’re also part of the story now too and we’re very proud of that.)』
 

그의 말을 들어보니 이 유서깊은 가게가 정말 제대로 주인을 만났다는 확신이 든다. 이 업소가 영원히 명망과 번영을 구가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주인 생로랑씨의 비즈니스 3대 철칙

 

1. 항상 가게에 있어라! (be there)
 

주인은 항상 가게에 있어야 하며 손님이 찾으면 언제든지 대면할 수 있어야 한다. 부득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종업원이 주인처럼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자리를 비워야 한다. 그렇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업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과 모든 상품에 대해 가장 정통한 사람은 주인밖에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2. 살림도 같은 건물에서 하라! (live there)
 

가게를 구할 때 살림도 같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가게를 구해야 한다. 함께 있으면 업소 주변 특성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지만 떨어져 있으면 미세한 정보까지 알 수 없다. 최소한 가까이는 살아야 뭐가 돌아가고 있고 주민들 즉 고객들의 관심사가 뭔지 그때그때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 정보에 해박하라! (stay informed)
 

 

트레이드쇼에도 가고 TV요리 프로를 비롯한 특별 프로를 시청하라. 별도로 정보를 얻는 노력이 없이는 귀중한 정보를 접할 길이 없다. 트랜드 파악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것에 무신경해지면 업소가 생기가 없어지고 감각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