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자부심 넘치는 편의점

원주민 지역 편의점 ‘메세’ 이야기

▲사진 왼쪽 부분이 독채로 출입문을 따로 낸 업소 확장 부분인데 24시간 운영이다. 주인이 없어도 손님이 아무때고 들러 자판기를 이용해 필요한 제품을 쇼핑할 수 있고 ATM 기기도 설치돼 있다. 이 업소는 최근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전통 편의점 + 자판기의 결합형 영업의 한 모범적 사례로 여겨진다.

퀘벡 주 세인트로렌스 강길을 따라 북상하면 거의 끝자락 바위 투성이의 노쓰쇼어 언저리에 빼사미 (Pessamit)라는 마을이 있다. 앨공퀸 인디언 부족의 보금자리로 알려진 이 커뮤니티에 메세(Messek)라는 상호의 편의점이 자리한다.

주인 폴 볼랑(Paul Vollant)씨는 인구 3,200여 명 남짓한 이 원주민 마을에서 몇 안되는 성공한 소매업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원주민 마을의 ‘밴드 카운슬’ 의원을 지낸 적도 있다. 밴드 카운슬 (band council)은 원주민 지역의회를 가리키는 캐나다 고유의 영어 표현이다. 선출직 추장과 의원들로 구성된다. 또 전국하키협회(Hockey Canada)코치를 맡은 적도 있는데 그의 아들이 최근 퀘벡 쥬니어 하키 리그 1부 선수로 발탁됐다.

여하튼 편의점과는 동떨어진 이력을 가진 폴이 이런 명예로운 타이틀에 만족하며 잘 지낼수도 있었으나 반대의 길을 택했다. 올해 45세인 그는 다른 분야에서 더 열심히 일해 성공해서 현재의 지역 커뮤니티에서 좀더 풍요로운 삶을 가지기를 꿈궜다. 그것은 다름아닌 가족경영 비즈니스였다. 90년대부터 부모가 해오던 편의점을 이어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인생은 최대로 확대된 삶을 살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 늘 혁신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철학적 모토에 걸맞게 거금 20만 달러를 투자해 가게 공간 확대와 대대적 개보수 작업을 단행한다. 그렇게 해서 올 1월달에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다. 평범한 편의점 주인같으면 엄두도 안날 통큰 투자다. 주로 집중한 영역은 냉동고 공간 확장과 멋진 대형 냉장설비 투자였다. 식료품 공간도 더 확보해서 기존 진열공간의 두배로 키웠다.

폴의 기본 구상은 물건을 전보다 더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채우자는 것이었다. 특히 공간 확충의 용도로 또 하나 중요한 아이템이 와인이었다. 와인 구색을 더 많이 갖추자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편의점에서 술을 마음대로 취급할 수 있는 퀘벡이기에 가능했던 구상이었을 것이다.

또 하나 추가한 것이 M&M Food Market Exrpess 도입이다. 이 마을에서 M&M이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75가지 냉동 식품이 구비돼 있다. 주인은 간편 식사 대용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본 업소와 관련없음.

사실 폴은 지난 2017년에도 가게를 크게 손봤었다. 그때 이미 매장 규모를 크게 키웠는데 대형 냉동설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별도의 출입이 가능한 단독 공간도 추가했다. 24시간 손님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이 공간에 ATM머신이 들어서 있다. 팝음료를 아무때고 와서 뽑아 마실 수 있는 설비와 자판기도 여기에 마련돼 있다. 그러니까 폴씨 업소는 기존의 편의점에 자판기기 서비스를 조합한 요즘 편의점의 진화발전된 단계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16면 ‘편의점과 자판기의 결합시대’ 기사 참조)

자판기에는 일반 필수 잡화, 칩스, 초콜렛 바, 견과류, 재충전 배터리 등이 있다. 인구가 작은 이 원주민 마을에서 자판기 서비스는 큰 호평을 얻고 있다고 한다. 24시간 무인 영업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어쩌면 평범해보일 수도 있는 이 작은 변화를 놓고 주인 폴은 항상 앞을 내다보는 비젼이 있어서 생긴 결과라고 자부한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이 집안의 전통적인 일종의 보증수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의 가게는 폴의 어머니가 지난 91년에 직접 신규 오픈했다. 인근에 고등학교가 있다. 이 원주민 마을에 모두 4개의 편의점이 있다. 그런데 유독 폴의 가게만 뚜렷하게 차별화된다. 아주 예의바르고 전문가다운 손님 응대가 우선 손님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거의 모든 제품군이 망라돼 어떤 손님의 니즈도 모두 맞출 수 있다. 가게도 넓히고 서비스를 다양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다. 이를 위한 투자도 앞서 소개했듯 큰 규모였다. 뿌린 만큼 거두는 셈이다.

이 업소의 또다른 차별화가 바로 배달 서비스다. 어머니가 가게를 운영하던 그 옛날부터 하이틴이었던 폴은 주문받은 것을 집으로 배달하는 심부름을 하곤 했다. 오늘날까지도 배달 서비스는 그래서 친숙한 것이다. 폴이 아내와 전담해서 이 가게를 맡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였다. 그때부터 규모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고 매출은 어머니때에 비해 3배 늘었다.

매출 점유에 있어 가장 큰 몫은 푸드 서비스에서 나온다고 한다. 간편 조리 식사 대용물로 구운 먹거리들, 아침용 샌드위치와 셀러드가 주를 이루는데 신선한 맛을 내기 위해 평일은 아침 6시부터 바쁘게 움직인다. 메뉴와 특별 판촉 정보는 가게 밖의 19피트 대형 배너 모양 디지털 사인보드에 띄운다. 연례적으로 하는 특별 행사,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경품 추첨같은 홍보 역시 이 디지털 보드를 통해서 알린다.

 

 

 

 

 

 

 

 

 

 

 

 

 

 

 

 

 

소셜 미디어가 빠질 수 없겠다. 요즘 모범 편의점 업소로 평가되는 곳 치고 주인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곳은 없으니 말이다. 주인이 고용한 매니저 제롬이 이 방면의 전문가 수준이라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년 365일 영업에 하루 일과는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다. 상근과 교대를 포함해 총 12명의 종업원이 움직인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셧다운으로 짧은 몇달이었지만 엄청나게 바빴다. 커뮤니티 안에 봉쇄되니 안에서 모든 먹고 쓰는 일이 이루어지게 되고 당연히 편의점에 손님 발길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원주민 지역은 외부와의 차단을 상당히 철저히 했었다. 5월에는 눈코뜰 새 없었다고 한다. 가게 옆에 임시 간이 레스토랑까지 열었다. 15년 전에 부부가 잠시 패스트푸드 영업을 했던 같은 공간이다.

이웃과 함께 하는 선행 또한 모범 업소들의 단골 메뉴다. 내 가게 돈 벌어주는 커뮤니티인데 그 지역사회가 하는 다양한 행사에 무심할 수 없는 것이고 기꺼이 기부를 한다. 거기다가 폴의 경우 하키하고 맺은 오랜 인연이 있고 원주민 의회 의원도 지냈으니 이런 일에 더 앞장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지역 사회 다양한 행사에 때로는 현금으로 때로는 현물로 해서 연간 평균 25,000 달러 상당의 기부를 하고 있다. 대단한 금액이다. 앞서 잠시 소개했듯이 아들도 쥬니어 하키 팀에서 뛰고 있으니 두루 체면치레도 해야 하는 입장일 것이다.

아들 경기 때문에 자주 여행을 함께 하다보니 외부 세상과의 접촉은 편의점 업계 트랜드 살피는 기회로도 소중하다. 그래서 폴은 업계 정보나 유행에 정통해 있다. “세상 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살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것을 갖출 수 있다. 주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것을 취급하고 갖춰야 한다. 그래야 한번 온 손님이 다시 오는 것이다.” 이미 왕단골을 확보한 상태이고 없는 것 없이 다 갖춘 업소 임에도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폴의  겸손한 인간적 면모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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