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환경 보고, 인류에 적색 경보 발동

화석연료에 대한 弔鐘, “캐나다 정책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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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 호주 등 지구촌 곳곳이 자연 재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캐나다 또한 폭염으로 수백명이 사망하는 등 기후변화 긴급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의 새로 발표된 유엔 보고서는 화석 연료에 대한 조종(弔鐘)을 울리는 진단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캐나다가 현재 수립한 기후변화 대응 계획과 전통적인 에너지 분야의 생존력에 대한 경계심을 일으키는 지적들이 이 보고서에 담겨 있다.

보고서(위의 커버 사진 참조)에 의하면 지구는 인간의 활동에 주로 기인해 매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워낙 빨리 온도 상승이 이루어져 지난 10여 년간의 온도가 방지코자 시도했던 여러 경고성 대책 수준을 일거 에 뛰어넘을 지경이라는 것이다.

지난 8월 9일에 이 보고서가 발표됐는데 이 역사적인 연구보고는 인류에게 적색 경고등을 켜고 있다. 상승하는 극단적 폭염 사태들, 한발, 홍수, 산불 등이 전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연방 정부 입장

조나단 윌킨슨 캐나다 연방 환경장관은 서부와 북부 캐나다의 여러 지역이 세계 평균 수준의 3배 이상으로 더워졌고 B.C주와 일부 다른 지역들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산불과 홍수는 이 여파임을 인정했다. 현 자유당 정부는 탄소세 도입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 등 공격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시행해왔고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지난 2005년 수준의 40~45%까지 배기가스를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NGO 환경단체 입장

 “350.org”라는 이색적인 사이트가 있다. (https://350.org) 초기 화면은 당당하게 이런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화석연료는 이제 그만! 100% 재사용 연료로만! 모든 석탄, 석유, 개스 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청정 에너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화석연료 산업에 대항한다.』(STOP FOSSIL FUELS. BUILD 100% RENEWABLES. We are standing up to the fossil fuel industry to stop all new coal, oil and gas projects and build a clean energy future for all.)

이 단체는 일종의 NGO이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협력하도록 만든다는 취지하에 발족한 단체다. 180여 나라에 회원을 가지고 있고 모두 자원 봉사자로 이루어져 있다. 왜 하필 350인가. 이 숫자는 350ppm이다. 지구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대기 중 CO2(이산화탄소)의 양이다. 숫자 하나를 앞세워 그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강력하게 호소하기 위해 이렇게 이색적인 작명을 했으며 그대로 웹 주소로까지 삼고 있다.

 

 

 

 

 

 

 

 

 

 

 

 

 

 

 

 

 

 

 

 

▲350.org 의 초기 화면. 화석연료 개발을 중단하고 청정 에너지 연료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는 글로벌 NGO 그룹이다. 이곳 캐나다 지부 총책은 캐나다 연방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턱없이 수준 미달이라고 불만이다.

이 단체의 캐나다 지부 총책 아마라 포시앵(Amara Possian)씨는 이번 유엔 환경 보고서는 캐나다 환경 정책이 지극히 미온적임을 알리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역설했다. 이번 연방총선이 실시되기 전에 성명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여러 산불들이 여전히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그들 중 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정책 추진을 해 줄 것인가가 진정한 문제다.”

이 단체는 정부가 화석연료의 더 이상의 개발을 즉각 중단할 것이며 현재 추진 중인 트랜스 마운튼 파이프라인 확장 사업도 중단할 것을 가열차게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아마라 포시앵씨는 지난 2018년 온주 총선에서 토론토 돈벨리 웨스트 지역 신민당 후보로 나와 당선은 못됐어도 19%의 득표를 하며 선전한 바 있다. 이 해의 총선에서 캐쓰린 윈이 이끄는 자유당이 폭망하고(55석→ 7석) 현재의 보수당이 과반의 안정된 의석을 확보하며(27석 → 76석) 정권 교체를 이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역구가 바로 당시 자유당 당수이자 온주 수상인 캐쓰린 윈이 재출마한 곳이며 어렵사리 180여 표 차로 보수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체면은 유지했었다. (온주 전체 의석은 124석. 선거 결과 : 보수당 76석, 신민당 40석, 자유당 7석)

 

 

 

 

화석연료 업계와 알버타

캐나다석유산업협회(PSAC)가 이런 발언과 반응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캘거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단체의 수장인 거프릿 레일씨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재생 에너지 시대로 하루밤 사이에 돌입할 수는 없으며 여전히 화석 연료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이슨 케니 알버타 주수상의 환경 정책도 관심을 끈다. 수상은 일명 ‘이산화탄소 포획 기술’ (carbon-capture technology)이 석유산업을 보다 깨끗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탄화수소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utopian)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덧붙인다.  “급작스런 변화는 분명히 비현실적이다. 인간의 삶에 미치는 댓가는 계산이 불가능 할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숨길 수 없는 고민이 엿보인다.

보고서와 다급한 현실 인식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라는 권위있는 이번 유엔 보고서는 작금에 겪고 있는 위협적인 기후변화가 명백하게 인간에 의해 기인된 현상이라고 못박고 있는데 직전인 지난 2013년에 발표 됐던 보고서보다 훨씬 더 정확하고 온도 상승이 더 높아졌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보고서 내용을 좀 더 들여다 보자. 미래를 위한 5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시나리오들은 탄소 배출을 얼마나 감축시킬 것인가를 기본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마련했던 두 가지 이론에서 더 긴박한 쪽을 택했는데 세계 지도자들은 당시 합의하기를 19세기 말의 평균 온도에서 1.5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여유있는 대책이 아닌 것이 그 후로 벌써 온도가 1.1도나 높아졌다. 더 긴급한 대책과 처방이 필요해진 것이다. (*여기서 온도는 섭씨 기준이다.)

보고서는 무려 4,000 쪽에 달한다. 예측대로라면 2030년대에는 – 얼마 남지도 않았다! – 1.5도 상승이 넘어설 것이다. 지난 시기에 나왔던 대부분의 보고서 예측들보다 앞지른다. 지구온난화는 최근 몇년 동안에 부쩍 강화된 측면이 있다. 캐나다는 미국, 호주와 더불어 일인당 이산화탄소 배출이 세계 랭킹 3위의 불명예를 기록한다.

또다른 환경단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캐나다에서 활동하며 대외 담당 총책인 에디 페레즈(  Eddy Perez)은 “1.5도 저지는 협상 운운할 주제가 아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 지구촌 미래를 위한 유일한 선택이다”라고 역설하고 있다. “자연과의 파괴된 관계, 인간들끼리의 파괴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투쟁할 때이다. 이 긴박한 기후 이슈 해결을 위해 그 어떤 지연도 퇴치할 필요가 있다.” 그의 웅변적인 외침이다. 야당 지도자들도 한목소리다. 탄소 배출 감축과 경제 안정화를 위한 대응책의 하나로 이들은 녹색산업의 활기와 이 방면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행동네트워크(CAN ; Climate Action Network)

 

 

 

 

 

 

 

 

 

 

 

 

 

 

 

 

▲좌측은 CAN 로고이며 우측은 CAN 캐나다 대외담당 총책 에디 페레즈

1989에 창립된 환경운동 NGO 이며 본부는 독일 본(Bonn)에 있다. 전세계 130여개 나라에 걸쳐 비영리 환경단체 1,300여개 단체를 산하에 두고 있는 연대 조직이다.

 

 

 

연방 주요 야당 입장들

● 보수당

캐나다 연방보수당 대표인 에린 오툴(Erin O'Toole)씨는 화석 연료를 끝장내자는 주장에 대해 견해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지만 이 나라가 기후변화에 대한 긴박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상황 인식은 공유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파리협약이 요구하는 기준을 맞춰야 한다. 배출 가스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역시 현실적 인식이 밑자락에 깔려 있다. 보수당 입장에서는 진보적인 정당 에 비해 결코 환경 정책이 급격할 수가 없는 한계는 있을 것이다.

지난 4월에 오툴 당 대표는 연료에 부과하는 탄소세를 언급하면서 탄소 배출은 3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수준이 파리 협약을 준수하면서 동시에 더 많은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타협선이었다. 사실 연방 보수당 의원들은 탄소세에 대해 수년간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었는데 그 나마 절충안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 신민당

신민당(NDP) 자그밋 싱(Jagmeet Singh) 대표는 트뤼도 총리가 거대 공해유발 기업들에게 쉽사리 면죄부를 줬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2018년의 탄소세 정책이 바로 이들 기업체들에게 기준을 완화시켜 혜택을 준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탄소세 면제는 대형 업체들에게 수혜로 돌아가니 사람들은 이 정책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라고 회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근로자들에게 달려 있다. 전기 자동차와 전기 대중교통 수단들의 활성화는 무공해 산업 인력 고용 창출이라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낸다.” 그의 지적은 한마디로 산업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 연방 정부의 기후 정책 계획하에서 친환경 녹색 에너지 산업 분야의 고용은 오는 2030년까지 거의 50%가 증가한 약 64만 여개 일자리가 추가로 발생할 것을 전망한다. 이는 GDP에서 이 분야의 증가가 58%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 수치와 얼추 비례하고 있다.

● 녹색당

녹생당(Green Party) 애나미 폴씨는 이번 유엔 보고서를 대하고는 “놀랍고도 슬픈” 사실이라고 반응을 보이면서 “하지만 환경 정책에 대한 캐나다의 입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한 인터뷰에서 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단순한 이타주의와 관련된 이슈가 아니며 유럽연한, 미 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 선진국들이 지구의 앞날을 단순히 걱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들을 움직이는 동기는 경쟁력 우위를 점한다는 사실에 닿아 있다. 즉 실리적 장점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과제다.”

대표는 또 이런 말을 덧붙였다. “캐나다는 환경 정책에서 어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으며 2015년 이후 매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가스 배출량 증가만 확인해왔을 따름이다. 자유당 정부의 목표치인 오는 2030년 45%까지 감축은 우리 당이 목표로 삼고 있는 60%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집권 정부 여당에 대한 날선 비판이며 한마디로 현 정부의 환경정책 미흡을 질타하는 것이 녹색당 입장이다.

대표의 다음 말로 본 글을 마무리한다. “유엔 보고서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기후 변화가 바로 지금 벌어 지고 있고 그 여파가 이미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이거다. 사태가 얼마나 더 나빠지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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