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11,908개 (2020년 기준)

85%가 편의점, 세차 등 부가 서비스 겸해

▲캐나다에서 최초로 주유소가 등장한 것은 1907년 벤쿠버에서였다. 사진은 1920년 임페리얼 오일이 운영하던 밴쿠버의 한 주유소 모습이다.

석유 관련한 데이터와 자료 일일 동향 발표로 유명한 켄트그룹(The Kent Group LTD이라는 회사가 있다. 최근에는 칼리브레이트(Kalibrate)라고 회사명을 변경했지만 여전히 켄트그룹이라는 용어가 이 방면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는 아직도 익숙하다. 특히 유류 소매가격의 일일 발표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관계 산업 분야 종사자들이 눈여겨 보는데 그 정확성과 광범위한 포괄성에 있어 감히 따를 통계는 없어 보인다. 이곳에서 최근 발표된 개솔린 관련 통계를 기초로 Convenience Store News가 캐나다 주유소 현황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해서 캐나다 연료 시장 개황을 두루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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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은 2020년 기준 현황이다. 주목할 점은 몇가지 트렌드가 연료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는 변화하는 수요에 적응하는 일종의 진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독립 회사와 정유회사 자체 운영사와의 비교, 그리고 브랜드 가짓수 등은 2019년 대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2020년은 명백한 차이점을 보이는 대목들이 있으니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전국적으로 주유소는 11,908개이며 인구 1만 명 당 3.1개 꼴이다. 2019년의 11,937개와 대비하면 아 주 미미한 감소를 보일 뿐이다.

지난 10여 년에 걸친 캐나다 주유소 갯수는 미세한 등락을 보였는데 대략 2008년 이후 12,000 개에 근 접하는 양상으로 굳어졌다고 요약할 수 있다. 21세기가 시작되던 2000년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거의 40% 수준으로 대폭 감소된 수치다. 캐나다 역사상 주유소 갯수가 최대치였던 때는 1989년의 20,360개였다. 이후로 1999년까지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4년부터는 감소가 둔화세를 보였고 이후 아주 완만한 증가를 보이는 듯 연평균 0.2% 신장을 기록한다. 이는 약 150여 개 정도가 늘어나는 정도다.

80년대 말경의 캐나다 주유소 산업은 심각한 과포화를 겪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합리적 구조조정의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처지였고 잘잘한 주유소가 정리되고 덩치가 큰 것들로 압축됐다. 켄트 그룹 자료에 의하면 연간 250만 리터 미만의 주유소들이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전체 주유소 수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2019년에는 이런 소규모 주유소가 25% 미만으로 줄어 있다. 채산성이 안맞는 군소 주유소가 대폭 사라졌다.

코로나 상황으로 와보자. 2020년에 이 골치아픈 대 역병으로 주유소 산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수요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여행이 통제를 받고 이동이 크게 줄어드니 당연한 귀결이다. 앞서 말했던 군소 주유소의 퇴출로 시장 균형이 유지되다가 갑자기 기름 소비가 감소하자 250만 리터 미만의 주유소가 급격히 늘어나 전체 주유소의 32%가 이들이 차지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연간 소비량이 2022년 쯤에야 제 위치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그 사이에라도 코로나 충격으로 폐업을 할 주유소가 어느정도에 이를 것인지는 자신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도별 연평균 주유소 연료 매출 물량> 단위: 1백만 리터

 

2020년 주유소 당 연평균 소화물량은 331만 리터로 집계됐는데 이 수치는 2019년 대비 15.8%가 감소한 것이다. 1990년 이후 물량면에서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고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원유 수요는 늘고 주유소는 수는 줄어드는 추세와 맞아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최근 10여 년간 이런 양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듯 하며 주유소 수는 정체 상태에서 연료 소비량 증가 둔화세가 역력했다.

2021년의 최신 자료가 아직 나오지 않아 명확히 진단하기는 어려우나 켄트 보고서는 올해 소비량이 증가할 것이고 2022년에는 거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개솔린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매우 당연해보인다. 고비용 저효율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글로벌 추세, 차량 연료의 대체물 개발과 유행, 승차공유(ride-sharing), 대중교통 이용률 증가, 재택 근무 성행 등 많은 요인들이 있다. 결국 현재의 주유소 수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각 주유소 별 연간 개솔린 판매 물량은 현격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온타리오주가 주유소 당 연간 매출물량이 가장 높다. 개솔린과 디젤유를 합해 연 평균 450만 리터를 기록한다. 그런데 퀘벡과 비교하면 꽤 흥미로운 점이 있다. 온타리오와 비교하면 무려 44%나 작다. 250만 리터가 채 못미치는 물량이다. 인구 대비 주유소 수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개솔린 브랜드는 96개나 된다. 지난 10여 년간 거의 이 수치가 변동이 없다. 11,908개의 주유소 중 단지 11%만이 메이저 3대 정유회사 중 한 곳의 가격 정책에 통제를 받을 뿐이다. 대부분은 독립적인 운영주 스스로 가격 정책을 구사한다. 불과 10년 전에는 73%가 독립 영업주의 임의로 가격 정책을 구사할 수 있었는데 이제 79%까지 증가했다.

2020년 기준으로 연료공급사의 40%가 다른 회사 브랜드를 빌어서 자신들의 네트워크의 일정 부분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주유소의 약 38%가 이에 해당된다. 2004년에는 이런 방식의 운영이 18%였던 것이 16년이 지나며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협뉴스 5월호 “캐나다 차량 연료시장 구조” 제하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음.)

독립유통업체들의 약진

  

 

 

 

 

 

 

 

 

 

 

 

 

 

 

 

 

▲좌측 표는 브랜드별 주유소 점유율이며 우측은 소매유통업체별 주유소 점유율이다.

석유산업 관련해서 non-traditional marketer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왜 이런 표현이 가능한가? 대체적으로 대형 정유회사들이 소매 유통 네트워크(체인 주유소)까지 토탈 서비스를 하는 것이 주요 선진국의 사례인데 캐나다는 독특하게도 이런 정유 생산 기능은 없이 오직 유통만 하는 도.소매 채널이 압도적인 형국이다. 그래서 이 표현을 업계에서 즐겨 쓰는데 다른 말로 non-refiner 혹은 independent marketer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편의상 5월호 기사에서 사용했던 ‘독립유통업체’라는 용어를 이하에서 사용한다.

이들 독립유통업체들은 주 수입원이 연료가 아니라는 점이 특별하다. 대표적으로 세븐일레븐을 상기하면 된다. 세븐일레븐 캐나다의 수익은 편의점이지 개솔린 팔아서 주된 수익을 보는 구조가 아니다. 일종의 구색맞추기 원스톱 쇼핑 편의를 위한 기름 장사를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식료품 체인, 편의점 체인, 대형 유통체인사들이 주유소를 겸하는 방식으로 2010년에는 전체 주유소에서 17.4%를 차지하는데 불과했으나 세월이 10여 년 흐르면서 24.3%로 크게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온타리오와 대서양 주들에서 증가세가 괄목할 만하며 매니토바와 사스케츄완만 감소를 기록했다.

이 분야에서 코스트코와 로블로의 약진이 눈에 두드러져 보인다. 이 둘을 포함한 대형 유통사의 병설  주유소 보유수는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2010년 이후로는 정체를 보인다. 대략 6%를 약간 상회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향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감지되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로블로는 지난 2017년 산하 200개 주유소를 독립유통업체인 그리너지 (Greenergy)에 매각했다.

디젤유 주입이 가능한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관심을 가질 대목이다. 전국 주유소 중 디젤 취급을 겸하는 곳이 약 77%를 상회한다. 2010년의 57%에 비하면 대단한 성장이다. 소매업소 연료 매출에서 디젤유가 차지하는 몫은 7.8%에 불과한데도 이렇듯 크게 늘어난 것은 시너지 효과로 인한 장바구니 키우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셀프 서비스와 풀 서비스 현황은 어떤가? 대부분의 경우 캐나다인들은 스스로 기름을 넣는다. 선택의 여지도 없는 것이 전국 주유소의 82%가 셀프 서비스만으로 운영한다. 2010년에 풀 서비스를 겸하던 주유소는 24.1%였으나 2020년에 13%에 불과하다.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때는 36%였다. 이런 급격한 풀 서비스의 감소는 펌프기에서 손님이 편하게 지불하는 테크놀로지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은 바가 결정적이다.

부대 서비스

전국에 깔려 있는 11,908개 주유소 중 85%인 10,071개 주유소가 병설 부대 서비스를 갖추고 운영된다. 부대 서비스는 예를 들어 대표적으로 편의점, 세차, 패스트푸드점(QSR) 중 하나를 겸하거나 혹은 그 이상을 겸하고 간혹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큰 규모의 주유소도 있다. 그러나 편의점 병설이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다. 사실 편의점이 주가 되고 주유소가 구색갖추기 부대 서비스인지 그 반대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편의점 지존인 세븐일레븐이나 대형유통업체인 코스트코, 로블로 등을 보면 주유 사업이 부대 서비스인 것은 분명하다.

거의 모든 주유소가 하다못해 간이 키오스크 형태로라도 편의점 기능을 겸한다. 어떤 주유소는 2,000평 방피트가 넘는 대규모 편의점을 갖춘 경우도 있다. 최근 수년에 걸쳐 중간 규모의 편의점(1,500 sqft 전 후)이 대형 편의점 수를 넘어서고 있다. 규모가 소형화되는 것은 제한된 토지 공간때문이고 500평방피트 미만의 미니 편의점도 많다. 쿠쉬타르와 세븐일레븐의 경우는 당연히 편의점 분야로 사세를 확장해왔으며 공간도 소형에서 중형으로 키워왔다.

세차(car wash)설비는 편의점 기능을 겸하는 주유소 10,071개 중 21.5%를 차지한다. 2019년 대비 소 폭 늘어서 2,162개다. 세차 서비스에 있어서는 페트로 캐나다, 쉘, 에소 등 3대 메이저 회사들이 선도하고 있다. 이들 3사가 운영하는 세차장만 전체의 14.5%를 점유한다. 2019년의 13.9%에서 소폭 증가했다.

 

 

 

 

 

 

 

 

 

 

 

 

 

 

 

 

 

 

 

 

 

 

▲주유소와 짜장면집을 겸하는 모국의 한 주유소. 식당 손님으로 식사 시간이 아닌 때도 분주해 숨쉴 틈이 없다고 한다.  주객이 전도돼 주유소가 식당의 부대 서비스로 착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식사 서비스를 겸하는 주유소는 1,367개가 있다. 10년 전에 불과 8.7%였는데 거의 배가 늘어 13.6%를 점유한다. 10년 동안 530개가 늘어난 것이다.

자동차 여행객들에게 혹시나 요긴할 수도 있는 정비 서비스가 주유소에서 병설 운영된다면 이 또한 매력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다지 성업하지는 못하는 것이 2004년에는 15%였던 것이 현재는 7.3%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 그나마 이 정도나 있다는 것이 기대 이상의 수치다.

전기차 시대,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의 확산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전통적인 주유소 소매영업의 축소는 분명한 전망이다. 우리 시대에 과연 어떤 모습으로 주유소가 격동의 변화를 겪을 것인가 지켜볼 지 대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