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니코틴 함유 감소 정책 고려

중독성 낮춰 금연 확산 목표

새로 들어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일반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 수위를 현재보다 크게 낮추는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담배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월 19일에 월스트릿 저널이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멘솔향 금지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인데 이와 날짜를 맞춰 니코틴 정책을 동시에 발표할 지, 아니면 별개의 사안으로 시기를 달리해 발표를 할지 저울질 중이라고 한다. 미국은 캐나다와 달리 일반 담배의 경우 멘솔향 가미 담배 판매가 아직까지는 허용되고 있다.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듯이 암의 주범은 니코틴 성분이 아니라 담배 제조 과정에서 들어가는 각종 화학 물질들이다. 니코틴이 정작 문제인 것은 흡연에 대한 중독성이다. 이 성분이 담배에 대한 중독의 결정적 요인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니코틴 함량을 줄임으로써 흡연 중독성을 낮추겠다는 판단인 듯 하다. 흡연자들의 흡연 욕구를 없애거나 줄여서 금연을 하게 만들거나 혹은 더 안전한(덜 위험한) 대체 담배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담배에 관한 모든 관리와 통제는 식품의약청(FDA) 소관이다. 이번 발표에 관해 FDA는 상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데 담배 제조사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미국 최대의 담배 회사 그룹인 알트리아 대변인 조지 파맨씨는 “FDA는 니코틴 관련 정책 수립에 있어 반드시 증거와 과학에 근거해야 할 것이며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결과들을 정확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이 말한 현실이란 불법담배의 만연과 성장, 그리고 수십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담배 농가와 담배 취급 소매업소들의 생계 등을 의미한다.

 

4월 19일 이같은 발표가 있자 곧바로 메이저 담배회사들의 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담 배의 대명사인 말보로 제조 그룹사 알트리아(Altria)는 6% 이상이 빠지며 이날 49.0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담배 회사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BAT : British American Tobacco)와 필립모리스 인터네셔널(PMI)도 각각 2.22%, 1.33% 마이너스로 장을 마감했다. (BAT 주가 US $ 39.61, PMI 주가 US$ 91.67) 참고로 PMI는 미국 회사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해외에서만 시장을 가지고 있다. BAT는 미국 내에서 레이놀즈 아메리카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간판급 담배가 낙타 로고로 유명한 카멜이다. (*BAT의 캐나다 법인이 캐나다 최대 담배회사 임페리얼 토바코임)

레이놀즈 아메리카 대변인 캘런 홀론씨는 이렇게 우려를 전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니코틴이 낮은 담배가 위험이 덜 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질병과 관련한 오도된 지식이 저 니코틴 담배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중대한 방해가 되고 있다”

한편, 시티그룹의 분석가 애덤 스필먼은 이 정책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흥미롭게 분석해 주목을 끌고 있다. “제안 자체는 나름 의미가 있어보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유권자의 15%가 흡연자인데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블루 칼라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흡연자가 많은 이들 계층의 취향에 반하는 정책은 정치적으로 큰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꽤 그럴듯 한 분석이다.

 

 

 

 

 

 

 

 

 

 

 

 

 

 

 

 

 

 

 

 

▲인구 5백만 명의 뉴질랜드는 상습 흡연자가 전체 인구의 10%인 50여 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담배가격은 인기 담배의 경우 약 20뉴질랜드 달러(캐나다화 약 18달러)로 캐나다보다 가격이 약간 더 높다.

니코틴 함량 감소를 통해 금연율을 높이자는 미국의 이같은 발표가 있기 일주일 전쯤에는 뉴질랜드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발표가 있었다. 다만 뉴질랜드는 니코틴 정책을 비롯한 담배판매업소 줄이기 등 포괄적 정책으로 나라 전체를 금연국가로 만들겠다는 거대한 비젼을 담았다는 점이 차이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오는 2025년까지 ‘금연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담배취급업소를 현재 숫자에서 5%로 줄이겠다는 과격한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접근성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년 담배구입 연령을 1년씩 높여서 25세 이상의 연령만 담배를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여기에 니코틴 함량 축소 정책도 곁들인 것이다.

미국이든 뉴질랜드이든 현재의 니코틴 함유량을 낮추게 되면 흡연율이 높은 블루칼라 계층의 얇은 주머니가 더 조여지게 된다. 다시 말해 흡연자들에게는 일정량의 니코틴이 충족돼야 담배를 즐긴 것 같은 만족감이 느껴지는데 낮은 니코틴은 담배를 더 많이 피워도록 유도하게 되고 결국 담배 구입 비용이 상승해 경제적 어려움을 준다는 의미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서 위의 발표가 나오자 보수 야당측에서 이 대목을 들고 나와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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