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 ZEV 시대 완전 실현, 2035년 목표

“문제는 미국이야!”, 통합구조가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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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가스없는 자동차(zero emission vehicle; ZEV)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캐나다 정부의 목표와 의지가 최근 주춤하는 형국이다. 연방 자유당 정부는 휘발유 등 내연 엔진으로 움직이는 차량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시켜 오는 2035년에는 완전히 거리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해두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조건들이 매우 많다는 점 또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선 이렇게 되려면 무엇보다도 미국하고 사정이나 형편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답보상태가 될 공산이 크다.

신규 출시되는 모든 경량급 차량과 픽업 트럭은 2035년까지 무조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지난 6월 말에 정부가 발표했다. 그리고 발표 이후  조나단 윌킨슨 연방 환경부장관과 미국 캘리포니아 개빈 뉴썸 주지사 사이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는데 양쪽이 배기가스 없는 차량 시스템 가동을 위해 상호 협력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차량으로부터 배출되는 양은 지난 2000년 대비 2018년 사이에 27% 가 증가했다. 이는 전체 지구온난화 개스에서 두번째로 높은 분야로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차량 배기가스 통제는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북미주 자동차 제조는 캐나다와 미국 양국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고 지금의 연소에 의존하는 자동차 판매가 수익 측면에서 큰 이윤을 보장하는 구조라서 과연 ‘배기가스없는 자동차’ 시대 조기 달성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점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순조로운 이행이 의문스럽다는 반응들인데 그런 전문가들 중 한 명이 워너 앤트웨일러씨다. B.C 대학(UBC) 경영대학원 국제무역정책 담당 교수인 앤트웨일러씨는 이렇게 말한다. “캐나다의 이해관계는 미국과 항상 정확히 함께 해왔으며 자동차 분야는 두 나라간의 통합적인 시스템이 워낙 밀접해서 특히나 그렇다”

그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볼 때 기후변화 주제가 나오면 캐나다는 ‘나홀로’ 정책을 보인 적이 없었다는데 다만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만 미국 혼자서 환경 기준을 허술하게 낮춘 경험은 이미 겪은 바 그대로다. 그 때문에 유일하게도 이 기간동안 캐나다는 트뤼도 수상의 결의하에 독자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하지만 바이든 정권이 들어섰고 양국간의 환경 이슈에 대한 코드가 다시 궁합을 맞추게 됐으며 공조 체계가 원활히 작동할 요건이 갖추어졌다. 교수에 의하면 이는 양면성을 가지는 상황으로 무조건 캐나다가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부적으로 미국과 모든 것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만큼 어려운 과정을 겪어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이해된다.

연방 교통부도 이런 속사정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즉, 향후 단계별 추진 과정들이 모두 미국측의 입장이 명료해질 때까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시간을 가져야 한다. 두 나라가 공조할 영역을 다루는 룰과 관련해 미국 연방정부가 그 의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면서 교통부는 이런 여건이 형성되면 더 나은 입지하에 캐나다 환경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고 밝혔던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의 단초라고 하겠다.

환경보호단체 ‘Environmental Defence’ 대표 케이쓰 브룩스씨에 의하면 차량 관련 정부 목표와 실현 수 단이 중요하지만 미국쪽 반응을 기다리다가 행여 차질이 생길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두 나라 자동차 시장이 워낙 긴밀히 통합된 구조라서 미국쪽에서 뭐가 발생하면 곧바로 캐나다 문제가 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그냥 2035년에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발표를 하는데 미국이 어떤 반응인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브룩스 대표의 반문이다. 목표를 정했으면 진지하게 관철을 시키도록 정책 개발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되풀이 강조했다.

온타리오 펨비나 인스티튜트(Pembina Institute Ontario) 캐롤린 킴 소장 역시 다음 단계의 청사진을 궁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배기가스 제로인 차량 시대를 목표로 설정했다면 그 기준 의무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속력도 없이 목표만 설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2035년 최종 시점 이전에 몇번의 중간 단계 목표 설정도 있어야 할 것이다.”

전기차를 포함해 환경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모든 차종을 아울러 배기가스제로자동차(ZEV)라고 부르는 시대가 됐다. ZEV 표준을 위해서는 세부 법안과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고 중간 시점의 5개년 단위 세부 달성 목표같은 것이 있어야 충실한 이행이 가능하다.

B.C주와 퀘벡 주는 ZEV 표준과 의무규정을 이미 마련해두고 있는데 현재 캐나다 전기차 보급률은 전체 차량에서 3.5% 수준이다. 두 주는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8.4%와 6.8%를 각각 차지하고 있어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사실,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미국은 상대적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비록 캐나다가 미국과의 통합적 시스템을 최우선시하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글로벌한 과제이기 때문 에 EU, 일본 등과의 공조 또한 결코 가벼이 할 수 없다. 나아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앞장서 국제 표준화를 위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제품을 국제 무대 어디에서고 팔아야 하는 속성상 당연하다. 나라마다 상이한 기준을 정해놓으면 수출할 때마다 많은 부분의 맞춤형 변경 작업이 필요하니 결코 달가울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내로라는 거대 자동차 회사들이 기존의 경쟁 회사나 새로이 부상하는 신생업체들에게 이 무공해 차량 시장에서 밀릴 수 없다는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테슬라만이 전기차 시장을 독식할 수 없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하기 때문이며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튼실한 재력과 축적된 노하우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일정 몫을 먹고 들어가며 온갖 소비자 니즈에 맞출 수 있는 다양한 차량들을 뽑아낼 것이다. 기회는 공평하게 열려 있고 어느 한쪽의 독식 체제는 절대 용납되지 않는 시장이 이 시장이다.

전국자동차제조업협회(CVMA ; Canadian Vehicle Manufacturers Association) CEO 브라이언 킹스턴씨는 중간목표(단계별 목표)설정이 투자와 관련해 연료(주로 전기)충전소 보급과 보조를 반드시 맞춰나가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2035년까지 100% 무공해차량으로 깔겠다는 목표 달성은 예를 들어 이런 과제들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에 당연한 지적이다. 사실 캐나다는 전국자동차제조업협회라고 해봐야 자국 브랜드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에 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거의 모두다. (*스텔란티스는 네덜란드계 자본의 회사이며 대표 브랜드로 피애트, 푸죠 등 주로 유럽차들을 생산한다.)

킹스턴 회장은 “북미주 시장은 전통적으로 픽업트럭이나 SUV 등 중.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독특한 소비자 문화가 있다”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닷지 캐러번이 캐나다 국민차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의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 차량 구매 증가율에서 80% 이상이 SUV와 경량급 트럭이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명확히 입증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트랜드는 유럽 어느 지역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북미주만의 특이한 트랜드다. 유럽은 무조건 소형차 위주다. 유럽의 좁은 도로 사정을 감안하면 사실 이런 극명한 대비가 하등 이상할 것도 없다.

 

 

 

 

 

 

 

 

 

 

 

 

 

 

▲마진폭이 일반차보다 월등히 좋은 픽업 차량이 북미주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 제조사들도 전기차를 이쪽 분야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진은 2022년 EV픽업 포드와 다지 모델이다.

 

 

여하튼 전반적 추세로 볼 때 지금의 전기차 열풍 시대에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북미주에서 인기있는 대형 차량에 우선적인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EV 포드 픽업, 다지 차량이 이에 해당된다.

앞에 잠시 소개한 환경단체Environmental Defence가 최근 조사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SUV 차량 이윤 마진이 일반 차량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SUV의 기본 모델 가격이 일반 세단보다 1만 여 달러 높다고 하니 마진이 좋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2017년에 자동차 업계 수입이 약 3% 가까이 증가한 이유가 바로 이 통계로 설명이 된다. 당시 전체 평균 세일은 거꾸로 2.1%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깊이 주목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다른 환경단체인 Sierra Club이 지난 2019년에 밝힌 자료도 관심을 끈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보다 전통적인 지금의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광고비를 28배 이상 더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기적인 차이는 벌어질 수 있어도 배기가스없는 무공해 차량으로의 이행은 피해갈 수 없는 자동차 산업의 지상 과제가 됐고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한 추진력만 남았다. 다만 캐나다는 미국과의 운명같은 지정학적 특성상, 양국의 공조 시스템이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느냐에 따라 환경 정책의 명암이 갈리게 된다는 사실이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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