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덜 위험하지 않아”  vs   회사 “검증 기준 잘못”

모국에서는 건강에 덜 위험하다고 해서 또는 금연의 과도기에 도움을 받기 위해 일반담배처럼 생겼으나 연소는 안되는 소위 궐련형 전자담배(HNB)를 애용하는 흡연자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상당 기간동안 연구 검증 과정을 거친 끝에 한국 정부가 지난 6월 7일 “HNB담배가 일반 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해로운 성분이 함유돼 있고 일부 성분은 일반 담배보다 함유량이 더 많다.”는 발표를 해 담배 회사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제품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 ), BAT코리아의 글로(Glo), KT&G의 릴(lil) 등 3종이었다. 식약처는 니코틴, 타르, 벤조피렌(Benzopyrene)등 11가지 유해물질 검출량을 일반 담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했다. (벤조피렌은 탄화수소의 일종이다.) 검사 결과 1개비 당(단위 mg) 타르 검출량은 일반 담배가0.1 ~8.0이며 글로가 4.8, 릴은 9.1, 아이코스 9.3으로 각각 검출됐다. 니코틴은 0.1 ~0.5mg으로 일반 담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벤젠(Benzene)과 포름알데하이드(formaldehyde) 등 1급군에 속하는 5가지 발암물질도 검출됐다. 다만 이들 5가지는 일반 담배 0.3mg의 28%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이를 토대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선두인 필립모리스 코리아는 식약처가 조사한 방법 자체가 틀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타르는 불을 붙일 때 나오는 성분이므로 연소가 없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할 수 없다. 오히려 벤젠 등 발암물질 함유가 적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 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담배에 포함되는 수천가지 성분 중 단지 11가지만 분석했을 뿐인데 이 중 몇가지 것이 발암성분이 적다고 주장하는 것은 합당치 못하다고 재반박했다. 정부 발표가 있자마자 궐련형 전자담배 애용자들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조금이라도 덜 유해할 것이라는 기대가 깨지며 배신감마저 느낀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각종 제재와 세금이 붙으며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도 있어서 차세대 담배를 주창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한국 진출 다국적 담배회사들 역시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은 FDA가 현재 제동을 걸어놓은 상태이고 영국 정부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으며 캐나다에서는 시장 잠재력에 대한 회의적 분석이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에 대해서는 실협뉴스 752호에 윈저스타 특집 기사 번역 요약 소개 참조) 현재 한국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가장 놀라우며 논란이 되는 대목은 타르 검출량이다. 일반 담배보다 많이 낮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토대로 현재 일반 담배의 90% 수준인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이며 건강 경고문도 일반담배처럼 혐오스러운 그림이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재부와 환경부가 관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 불과 1년 만에 전체 담배시장의 10%를 장악하는 놀라운 신장세를 과시했으나 이번 발표로 상황은 급반전하게 됐다. 규제가 보다 강화되고 가격마저 오르면 시장에서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담배회사들은 정부의 검사 결과가 오히려 궐련형 전자담배의 저위험성을 반증해 줬다며 격렬한 반발을 보이고 있고 특히 타르와 연소 관계에서 잘못된 기준을 적용했다고 극력 비판하고 있는데 앞으로 대정부 로비와 저항 수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 식약처 발표한 궐련형전자담배 니코틴 및 타르 함유 실태. 타르는 일반 담배보다 함유량이더 높게 나와 애용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험성 경고 보도는 한국의 주류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하며 사회적 이슈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정부와 회사측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의 상호 반박전까지 등장하고 있다. 보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종편 JTBC 뉴스에 나온 한 전문가의 소견을 소개한다.『연소하지 않는 물질에서 검출된 타르를 연소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함유량을 적시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담배회사는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타르라는 것은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유해물질 덩어리를 일컫는 말이다. 이 타르 덩어리가 불에 태워 나오든 증기 형태로 나오든 더 많은 유해물질 성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 배의 위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간접 흡연에 대한 직접적 경고는 없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도 주변 사람들이 냄새를 느낀다는 반응이고 보면 간접 흡연 피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여 더 연구검토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70가지 이상의 발암물질에서 불과 몇가지 물질이 건강에 덜 위해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며 독성 및 유해물질의 존재 자체를 증명한 것은 유의미한 경고임에 분명하다』

한국 정부 발표에 대해 앞으로 담배회사들이 어떤 대응책을 강구할 지 주목하면서 이제 막 시작된 북미주에서의 궐련형 전자 담배 마케팅에 시사하는 바가 큰 뉴스거리인 만큼 새삼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